응가하자, 끙끙 - 0~3세 아기그림책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민오 지음 / 보림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의 아이들은 18개월을 전후로 대소변을 가린다.그냥 일반적인 아이들이라면 똥이 풍덩같은 책이 보기가 훨씬 수월하지않을까 생각한다.그런데 응가하자 끙끙에 나오는 주인공의 얼굴을 잘 들여다 보면 똥누는 것이 너무나 고역스럽게 보인다.그래서 이 책은 그 개월수가 훨씬 넘었는데도 대소변을 가리지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실패가 잦은 아이들에게 다른 친구들의 배변의 힘든 과정과 실패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한 번 시도해보고자 하는 용기를 심어 줄 수도 있겠기에 아이들의 배변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집에도 두 귀를 꼬옥 잡고 몸에 잔뜩 힘을 주고 하지만 뭔가 시원스럽지 못한 듯 용을 쓰고 있는 주인공 꼬마와 꼭 닮은 아들녀석이 하나 있다.완전히 재래식 스타일이라 쪼그리고 앉지 않으면 일을 시원스레 해결하지 못한다.그리고 23개월쯤 되었을 때 대소변을 가릴려고 했던 녀석이 동생이 태어나자 갑자기 엄마에게 시위라도 하듯 아무데나 싸고 다니면서 자신의 불편함을 드러내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 벼르고 별러서 구입을 하게 되었다. 아이가 똥이 마려운 낌새가 보이면 얼른 변기와 책을 대령하곤, 집이 떠나갈 정도로 큰소리로 책을 읽어주면서 응가를 시도했다.

"우리 하마랑 같이 응가할까."그러고는 하마 아저씨가 응가하는 그림을 펼쳐놓곤 최대한 굵은 목소리로 "응가하자.끙끙,끙끙.끄응끙."을 외쳐댔다.아이는 엄마가 자기의 똥누는 일에 그렇게 열심인 게 좋은 건지,하마똥이 좋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주 흐뭇해하며 변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진짜 꼭 똥냄새가 풀풀 날 것 같은 하마의 변기를 보며 즐거워하고,어느 순간엔가 일을 성공하곤 좋아서 하마나 다른 동물 친구들 같이 변기를 들고 뒤집을려해서 혼이 나기도 했다.또 주인공 아이가 실패했을 때 동물 친구들이 일제히 괜찮다며 다시 한번 해보자라고 격려해 주는 모습을 보더니 자신이 꼭 주인공 아이라도 된 듯이 좋아라하며 책을 꼭 끌어안고 힘을 주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최 민오님의 응가하자 끙끙이 참 고맙게 느껴졌었다.

난 아이의 배변 문제로 한참 고민에 빠졌을 때 인터넷 사이트 여기 저기를 돌아다녀 봤었다.예상외로 나와 같은 고민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엄마들의 상담사례가 너무 많아 혹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늦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은근히 걱정했던 부분을 일소할 수 있었다.그것은 아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들었었고 동생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무던히도 애쓰게 만들었었다.

아이들의 대소변 문제로 난처한 경우를 겪어보지 못한 엄마들은 이런 문제가 쉽사리 용납이 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본다.하기 좋은 말로 비아냥거릴 소지가 충분한 것이다.그래서 나도 난감한 경우가 허다했음을 꼭 감추고 싶진 않다.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런 시선을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할 뿐이었다.하지만 아이마다 각자의 성장 리듬이 있음을 엄마들이 좀 더 사려깊게 이해해 준다면 아이들에게도 큰 상처를 주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며 내 자식이 아니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과 넘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싶다.어느 소아신경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아이들이 6살쯤 되면 대부분 유치원을 가는데 대소변 못 가려서 못 가는 아이는 없잖아요.아이가 크게 문제를 지닌 것이 아니면 때가 되면 다 하게 되어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내 아이의 성장 리듬에 맞춰 아이를 편안하게 감싸 줄 수 있는 여유가 엄마들에겐 필요하다는 말씀을 이렇게 돌려서 하신 것일 게다.엄마들이 그때 그때 적절한 자극과 함께 아이들을 지! 켜봐 줄 수 있길 당부하며 이 책이 아이들에게 좋은 자극제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엄마들의 짐을 한결 가볍게 해 줄 좋은 책으로 공유하고 싶다.끝으로 아이들을 많이많이 사랑해 주라는 당부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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