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역사 앞에서 인물로 읽는 한국사 (김영사) 10
이이화 지음 / 김영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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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정치와 관련된 책들을 많이 탐독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정부수립시절부터 노무현 정부시절까지 정치와 관련된 책들을 자연스럽게 많이 읽고 그리고 어떤 이유에선지는 뚜렷하게 말할 순 없어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아서 여러권의 다양한 저서를 읽은것 같다.

 


<인물로 보는 한국사>는 원고지만 1만 매가 넘고, 책으로는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는 방대한 자료가 잘 정리된 책들이다.

 


저자인 이이화님은 <인물로 보는 한국사>를 통해 정치ㆍ의학ㆍ과학ㆍ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260명에 이르는 인물의 삶을 더듬으면서 '사람 냄새 나는' 인물사를 펼쳤다.

 


실질적으로 <인물로 보는 한국사>의 마지막 권인 <끝나지 않은 역사 앞에서>는 이승만·박정희부터 김두봉·김일성까지 10명에 대한 한국 현대사 인물열전이다.

 


이 책에 담긴 열 명의 인물은 글의 순서와는 상관없이 네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철저한 친미주의자요 반공주의자인 이승만, 신익희, 장면, 조병옥이다. 둘째, 극단적 공산주의자요 반미주의자로 김일성을 들 수 있지만 김두봉은 김일성의 노선에 동조했다. 셋째, 해방 공간에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을 주도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변신한 허헌, 백남운이다. 조봉암은 중간노선을 걸었다고 볼 수 있고, 박정희는 극우반공주의 노선을 걸었으나 친미파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들은 시대상황 탓인지 모두 민족주의 경향을 지녔다. 이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저자 서문에서)

 


건국’ 61주년의 해인지라 이승만 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저자도 이 점에 대해 지적하며, 이승만에게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이승만은 죽어서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승만이 최초의 민주공화국 대통령으로서, 반공국가를 수립한 국부로 우러러 보기보다 절차 민주주의를 훼손한 인물, 음모와 술수로 민주 절차를 왜곡한 지도자로 인식하는 비애를 맛보고 있다.” 저자의 입장은 광복절을 뒤로 하고 건국절을 내세우는 행사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왜곡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며 마지막으로 평가하기를 그는 ‘나아갈 줄만 알았지(知進) 그칠 줄을 몰랐다(知止)‘. 옛 현인들은 ’지진이부지퇴(知進而不知退)를 가르쳐 공직자들의 교훈으로 삼게 했다. 곧 물러갈 줄 모르는 것은 종말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그가 이승만이 사사오입 개헌으로 장기 집권을 도모하다가 실패한 사실을 거우로 삼아 유신을 하지 않고 물러났더라면 전비가 묻히고 많은 역사적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라고 평가한다.

 


이 책에는 그 밖에도 신익희, 조병옥, 조봉암, 장면등 대통령후보들에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신익희와 조병옥은 대통령후보로 죽음을 맞이하고 조봉암은 억울한 죽음을 맞았음에도 그의 비문 뒤쪽에는 아직도 아무런 글이 없는것이 애처롭게 다가오며 자신의 정치적 역량도 펴 보지 못했으며 군사쿠테타도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장면총리를 보면 담담함도 잠시 스쳐 지나갔다.

 


이외에도 독립운동의 원로이자 북한정권의 수립에도 관여하고 결국에는 숙청당한 김두봉이나 누구나가 다 아는 김일성의 이야기, 월부간 외로운 민족지도자 허헌, 학자 출신의 좌파 정치인인 백남운을 이 책을 통해 보다 자세히 알수 있다.

 


이 책의 머리말에는 이런 말이 있다.

 


역사의 주역을 어느 계층으로 보느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하고, 누구를 위한 영웅인가에 따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대 상황에 따라 객관적 평가의 잣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

 


정말로 진실은 어디에도 없다. 어느 시대에는 아주 막돼먹은 인물로 치부되었더라도 시대적인 안목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의 정반(正反)의 기준이 필자의 몫이었듯이 이 책을 읽고 느낌도 우리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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