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풍덩! - 여자 비룡소 아기 그림책 2
알로나 프랑켈 글 그림, 김세희 옮김 / 비룡소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인간은 태어나 구강기와 항문기로 느끼는 쾌감이 가장 크다한다. 구강기는 모든 사물을 빠는 것으로,항문기는 배설하면서 얻게 되는 쾌감이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은 이런 아기의 욕구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젖을 빨리 떼고, 대소변을 일찍 가리게 하는 것으로 아기가 좀더 빨리 어른스러워지기를 재촉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기들은 그들만의 리듬이 있어 엄마가 조금만 기다려주면 놀라울 정도로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다.

그런데 엄마들의 성급함으로 아이 자신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리듬에 찬 물을 끼얹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럴 경우 아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아이로 성장할지도 모른다. 너무 비약적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구강기와 항문기를 충분히 거쳐야만 아이들은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이의 자의식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욕구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으면 어른들도 정신적으로 약간의 문제를 겪게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그런데 아직 아무것도 형성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도 제대로 해소시켜주지 못하는 부모에 대한 건전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우리의 교육관은 아이들은 가르치기대로 간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어른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르치기대로 가지 않는 예외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뭔가 모자라는 아이 취급받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만큼 우리의 교육 현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준비도 되어 있지않은데 꾸역꾸역 밀어넣는 잘못을 계속 저지르는 것 같다.

아이는 스스로 대소변을 가리는 것으로 태어나 처음으로 성공에 대한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한다. 엄마의 무지함으로 아이의 첫번째 성취감을 앗아버린다면 아이는 소극적이고 소심한 아이로 커 갈지도 모른다. 이것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자의식을 형성할 수 없게 만든 부모의 책임인데도 우리 엄마들은 아이의 소심함을 또 아이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인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싶다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되지 않을까. 부모는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로 적기적소에 알맞은 자극을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다. 1975년에 처음 발표했다는 책에 대한 설명을 보며 2001년을 살고 있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구태의연한가를 한 번 반성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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