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먼저 이 책에게 미안하다. 이렇게 좋은 책을 몇달을 읽지 않고 방치해 놓았다니........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읽다가 쉬다가 읽다가 쉬다가....... 책을 읽은 연속성이 떨어져서 읽은 흔적을 남기는 것을 소홀히 했다고 해야 될 것 같다.

 

지금은 인터넷시대이다. 이 말은 즉 이메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이지만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사람의 냄새가 흠뻑 나는 소설이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소설들을 접하기가 아주 쉬운 시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준비된 작가와 그리고 아직은 미숙한 작가와의 차이가 뭔지 확연히 알수 있었다. 작가가 선택한 단어, 그리고 현실적인 이야기, 글을 읽고 머리속에서 소설을 그림으로 스케치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느낌은 아주 좋았다.

 

사실 소설속에 나오는 이야기는 내나이 또래의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한 이야기일 것 같다. 작가도 그런면에서 이런 비슷한 사랑을 해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떠올려보고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런면에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나의 이야기가 될수도 있고 우리의 이야기도 될 수 있다. 한 번쯤은 사랑에 실패도 해 봤고,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해 보았을 30대 주인공들이 그래도 ‘다시 한 번 사랑해 보기로’ 마음을 맞춰가는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인 것이다. 특히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만나는 톡톡 튀는 에피소드와 음미할수록 맛이 나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무척 즐겁고 산뜻한 작품이었다.

“함께 있고 싶었죠. 당신이 웃으면 행복했고… 냉정하게 굴거나 다른 사람 때문에 아파하면 힘들었죠. 당신 가까이 있는 한, 두 가지 감정을 안고갈 수밖에 없다면… 난, 그저 그런 나날이라도 좋으니 한결같이 평온하게 지내고 싶어요. …좋은 사랑 할 거예요. 사랑해서 슬프고, 사랑해서 아파죽을 것 같은 거 말고… 즐거운 사랑 할 거예요. 처음부터 애초에 나만을 봐주는 그런 사랑이요.”

-p326

당신 말이 맞아. 나, 그렇게 대단한 놈 아니고… 내가 한 여자의 쓸쓸함을 모조리 구원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않아. 내가 옆에 있어도 당신은 외로울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을 거야. 사는 데 사랑이 전부는 아닐 테니까. 그런데… 갑자기 당신이 문 앞에 서 있었어. 그럴 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 같잖아. -p398

 

읽는 사람마다의 느낌은 다를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이 책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아주 기분좋은 발견이었다. 소장가치가 분명이 있는 책이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을 만난것은 행운이었다.

 

사소한 규칙이라도 당연한 듯 지키며 살아온 한 내성적인 여자가, 처음으로 먼저 ‘내게 문을 열어주세요’ 하고 노크해 보지만 ‘지나가는 바람일지도 모른다’며 담담히 말하는 남자 앞에 잠시 옹그리고 만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따라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 글은 사랑하는 일에 능숙하지도 그렇다고 소홀하지도 않은 또 다른 많은 ‘그녀’들에게 진정한 용기와 사랑의 의미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읽고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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