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터넷 서점에 올라있는 이 책을 추천하는 수 많은 독자 서평을 보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책을 구입하고도 선뜻 잘 샀다는 기분이 들지 않은 것은 요즘 잘 팔리는 그림책과는 분명히 다른 그림과 또 그림과 글의 배치도 뭔가 조잡해 보이고 대충 훑어본 바로는 내용도 크게 새로울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래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데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몇날 몇칠을 책꽂이에 그대로 꽂혀있던 책을 꺼내 먼저 책 뒷편에 있는 저자 소개글부터 읽어 보았다.

로버트 먼치
1945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56세.할아버지의 모습보단 소년같은 이미지가 더 묻어나는 해맑은 웃음을 가진 사람이다.소개글을 읽으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평범한 그의 일상을 느낄 수 있었다.`그래 이런 사람이 쓴 책이라면`이라고 생각하며 애정을 가지고 소리 내어 다시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알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이 노래가 되풀이 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잔잔하게 퍼지는 어떤 전율을 느낄 수 있엇다.이 노래는 나의 엄마로서의 본능을 깨우는 노랫 소리같았다.가끔씩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는 사랑으로 가슴이 아려올 때가 있다.그것은 자식을 낳아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동물적인 본능같은 것이다.자식을 낳는 그 순간부터 세상의 모든 중심이 나에서 아이에게로 옮겨가는 것을 어떤 이성적인 힘으로도 막을 수 없음을 느끼며 내가 이렇게 큰 사랑으로 누군가를 바라볼 수 있음을 알게해 준 아이에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를 낳아주신 내 어머니에 대해 그 분의 사랑의 깊이도 이만했으리라 생각하니 어머니가 살아계시는데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몇날 며칠을 울며 보내야 했다.산후 우울증이라고 쉽게 이야기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게 진정한 어른이 되기위해 겪는 알을 깨는 아픔과도 같기 때문이다.그 어머니의 사랑에 항상 귀찮아하고 투정만 부려왔던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미안하다.하지만 그 죄송함도 사랑이 아래로 아래로 흐름을 막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리사랑이라 하지않는가.

책의 마지막에 멋진 어른으로 성장한 아들이 아버지가 되어 이제 막 태어나 잠들어 있는 딸 아이를 안고 불러주는 노래를 들어며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양로원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자신들을 위해 이 책을 산다는 글을 읽으며 젊은 시절 지금 우리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그 분들의 자식을 바라보았을 모습이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내 머리속에 그려진다.

책을 덮어며 '참 좋은 책이구나.'라는 엄마의 혼잣말에 그 때까지 컴퓨터 게임에 한참 열을 올리고 있던 아들 녀석이 뒤를 돌아보며 씽긋 웃어 보인다.자신도 이 책이 참 좋다라는 말을 대신하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이 풍덩! - 여자 비룡소 아기 그림책 2
알로나 프랑켈 글 그림, 김세희 옮김 / 비룡소 / 200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태어나 구강기와 항문기로 느끼는 쾌감이 가장 크다한다. 구강기는 모든 사물을 빠는 것으로,항문기는 배설하면서 얻게 되는 쾌감이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은 이런 아기의 욕구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젖을 빨리 떼고, 대소변을 일찍 가리게 하는 것으로 아기가 좀더 빨리 어른스러워지기를 재촉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기들은 그들만의 리듬이 있어 엄마가 조금만 기다려주면 놀라울 정도로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다.

그런데 엄마들의 성급함으로 아이 자신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리듬에 찬 물을 끼얹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럴 경우 아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아이로 성장할지도 모른다. 너무 비약적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구강기와 항문기를 충분히 거쳐야만 아이들은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이의 자의식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욕구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으면 어른들도 정신적으로 약간의 문제를 겪게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그런데 아직 아무것도 형성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도 제대로 해소시켜주지 못하는 부모에 대한 건전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우리의 교육관은 아이들은 가르치기대로 간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어른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르치기대로 가지 않는 예외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뭔가 모자라는 아이 취급받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만큼 우리의 교육 현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준비도 되어 있지않은데 꾸역꾸역 밀어넣는 잘못을 계속 저지르는 것 같다.

아이는 스스로 대소변을 가리는 것으로 태어나 처음으로 성공에 대한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한다. 엄마의 무지함으로 아이의 첫번째 성취감을 앗아버린다면 아이는 소극적이고 소심한 아이로 커 갈지도 모른다. 이것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자의식을 형성할 수 없게 만든 부모의 책임인데도 우리 엄마들은 아이의 소심함을 또 아이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인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싶다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되지 않을까. 부모는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로 적기적소에 알맞은 자극을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다. 1975년에 처음 발표했다는 책에 대한 설명을 보며 2001년을 살고 있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구태의연한가를 한 번 반성해 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 또 놓쳤다 달팽이 과학동화 1
심조원 글, 정승각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정 승각님이 그림을 그리셨다.언젠가 읽은 책에서 정 승각님의 아이들 그림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느낀 적이 있다.그래서 정 승각님이 그림을 그렸다고 하면 다시 한 번 책을 꼼꼼히 훑어보는 버릇이 생기기도 했다.`눈 먼 곰과 다람쥐`라는 책의 그림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이들에게 우리의 곰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진짜 우리나라 산에 사는 곰을 만나기 위해, 강원도 산골을 구석구석 헤매고 다니셨단다.(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에겐 곰 그림쯤이야 누워서 떡 먹기일텐데 말이다.)

결국 곰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젊어서 곰을 만난 적이 있는 할아버지의 생생한 말씀을 들어가면서 우리의 곰을 캔버스에 재현해 놓았다는 이야기다.그때부터 아이들의 동화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감히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노력과 애정을 쏟는가를 알았고,더불어 좋은 그림책의 소중함도 함께 깨닫게 되었었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의 흐름에 따른 사마귀와 두꺼비의 표정 변화가 사실적이면서도 해학적으로 잘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짖꿎은 사마귀와 욕심이 뒤룩뒤룩 붙은 것 같은 두꺼비의 모습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아마 재미있어 할거다.글을 모르는 유아들은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책을 읽는다. 그림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을 보여주시기위해 오늘도 생명의 위험을 무릎쓰고 계실지 모르는 정 승각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팽이 과학동화 - 전40권
윤구병 기획, 심조원 외 글, 박경진 외 그림 / 보리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의 눈을 넓혀주는 과학동화가 있다면 단연 달팽이 과학 동화를 꼽고 싶다.사소하게 지나쳐버리는 조그만 것 하나하나에도 아이들은 달팽이를 만나고 나서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한참 질문이 많아질 대여섯살 무렵 이 보다 더 좋은 과학도서가 있을까.나도 큰아이가 다섯살 막바지에 이를 무렵 달팽이를 집에 들여 놓았다. 아이가 싫어하면 어쩔까 조바심을 내며 엄마의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아이가 흥미있어 할만한 내용을 한권 골라 아이에게 들이밀었다.

<너는 누구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그날 밤 같은 책을 일곱 여덟번은 읽은 것 같다.그렇게 시작된 달팽이와의 만남이 마르고 닳도록 이 책을 읽고 또 읽게 만들었다.내가 곤충박사가 되는게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우리 집이 다행히 산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어 아이와 난 매일 곤충과 나무와 풀 꽃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었다.공기가 깨끗하고 물이 맑은 곳에서만 산다는 반딧불이까지도.(반딧불이의 애벌레는 물이 맑은 곳에 사는 다슬기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보기 힘들다 한다.)

덕분에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 아이는 매일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하나씩은 물고 왔다.

'엄마. 저기 번데기가 실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 봤다.저 앞집 담밑에.'
'엄마. 저게 사마귀 거품집이지. 맞잖아. 하얀게 뽀글뽀글한 게 풀 위에 매달려 있잖아. 나무 가지로 한 번 찔러 볼까. 찔러보면 안 되나.'
'엄마. 전에 그 번데기 나비가 되서 날아가고 없다.껍데기뿐이던데.'

어떤 날은 친구들에게 한 나무를 가리키며
'저게 무슨 나무게?'하고 묻더니 '탱자나무.니는 그것도 모르나? 저기에 나비가 알 놓는 거.'하고 큰소리치며 아는 체를 하기도한다.

이렇게 매일 지나치는 자연 속에 숨어있는 아기자기한 비밀들을 볼 수 있게 해 준 보리의 노력에 나와 우리 아이들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학생을 위한 그리스 신화 - 초등학생을 위한 고전명작
김홍래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어렸을 적 그리스는 나에게 신비함이 가득찬 상상의 나라였다.그 곳에 가면 무시무시한 스핑크스를 만날 수 있고,바다를 호령하는 포세이돈과 거대한 목마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신비감에 혼자 가슴 벅차했던 기억이 어른이 되어서도 아련한 희열로 나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그리스 신화는 다른 신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그것은 신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신과 인간,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로 신과 인간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그리스 사람들의 끝없는 상상력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오죽하면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그리스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그리스의 신들은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다. 아님 인간이 신들의 모습을 닮은 건지도.화를 내고 싸우기도 잘 하며,질투로 몸살을 앓기도 하는 신들의 모습은 어떤 면에서는 신들의 특권인 고귀함마저 포기한 유치한 일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 모습이 해학적이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도 같다.하지만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능력은 신들의 세계를 감히 얕잡아 볼 수 없게 만든는 힘으로 그들의 세계를 더욱 신비롭게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책은 세상과 사람이 태어난 이야기,신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꽃과 나무랑 거미랑 메아리가 태어난 이야기,용감하고 슬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란 커다란 네 개의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중간중간에 아이들의 상식을 넓혀주는 판도라의 상자,아킬레우스의 뒤꿈치,별자리 쌍둥이좌에 대한 이야기등이 끼여있어 잠깐씩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재미도 준다.

신들의 왕 제우스를 비롯해 음악과 시와 순수의 신 아폴론,전쟁의 신 아레스,신들의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신들의 심부름꾼 헤르메스,바다의 신 포세이돈,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아폴론의 누이이자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농경의 여신 네메테르, 제우스의 누이이자 아내인 헤라,난로의 여신 헤스티아 이렇게 올림프스의 12신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상상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