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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송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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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 모두 아홉 편을 실었다. 책 앞날개에 간단한 작가 소개가 있다. “1987년 서울생.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가 당선되어 등단.” 검색해보면 2022년에 한국일보문학상을 받는 바람에 소설 때려치우고 창업을 하려 했다가 소설을 좀 더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다. 이 책 이후에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두번째 작품집도 팔고 있다.
이 책, 오늘 오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컵밥 먹고, 오후부터 읽기 시작해 네 시간만에 다 읽었다. 휴게시간 포함해서. 그냥 훌훌 읽으면 된다. 성장소설 비슷한 것도 있고, 새로 성인으로 진입은 했지만 조금은 갈팡질팡하는 청춘을 다룬 것도 있고, 나는 이게 제일 좋았는데, 여성 연대로 볼 수 있는 <흔한, 가정식 백반>도 있고, 그러고 보니 “가정식 백반” 들어간 여성 작가 작품이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근데 그건 내 소설 취향이 이미 한물 간 시대이기 때문에 나이 든 여성들이 나오는 사는 이야기라서 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여튼 그렇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책 뒤에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신샛별도 참 기가 막히게 입을 턴다. 이래봬도 내가 면허증 있는 평론가야, 평론가. 서평가가 아니라는 말씀이야, 하는 것도 같다. 신샛별이 첫번째 작품집을 낸 송지현을 두고 “에피메테우스 형 소설가”라고 선언한다. 와. 에필로그 더하기 프로메테우스. 아니다, 아니다. 프로메테우스, 즉 Pro가 앞에 나오는 거니까 형, 에피메테우스, Epi가 뒤에 따라붙는 거니까 아우, 동생이라는 말씀. 그러니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메테우스형 인간의 반대 요소만 생각하면 되겠다. 무슨 뜻이냐고? 모르겠다. 난 그런 거 모르고 그냥 읽었다. (평론가가)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짐작은 가지만 그걸 단어로 써서 설명하려면, 아니 그냥 모르겠다. 아니면 신샛별의 해설을 읽고나니까 야코죽어서 도무지 말을 보태지 못하겠다. 역시 사람은 가방끈이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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