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에 올라있는 이 책을 추천하는 수 많은 독자 서평을 보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책을 구입하고도 선뜻 잘 샀다는 기분이 들지 않은 것은 요즘 잘 팔리는 그림책과는 분명히 다른 그림과 또 그림과 글의 배치도 뭔가 조잡해 보이고 대충 훑어본 바로는 내용도 크게 새로울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래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데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몇날 몇칠을 책꽂이에 그대로 꽂혀있던 책을 꺼내 먼저 책 뒷편에 있는 저자 소개글부터 읽어 보았다. 로버트 먼치 1945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56세.할아버지의 모습보단 소년같은 이미지가 더 묻어나는 해맑은 웃음을 가진 사람이다.소개글을 읽으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평범한 그의 일상을 느낄 수 있었다.`그래 이런 사람이 쓴 책이라면`이라고 생각하며 애정을 가지고 소리 내어 다시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알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이 노래가 되풀이 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잔잔하게 퍼지는 어떤 전율을 느낄 수 있엇다.이 노래는 나의 엄마로서의 본능을 깨우는 노랫 소리같았다.가끔씩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는 사랑으로 가슴이 아려올 때가 있다.그것은 자식을 낳아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동물적인 본능같은 것이다.자식을 낳는 그 순간부터 세상의 모든 중심이 나에서 아이에게로 옮겨가는 것을 어떤 이성적인 힘으로도 막을 수 없음을 느끼며 내가 이렇게 큰 사랑으로 누군가를 바라볼 수 있음을 알게해 준 아이에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그리고 나를 낳아주신 내 어머니에 대해 그 분의 사랑의 깊이도 이만했으리라 생각하니 어머니가 살아계시는데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몇날 며칠을 울며 보내야 했다.산후 우울증이라고 쉽게 이야기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게 진정한 어른이 되기위해 겪는 알을 깨는 아픔과도 같기 때문이다.그 어머니의 사랑에 항상 귀찮아하고 투정만 부려왔던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미안하다.하지만 그 죄송함도 사랑이 아래로 아래로 흐름을 막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리사랑이라 하지않는가. 책의 마지막에 멋진 어른으로 성장한 아들이 아버지가 되어 이제 막 태어나 잠들어 있는 딸 아이를 안고 불러주는 노래를 들어며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양로원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자신들을 위해 이 책을 산다는 글을 읽으며 젊은 시절 지금 우리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그 분들의 자식을 바라보았을 모습이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내 머리속에 그려진다. 책을 덮어며 '참 좋은 책이구나.'라는 엄마의 혼잣말에 그 때까지 컴퓨터 게임에 한참 열을 올리고 있던 아들 녀석이 뒤를 돌아보며 씽긋 웃어 보인다.자신도 이 책이 참 좋다라는 말을 대신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