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열린책들 세계문학 176
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소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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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흘 사이에 두 권의 버나드 쇼를 읽었는데 사실 <피그말리온>을 읽기 위해서였다. <인간과 초인>은 <피그말리온> 하나만 읽기 뭐해서 곁가지로 사거였고. 왜 <피그말리온>을 선택했었느냐 하면 올해 초에 읽은 어느 책(그 새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에서 <피그말리온>을 여러번 거론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난 책 읽으면서 작가가 인용하는 다른 책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인간과 초인>은 재미나게 봤다. 버나드 쇼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촌철살인, 낭중지추(아, 따가워!)의 골계미 같은 것들, 독자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키득거리게 하는 재미. 근데 <피그말리온>은? 버나스 쇼 말고 빅토리아 시대의 선배 작가 찰스 디킨스가 문득 떠올랐다. 몇 십년 전 찰스 디킨스가 써놓은 원고를 버나드 쇼가 발견해 희곡으로 다시 썼다고 해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거 같은 기시감. 새로운 신디 F. 렐라 스토리. 다만 버나드 쇼가 여혐자이자 결혼 결사반대주의자라서 신디 F 렐라 같은 결론을 만들지 않았을 뿐 뭐 여기나 거기가 비슷하다.

 아, 신디 F. 렐라가 누구냐고? 혹시 리처드 기어, 줄리아 로버츠 나오는 옛날 영화 <귀여운 여인> 보셨나? 거기서 줄리아가 백만장자 리처드를 만나 팔자를 고치는 걸 보고 줄리아의 창녀 친구가 축하의 의미로 단번에 팔자를 고치는 유럽 여자를 빗대 말한다. "신디 Fucking 렐라" 이제 기억나셔? 신데렐라를 말하는 거. 그래서 20세기 그것도 초연을 1913년에 했던 현대 연극에 왠 신데렐라 이야기냐고 지금 타박하는 중이다. 이래저래 찰스 디킨스가 끼적거린 메모 정도라면 아주 딱일 듯한데 말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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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3-31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과 초인>은 정말 뭐랄까 통쾌하게 읽었습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랄까... <피그말리온>은 폴스타프님 지적대로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디킨스적이네요. ㅎㅎ

Falstaff 2017-03-31 11:02   좋아요 0 | URL
<피그말리온>은 정말 그렇죠? 이거 써놓고 너무 오버했나? 좀 캥겼었거든요. 에휴, 다행입니다. ㅋㅋㅋ
<인간과 초인>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