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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 - 이철환 산문집
이철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반성문은 군대생활이었으니 벌써 10년전의 일이다.
분대장이었던 내가 분대원을 힘들게 했던가보다 그래서 5가지 볼펜으로 한색한색 반성문을 적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투덜투덜 하면서 반성문을 적었지만 그 때의 반성문이 나보다 못한 사람이나 밑의 사람에게 나의 행동이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고 남은 군 생활을 잘 마무리 지을수 있던 계기가 되었던것 같다. 물론 지금의 나에게도 많은 자기성찰이 계기가 되었다.
반성문......
이 책에는 방송인 이금희님의 추천의글로 시작한다. 달팽이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이 책의 저자는 싸우지 않겠다는 거짓말 자기도 모르게 계속 해서 반성문을 적으며 뉘우치고 책앞에 붙여주던 꽃잎이 납작납작 엎드린 진달래가 책갈피속에서 울고 있는 것을 보고 우산을 쓰지 않고 진달래처럼 비를 맞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딸아이에 대한 사랑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자동차보다 빠르다는것을 가르쳐 준다.
민박집 주인아주머니와 아들의 봄날의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광섭이의 편지부분에서는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곤 했다. 초등학생 광섭이의 편지를 보고 울지 않고 감동받지 않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지은이는 마음이 부자다. 이쁜 꽃을 만나던지 들꽃 이름 하나를 더 알게 되던지 보육원에 아내와 함게 책 읽어주러 갈때 그는 참 부자이다.
개구리가 뛰어내린만큼 뛰어오를 수 없듯이 우리의 모습도 그랬다. 63장의 그림들이 교실에 담쟁이 덩굴처럼 이어져 친구들 모두의 그림이 소중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건 박수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수입원이 없어 아이를 놀이공원에 데려가지 못해도 회전목마를 만들어 짱가처럼, 파도처럼 어깨를 출렁이며 신나게 동요를 부르며 행복한 회전목마가 되었다.
아버지와 사는 영희의 꼬순이에 대한 사랑은 병아리들의 엄마를 지켜주고 싶었던거였다.
작가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연탄길>을 쓰면서 과로한 탓에 8년동안 양쪽귀에서 전기톱으로 쇠를 깍는 소리가 들렸다. 작가는 그 이명을 이겨내며 책 속의 달팽이가 되어 그 길을 달려가고 있다.
반성문.....반성한다는 것은 상처에게 길을 묻는 것이다. 상처는 눈물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한다. 진실 앞에서 눈을 감을 때마다 등짝을 후려치는 꽃다발이 되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