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을유세계문학전집 36
베네딕트 예로페예프 지음, 박종소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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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처음부터 끝까지 술.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올해 목표로 (물론 맥주, 탁주, 청주, 위스키, 브랜디 기타 등등은 싹 빼고) 오직 소주 마신 것만 술이라고 쳐서 작년의 절반, 200병만 마시자고 결심했었던 거. 일주일에 소주 네 병씩으로 쳐서 208병으로 조금 목표를 수정했다. 결과, 4월 말까지 소주 딱 70병. 어제 5월 14일까지 78병 마셔 조졌다. 목표달성을 위해 일주일에 네 병 이하로만 마시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줄은 정말 몰랐었다. 아무래도 목표가 너무 도전적이었나보다. 한 300병으로 해놓을 것을. 하긴 마흔 다섯 까진 일년에 한 600~700병은 마셨을 테니 줄이긴 많이 줄였는데 솔직히 얘기하자면 체력이 떨어져 전처럼 못마신 결과 자연스레 거같다. 더 젊어서? 에이, 뭘 그런 걸 물어보고 그러셔. 삼국지 두 편은 썼을 겁니다.

 근데 이 책 읽어보시라. 내 술 경력은 책의 주인공한테 비하면 이도 나지 않았다. 한 술 한다고 자부하는 내가 읽어도 아주 징글징글하다.

 짧게 쓰자.

 술하고 별로 친하지 않은 당신. 이 책 읽을 필요 없다.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니까.

 술하고 친한 당신. 이 책 읽을 필요 없다. 다 아는 거니까.

 나? 돈 버렸다.

 

 

 

 을유문화사 세계문학 전집의 매력이 바로 이거다. 모 아니면 도. 그만큼 용감하다는 의미. 이래서 오늘도 난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을 보관함에 한 권 집어넣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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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5-1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이 책 읽어볼까말까 했었는데..... 저는 술하고 친하니까..... ㅋㅋㅋ 패스

Falstaff 2017-05-15 10:31   좋아요 0 | URL
술 이야기는 맬컴 로우리가 쓴 <화산 아래서> 빼면 좋은 게 거의 없더라고요.
<목로주점>이나 <면도날>은 술 얘기라고 하기엔 술 자체가 너무 지엽적이라 술 책(주책?)에선 당연히 빼야 하고요. ㅋㅋㅋ

잠자냥 2017-05-16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폴스타프 님,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서 존 치버 <팔코너>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더군요.

Falstaff 2017-05-16 10:11   좋아요 0 | URL
옙! 고맙습니다.
<팔코너>, 오역 시비로 들끓었던 책으로 알고 있는데, 중쇄하면서 교정을 많이 했을지 궁금하네요.
(지금 책 보고 왔습니다)
아, 우라질. 왜 표지를 바꾸지 않았을까요? 진짜 드러운데 말이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