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툴툴 2003-11-02  

씀바귀 -도종환-
씀바귀 - 도종환

한겨울 들에 나가 씀바귀를 만나보라
바람이 풀을 가장 낮게 땅에 누이고 지나간 뒤
아침이면 싸락눈 덮이어 녹던 눈 다시 얼고
나무들도 그저 어쩌지 못한 채
몸을 비울 대로 비워둔 한겨울 들에는
제 잎의 온기 모두 뽑아 뿌리에 주고
겨우내 흙빛으로 삭아가며 뿌릴 덮고
성글레 누운 그 밑에
푸르게 찔러둔 비수 같은 씀바귀 속잎
온 들에 서늘히 깔려 있으리라
켜로 쌓인 눈얼음 녹여 목 축이고 뿌릴 닦고
단 한번 신호로도 온 들 뒤덮을
실뿌리들 몸 트는 소리 귀 가득 들리리라
누가 먼 발치서 이 땅을 죽음이라 하는가
누가 바람 없는 곳 찾아 길 걸으며
그저 겨울이라 하는가, 냉혹함이라 하는가
한 개의 돌이 되어 꽝꽝 얼어붙은 강가의
얼음 향해 잰걸음으로 달려가
한 주먹의 힘만한 구멍밖에 내지 못한 채
쓸쓸한 비명소리 함께 어둔 강바닥으로 잠겨간
그 시리던 시절의 돌팔매
봄이 오는 어느 날 바로 그 돌팔매 흔적으로부터
얼음장 꺼져갈 것임을 잊지 말자며
차가운 악수로 잡던 손들의 사랑처럼
한 포기 씀바귀 곱게 닦이운 뿌리 밑에서부터
이 나라 천지의 들은 녹으리라
새로운 햇볕과 물소리로 낡은 세상 바뀐 뒤에야
풀들이 늦게 눈 뜨고 들에 나는 것이라면
누가 이곳을 들이라 하랴
바람이 거칠게 살 깎아올수록
바람에 속날 갈며 깊은 곳에 뿌릴 박는 것은
이 들이 풀들의 것임으로 해서이다
눈보라에 턱없이 쓰러진 벌판에 서서
우리가 이곳을 들이라 부르는 것은
얼어 있는 모든 곳 지키고 선 튼튼한 파수병 같은
뿌리의 꿈틀거림 때문이다
한겨울 들에 나가 씀바귀를 만나보라
누가 풀들을 나고 죽는다 말하는가
누가 이 들을 죽음이라 쓸쓸함이라 하는가.

 
 
 


아영엄마 2003-10-30  

해리포터 5부 보셨나요?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5부 1,2권은 보셨나요? 벌써 오래 전부터 기다려온 책인데 아직도 사려는 마음만 있고 선뜻 사보지는 못하고 있네요. 저희 부부가 볼 책은 늘 아이들 책 구입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든요. ㅜㅜ 그래도 얼마 전에 '칼의 노래'를 구입해서 읽었어요. 참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어른 책이든 아이책이든 읽다가 종종 눈물을 흘리곤 하네요. 가을이라 그런가? ^^;;

제가 원래 '방콕~' 체질인데 날이 추워서 요즘은 교실청소하러 나가는 월요일 빼고는(장보기, 은행 볼일 등도 그 날 한꺼번에 보고..) 웬만하면 바깥출입을 안하고 있답니다. 관악구에 도서관이 새로 생긴지 제법 되었는데 멀어서 아직 가보질 못했어요. 혜영이가 내년에 유치원에 가게 되면 시간내서 다녀볼 생각만 하고 있죠. 그리고 오래된 책들만 있는 마을 문고도 들려본지 오래 되었는데, 다음 달에는 다시 다녀볼까 합니다. 님이 읽으신 책 중에 추천할만한 것이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한 번 찾아 볼께요~ 건강하세요.
 
 
툴툴 2003-10-31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건강하세요.^ㅡ^
 


바구니 2003-10-15  

안녕하세요
'따로따로 행복하게'관련 리뷰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많은 즐거움을 얻고 갑니다. 특히 제가 살까말까 망설이던 달팽이 과학동화는 푸우님의 리뷰가 적잖은 조언이 되네요. 즐거웠습니다. 담에 또 놀러 올께요.. 에구.. 따뜻한 커피라도 한 잔 들고 올 수 있다면 좋으련만...
 
 
툴툴 2003-10-15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첨엔 칙칙한 느낌이라 구입을 꺼려지더군요.화려한 색감에 익숙했던 저에겐 좀 성의없지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그래서 사지는 않고 두 권을 빌려서 읽었는데 그만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져 버렸죠.아이도 그 때 5살이였을 땐데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죠.지금도 달팽이 과학동화는 저희집 보물단지 1호입니다.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죠.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야 됨을 아이들에게 서서히 일깨워주는 것 같아요.달팽이를 보고나니 단지 지식만을 나열하고 있는 책들이 아이들을 얼마나 무미건조하게 만드는지 느끼게 되더군요.보리출판이 세밀화로 유명하잖아요.달팽이도 세밀화에 기초를 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자꾸 들여다보면 각 곤충들의 특징을 잘 잡아내었다는 생각이 들거던요.잘 모르면서 사설이 길죠!^ ^ 좋은 사람들과의 커피 한 잔..생각만해도 맘이 푸근해지는데요.
 


프레이야 2003-10-14  

반갑습니다, 배혜경입니다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리뷰를 보았습니다. 서재를 들락거리는데 요즘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거든요. 저와 우리 아이들도 거기에 실린 노래 다 좋아해요. 겨울물오리, 씨감자, 햇볕은... 제가 독서지도 하면서 이런 노래들을 아이들이랑 함께 잘 불렀지요. 그리고, 부산에 사신다니 더 반갑네요. 저는 남구에 살고 있습니다. 종종 들리겠습니다.
 
 
툴툴 2003-10-14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굴렁쇠 아이들의 노래를 같이 불러 줄 수 있는 선생님!참 멋지네요.제 아이들에게도 혜경님같은 선생님이 늘 곁에 있다면 행복하련만...^ㅡ^ 큰아이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이원수선생님 팬이였습니다.그런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던 건 단지 1년이지만 아이들에게 큰 행운이였지요.괜찮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을 큰 행운으로 느끼다니...아!서글프라!!!
 


ceylontea 2003-09-05  

"사과가 쿵" 리뷰를 보다가..
"사과가 쿵" 리뷰 보다 찾아오게 되었네요.
우리 딸 그 그림책 보여주면 너무 좋아해서 달겨들어서 물고 빨고.. ㅋㅋ..
그러다가 다시 사야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어린이 분야 책 서평 많이 쓰셨네요...
유아나 어린이 책 추천 많이 해주세요...
다음에 또 들르겠습니다...

 
 
툴툴 2003-09-0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 책 서평은 아는 게 그것 밖에 없어서..-_-;;;
찾아 주셨어 고맙구요,추석 잘 보내세요.
홍차를 좋아하시나 봐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