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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라베 난징의 굿맨
존 라베 지음, 에르빈 비커르트 엮음, 장수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우스꽝스런 철모를 쓰고 전화를 받는 존 라베를 처음 본 순간 이 사람 괴짜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존 라베를 평하라면 그는 정말 괴짜였다. 그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이 책에 나오는 그의 행동은 정말 괴짜다운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또한 라베의 개인의 일기가 이렇게 소중한 역사적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탄이 나왔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37년 12월∼1938년 1월 당시 중국의 수도 난징과 그 주변에서 일본의 중지파견군 사령관 마쓰이 이와네[松井石根] 휘하의 일본군이 자행한 중국인 포로·일반시민 대학살 사건인 난징대학살을 알고 지나가야 하다.
난징대학살은 일본군이 중국 만주에서 산둥성 지난을 거쳐 난징으로 진격 중에 약 30만 명을 살해하였고 난징 점령 뒤에 약 4만 2000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전후 극동군사재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개의 자선단체가 난징에서 매장한 유기시체만도 15만 5337구(그 중 어린이가 859구, 부녀자가 2,127구)였고, 그밖에 양쯔강에도 대량의 시체가 버려졌다고 한다. 학살은 기총(機銃)에 의한 무차별사격과 생매장, 또는 휘발유를 뿌려서 불태워 죽이는 등 극히 잔학한 방법으로 자행되었다. 또한 부녀자에 대한 강간과 약탈·방화(시내의 약 1/3이 소실됨)도 횡행하였다.
피해는 중국인에게만 그치지 않고 미국·영국·독일 등의 외교관 저택에도, 또한 중국인 피난민을 구조하였다는 이유로 미국인이 경영하는 병원·학교·교회 등도 약탈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뒤의 극동군사재판에서 당시의 총사령관인 마쓰이가 이 대학살의 책임자로서 사형에 처해졌다. 또 당시의 제6사단장 하세 히사오[長谷壽夫]를 포함한 여러 명이 난징의 법정에서 전쟁범죄자로서 사형되었다.
이 책은 라베의 일기(1937~38년)의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함으로써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는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또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라베는 난징을 떠나라는 본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난징에 잔류하여 25만명의 중국인들과 함께 할 정도로 인간에 대한 큰 사랑과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었으며 중국 사회의 상층 계급들이 떠난 난징에서 존 라베는 안전구를 만들어 폭력과 강간의 위협에 노출된 수 십만의 사람을 보호하는 장면에서는 감동을 느낄수가 있었다.
난징에서 춤을 가장 잘 췄던 남자였으며 성공적인 비지니스맨이었던 그에게서 인간에 대한 큰 사랑과 너그러움, 책임감을 가진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당시 중국의 지도자 장제스도 지키지 못했던 난징을 난징의 굿맨 존 라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큰 나치국기로 안전지대를 알리고 중국인들을 보호해 주었으며 그리고 어느 영화의 한 장면에서도 나왔듯이 나치문양과 불교의 문양이 보는 각도만 달리해도 같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이 그를 살아있는 부처로 불렀다라는 것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큰 아이러니였다.
존 라베는 혁명가도 이론가도 아니었지만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우스꽝스런 모습을 즐기고 유며를 즐겼던 독일인이 어떻게 살아있는 부처로 존경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