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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상점
리궈룽 지음, 이화승 옮김 / 소나무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세계의 경제는 미국이 주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제국의 상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제국의 상점』은 제국의 은총을 오랑캐에게 베푼다는 뜻으로 서양상선을 입항시켰던 중국의 중화주의적 세계관과 원양 무역을 통해 국가 이익을 축적하고, 세계를 제패하려 했던 서양의 중상주의적 세계관이 교차했던 지점, 청나라가 서양과 교역을 허가한 13개의 상점인 광주 13행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포츈지에서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부자를 발표하는데 이 책에서는 17세기 세계 최고의 갑부를 배출한 광주 13행, 들불처럼 일어나 바람에 날리는 재처럼 사라진 그들의 역사를 200장이 넘는 천연색 화보로 재구성한 역사 다큐멘터리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17세기 광동 앞바다를 가득 채운 서양 상단을 떠 올려 보았고 그리고 그토록 그들이 엄청난 모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광주에 오게 했으며 이 동양의 도시는 멀리서 온 손님들을 어떻게 맞이 했는지 이 책을 통해 차근차근 읽어갔다.
오병감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1769년 태어난 청나라의 행상으로 가업을 이어받아 외국 상인들과 교역하고, 또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어 부를 축적했다. 그는 서양 상인들 사이에서 꽤 지명도가 높았다"라고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지난 천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명에 선정하여 발표한 내용의 일부이다.
이처럼 오병감은 청나라 때의 행상인데, 이 세계적인 거불르 이해하려면 먼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행상에 대해서 알아봐야 한다.
이 책에서는 스웨덴의 범선 "예테보리호"의 전설과 청나라 강희제의 프랑스에 대한 호감과 루이 14세가 그를 답방하기 위해 배를 건조하라고 명령을 내렸던 일, 광주 13행을 주름잡으며 대리인을 통해 미국의 보험업에 투자하고 주식도 샀던 오씨의 이화행怡和行 시대이야기, 서양인 부녀자를 데려오지 못하게 하는 법령 등 흥미로운 근대사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명나라의 동남 연해에는 해금 정책ㅇ르 내려 쇄국정책을 유지했다. 영락제때 환관 정화가 몇번을 출항한 것 말고는 정식으로 대외 교섭하는 일은 최대한 억제했다. 청나라에 들어와 강희제가 국내 통일을 완성하고 태평성대를 시작하면서, 광주에 13행을 설치하고, 바람 따라 도착하는 서양 선박들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지켜 보았다.
광주는 중국 최초의 유럽과 접촉한 도시였고,13행 상인은 나라의 허락을 받고 서양과 통상한 최초의 상인들이었다. 이 곳을 접점으로 동양과 서양이 만났으며, 둘 사이의 거리만큼 멀고 항로만큼 험한 과정을 거치면서 두 문화는 조금씩 상대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상업과 상인을 통해 중국과 서양의 문화가 힘찬 용트림을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아편전쟁까지 100여 년 동안 지속된 행상 무역의 전모는 오늘날 중국의 흥기와 더불어 대외무역에 임하는 중국의 상업과 상인을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흥미 있는 부분이다.
"금으로 산을 만들고 진주로 바다를 매운다"는 황금의 에덴 광동! 이 책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꼭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