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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사나이
김성종 지음 / 뿔(웅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추리 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안개의 사나이』의 저자를 사람들은 『여명의 눈동자』라는 동명의 드라마로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나에게 있어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는 지금까지도 그 여운이 남아 있는 책이고 드라마였다. 저자가 만들고 지키고 있는 추리문학관이란 곳은 내가 사는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있어 더욱 친숙한것 같다.
책의 서두부분의 달맞이고개를 묘사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사실적인 묘사라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었다. 나도 그곳에서 운동을 몇번 해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공항가는 길의 시간적묘사나 공간적 설명도 자세하게 잘 들어맞는것 같았다.
책 읽는 재미와 지적 즐거움을 동시에 얻는데는 추리소설이 제격이다. 그래서 나는 추리소설을 가끔 읽는 편이다.
『안개의 사나이』는 어느 살인 청부업자의 안개 속 청부 살인과 그의 뒤를 쫓는 형사들을 비정하고 건조한 문체로 그려낸 장편 추리소설로서, 유명 정치인의 살인 사건 이후 드러나는 한국 사회의 병폐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현대 한국 사회의 어둡고 비정한 현실을 조명하는 한국형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다.
『안개의 사나이』 이 책은 부산 해운대의 달맞이 언덕, 중국 난징, 서울 청계천변, 마포 등 친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어 손에 잡으면 중간에 놓기가 어렵게 하며 책을 독파하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이 책에서 ‘나’의 고백은 살인 청부업자의 불안한 심리를 따라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수사 노트」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태도를 견지한 수사관의 행적을 따라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특히, 「수사 노트」는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서술을 통해 수사관의 노트를 실제로 읽는 듯한 느낌을 전해 주어 사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국 추리소설의 거장 김성종님의 『안개의 사나이』를 읽고 난 나의 소감은 약간은 실망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물론 김성종님아 아닌 다른 작가의 글이라면 실망감은 아마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의 명성에 약간은 부합하기 힘든 마무리에 실망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비정하고 건조한 문체로 그려낸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안개의 사나이』는 앞서 말했듯이 책 읽는 재미와 지적 즐거움을 동시에 얻는데는 아주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