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나를 위해서만 - 죽을 때 후회 없을 단 한 가지 삶의 태도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 지음, 류동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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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죽을 때 후회없을 단한가지 삶의 태도"를 목에 힘주어 말하는 라인하르트 슈프랭어의 책

<내 인생 나를 위해서만>. 그렇지 다른 사람 위해서 사는 사람도 있을까~라고 말하고 싶은데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너무 자주 본다ㅠㅠ.

그 누군가는 그래서 정말 행복한가 묻고 싶지만 라인하르트라면 'XX'라고 일갈하지 않을까.

이 의무가 '부자유'라는 잿빛 포대를 걸친 행색에 '자기희생'이라는 후광을 입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라인하르트는 말한다. 선택은 결국 자신이 한 것이고 자신을 위해 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외부결정의 제국이 아닌 자기결정의 제국에서 살자고 한다. 인생이라는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우리에게 삶은 늘 과거의 추억속에 미래의 희망속에만 있다. 그래서 목표를 쫒아 현재를 견디어내야할 것으로 상정하는 우리는 '여행'이 아니라 '수송'당하는 삶을 살고 있는것이라 말하는 라인하르트.

 

"시간이란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은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결국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라는 뜻이라는 말, 너무 지당한데 신선하다.

 

다른 사람을 길들이기 위한 칭찬과 보상이 오히려 행위에 대한 동기유발 자체를 축소시킨다는 그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오히려 칭찬이 나를 칭찬을 하는 이들의 의도대로 살게 하려는 것으로 보일 때가 얼마나 많은지, 또한 보상에 길들여져서 자신의 명예는 아예 폐기처분 하는 이들의 모습이 스스로를 어찌나 비루하게 만드는지를 일상에서 늘상 보게 된다.

 

그래 내인생 나를 위해서만 있는 것이고, 지금 여기 순간에 존재해야 산다고 할 수 있는거지. 바꾸거나 떠나거나 사랑하면서 이 찰나에 집중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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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uropean Dream: How Europe's Vision of the Future Is Quietly Eclipsing the American Dream (Paperback) - How Europe's Vision of The Future Is Quietly Eclipsing the American Dream
제레미 리프킨 지음 / J P Tarcher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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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으며 "세계적으로 연결되는 동시에 지역적으로 소속되기를 갈망하는 세대는 포괄성, 다양성, 삶의 질, 지속 가능성, 심오한 놀이, 보편적 인권, 자연의 권리, 평화에 중점을 두는 유러피언 드림에 점점 더 매력을 느끼고"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그렇게 해야한다고 안달이 나있는 지경에 와있다.

주35시간 근무와 1년 6주간의 강제된 휴가, 테마휴가와 같은 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일자리를 늘인다는 사고방식이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게다가 이 책은 그러한 정책이 오히려 근로시간을 늘려 생산성을 높인다는 미국을 경제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알려주는데.

이러한 주장은 단지 경제성장이라는 수치적 성공을 넘어 삶의 질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리하여 "내재적 가치가 재도입되면 자연도 엄연히 존재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모든 인간과 똑같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개념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보편적 인권 개념을 확장해 거기에 자연의 권리까지 포함시키는 것이 초국경 평화공원"이라고 그 사례까지 보여준다. 자연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라 접근권이 중요하다는 주장에 탄복하며 제레미 리프킨의 꿈(드림)을 나의 꿈으로 공유한다.

"유러피안 드림은 이 어둡고 험난한 세상에서 길을 인도하는 등대다. 그 등불은 포괄성, 다양성, 삶의 질, 심오한 놀이, 지속 가능성, 보편적 인권, 자연의 권리, 지구상의 평화로 정의되는 새로운 시대로 우리를 손짓하며 부른다. 미국인들은 아메리칸 드림이 목숨을 바칠 가치가 있는 꿈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새로운 유러피안 드림은 삶을 추구할 가치가 있게 해주는 꿈이다." 러프킨은 이렇게 마무리 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러피안 드림 속에 드리운 그림자 또한 있다. 이민자들에 대한 정책이나 EU는 여전히 묶일듯 묶이지 않는 배제와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꿈꾸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것도 많은 이들이 삶을 추구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이라고 믿기 때문에.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복지국가혁명>에서 인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인간복지를 성장의 근간으로 삼으면서 인간을 경제의 목적으로 삼는 그런 세력이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대통령과 국회의원 몇 명이 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정책과 슬로건, 미래비전을 가지고 움직이는 수십만, 수백만 명의 사회운동과 정책 정당운동이 필요하며 이들이 수천만 국민들을 감동시켜나가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내가 이러한 비전을 가지고 지금의 성산업내 착취적 구조에 저항하는 것도 결국은 그 흐름에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비전이 있어야 지치지 않고 풀어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꿈꾼다. 영토보다는 인간적인 공감대의 확장을 추구하는 보편적 인권과 자연의 내재적권리가 구현되는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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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 웃기는 의사 히르슈하우젠의 도파민처럼 짜릿한 행복 처방전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박규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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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지 않게 약간은 시니컬하게 '행복'을 말하는 의사이자 코미디언, 무대를 사랑하는 '히르슈하우젠'의 책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전혀 사전정보 없이 서점에서 제목만 보고 충동구매한 책이다. 오프라인도 아닌 온라인서점에서 제값을 다주고...ㅠㅠ.... 당장은 살짜기 후회스런 맘도 들었는데 다 읽고나니 별로 그 값으로 말하고 싶어지진 않는다. 그렇다고 책값만큼 했다는건 아니고ㅋㅋㅋ... 책값을 하려면 내가 얼마나 이 책의 후유증을 오래 앓느냐에 달려있겠지.. 하지만 책값 생각안나게 할만큼 즐겁게즐겁게 읽었다. 심오한 '의미'때문이 아니라 그의 태도 때문이다. 독일인은 특별히 전두엽과 측두엽외에 불평엽이 있을거라며 자신이 속한 그 나라 그 땅에 사는 이들을 얘기하는 그의 살짝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상당히 맘에 들었는데 이런 류의 자세 때문인듯. 도사님같이 종교인같이 말하는 너~~무 긍정적인 처세책보다는 이런 인간적인 냄새가 폴폴나는 글이 좋다.

내용은 어쩌면 너무 흔해서 중언부언일듯한 것이지만 그걸 유머로 풀어내고 슬쩍슬쩍 비아냥거리듯 말하는 그의 비유가 참 날카롭다.
"심리학의 가장 끈질긴 오류 중 하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라는 것입니다. 대중심리학의 이런 주장은, 인간을 압력솥쯤으로 여겨서 적당히 증기를 빼주지 않으면 폭발한다고 믿는데서 나옵니다. 하지만 늘 끓어오르는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은 본인뿐 아니라 주변과의 관계도 망가뜨리고 맙니다" 내가 꼭 하고 싶은말. 어중간히 심리치료를 받고 꼭 내 감정을 다 드러내야 된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으~~~~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일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는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이토록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걸 보고도 , 왜 아무도 웃지 않는 걸까요" 이건 그가 독일인이기에 가능한 발언이겠지. 어쨌든 그도 안다. 그의 행복을 위한 제안에 결정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모든 평화주의자가 성인들이 하는 말과 같다. 더 소유한다고 행복해지지 않고 결국 남과 나누지 않으며 사는 삶에 '행복'은 없다는 거. 근데 그걸 참 끈덕지고 유쾌하게 설명하고 있다는거지.

그의 책을 읽다보니 버나드 쇼를 읽고 싶어진다. "우리가 죽어야 한다고 삶이 우습지 않은 것은 아니며, 우리가 웃는다고 삶이 진지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버나드 쇼의 말이다.

펭귄에 대한 그의 생각 "변함없는 그 연미복 차림하며, 허리는 대체 어디 간거야? 날개는 너무 작아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게다가 그 다리는 또 뭐야? 조물주가 무릎 만드는걸 깜빡 했나 보지?" 그런데 그는 펭귄의 물속에서의 모습을 보고 알았다. 펭귄은 포르쉐보다 열 배는 더 잘빠진 유선형의 몸매에 휘발유 1리터 분량의 에너지로 2500km 이상을 갈 수 있다는 걸. 그는 두가지 사실을 얘기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만 그를 보고 판단했기에 잘못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과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주변여건이 얼마나 중요한가이다. 그는 남들처럼 되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이 세상에 이미 차고 넘친다"고 조언해주고 환경에 억지로 자신을 맞추려 하기보다는 주변상황을 바꾸는 것이 훨씬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팽귄인 당신, 목이 긴 기린이나 근육질의 사자가 되려하지 말고
"당신의 바다를 발견하세요.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드세요! 마음껏 헤엄을 치세요! 그러면 자신의 본성 안에 머문다는 게 어떤건지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신나게 놀고 향유할 '바다'안에 있는 것일까?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뭐지? 무엇이 날 기쁘게 하지? 언제 내 가슴이 뛰지? 남들이 내게 기쁨을 느끼는 때가 언제지?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하지? 내가 정말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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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라 한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 두려움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마인드 컨트롤 10단계
수잔 제퍼스 지음. 하지현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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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라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 것처럼 Feel the fear and Do it anyway

- 두려움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마인드 컨트롤 10단계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무력감에서 오는 근원적인 두려움을 안고 사는 것보다는 훨씬 덜 두렵다."
자기계발서라도 필요한 순간이 있다. 내가 좀 더 어릴때는 너무나 옳고 지당한 말씀만 있어서 오히려 저항감이 생기기도 했다. 삶의 당의정처럼 순간적인 마약의 효과만을 주는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그 당의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여겨지기 시작했고 그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저 당신의 현재를 벗어버리고 당장 어디론가 떠나라는 황당한 주문서를 난발하는 그런 류의 '책'말고 현실의 고통을 인정하고 회피가 아닌 당당히 맞서라는 주문을 하는 조금은 인문학적 분위기를 풍기는 '책'들 말이다.

특히 나의 바닥을 보게하고 씁쓸하게 나를 성찰시키는 내용을 좋아한다. 그런 책들이 꽤 있었다. 내 감정의 쓰나미에 휩쓸려 사리분별이 힘들때 그런 책들의 구절을 쓰다듬는다. 요즘의 나도 그러했다. 일도 하기 싫고 무언가 자꾸 다른 곳을 꿈꾸고 달아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고,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서운해 하면서도 관계를 풀기보다는 원망만 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알면서도 심한 무기력이 잠식한 상태에서 메저키스트처럼 나를 벌하고 있었다. 그래서 설연휴를 기다렸다. 2011년의 5일간의 첫연휴엔 나를 감금시키고 더더 내안에 굴을 파보겠노라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식량을 비축했다. 그 첫 식량이 바로 이 책 <도전하라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 것처럼>이다.  

늘 무언가에 빠져 허욱적대는 느낌이 있을때, 한 발도 앞으로 가지 못하고 그저 주변탓만 늘어놓고 있을 때 내 안의 근원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실은 내가 못났을까봐 두렵고 그래서 사람들이 날 싫어할까봐 두렵고, 결국은 어떻게든 실패할까 두렵고, 그 감정들은 나를 허망함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무얼해도 소용없으리라는 지독한 열패감에 시달리게 한다. 그런데 그 두려움을 마주하기는 또 어찌나 힘든지....하지만 너무나 노골적인 책제목이 오히려 '싸구려위안과 충고'로 느껴져서 이 책의 존재를 알면서도 선택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드디어 읽게된 책. 예상대로 참으로 당연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지금은 내가 나를 내려놓기로 작정한 순간, 그래서 수월하게 읽히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이혼하고 다시 공부하고 그래서 두려움에 대한 강의를 최초로 시작하고 여전히 초월이성의 지배를 받기위해 훈련한다는 지은이 수잔 제퍼스의 담담하지만 강력한 권고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심리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의 문제라는 그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두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밖으로 나가서 그것을 하는 것 뿐이고, 두려움을 느끼는데 누구든 예외는 없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무력감에서 오는 근원적인 두려움을 안고 사는 것보다는 훨씬 덜 두렵다고 한다. 이러한 기본 인식을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뒤를 따라 나온다.

"천사들이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은 스스로 가볍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항구에 정박해둔 배는 안전하다. 그러나 그렇게 묶어놓으려고 배를 만든 것은 아니다." 내면의 힘을 키우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고 자신감을 갖기 위해 그녀는 학습을 통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실천적 방법들을 제안한다. 그 중 내게 가장 솔깃했던 대목은 바로 제 8장의 "진정 원하는 것들로 삶을 가득 채워라"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찾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빠른 시일 내에 그 꿈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구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항상 공허하다고 고민만 합니다. 우리 삶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스스로 계속해서 풍요로운 삶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 무엇도 우리가 기본적으로 완전하다는 느낌을 앗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면 두려움 역시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이 책은 상위자아에서 흘러나오는 긍정의 에너지가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우주에너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움직이게 하라고 말한다 마음과 몸의 영역이 아니라 영적인 영역도 함께 의식하며 이를 위해서 늘 훈련을 하라는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 장은 느긋하게 생각하기이다. 모든 일이 잘될거라고 믿으며 순리를 따르고, 참여하고, 움직이고, 행동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자기주장을 펼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과정에 충실하라고 말한다. 그렇게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강하고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 모든 지당하고 당연한 말씀들이 그렇듯 결국은 '행위'가 모든걸 가능하게 한다는 것, 왜 알면서도 이렇게 책을 읽고 매번 그 말들을 확인만 하고 있는 건지, 조금은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 믿어야지. 어쨌든 두려움에 갇히긴 싫으니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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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엔 좀 애매한 사계절 만화가 열전 1
최규석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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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에서 대한민국원주민 내용중 '못된가시내3'을 보고 최규석, 그의 '리얼'에 치를 떨었었다. 그렇게 파편적으로 보아오던 그의 만화를 <습지생태보고서>와 <대한민국원주민> 단행본으로 만나면서 그는 나의 '스타'인 작가가 되었다. 

<대한민국 원주민>에서 나를 사로잡은 건 사람을 따스하게 쓰다듬는 그의 위로였다. 그는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데 왜 나는 내가 위로받는 것같은지. 그래서 이 책은 내개 만화가 아니라 심리학 서적이었다. 시대와 사회와 가족이라는 개인이 어쩌지 못하는 그 관계와 맥락안에서 무기력했기에 더 아픈 상처들을 보듬어주는, 그래서 현재의 나까지도 그리 치유해주는 작품이다.

<습지생태보고서> 촌철살인으로 자신의 바닥을 냉소적으로 드러내는 '리얼궁상만화'다. 그런데 그 냉소가 나를 성찰하게 만든다. 크게 소리내어 웃으며 내 속물적이고 소시민적 근성을 맘껏 비웃게 한다. '논점이탈'은 있는거 자랑하는 넘들에 대한 비난에서 시작해서 서로서로 얼마나 잘나가는 사람을 알고있는가에 대한 자랑질로 침튀기는 상황으로의 반전이 허위의식에 빠진 우리를 보게하는데 그게 얼마나 '리얼'한지 짧은 컷 몇 개가 가진 스토리의 힘이 느껴진다.
최규석의 만화들은 정말 주옥같은 대사들이 넘실댄다. 그걸 다 옮기지 못함이 아쉽고, 다 기억하고 일상에 들이대지 못해 속상하다. "애들한테 잔소리 못해서 우월감 에너지가 바닥났다보다." "그런거 아냐!! 신자유주의 파고에 휩쓸린 지구촌의 미래가 걱정되서야"

<울기엔 좀 애매한>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그의 시간이다. 이제야 만난 이유가 '작업노트'에 나와있다. 수채화로 작업한거라는, 그래서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었다는....왜 표지부터 느낌이 다른가 했더니만. 앞서 만난 작품의 감동의 파고가 너무 높았기에 그와 비교하면 좀 평범하다는 느낌마져 들었는데 그나마 '작품노트'를 읽으면서 이번엔 스토리보다 오히려 작업과정을 들여다보는 느낌과 '만화'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평점을 커버한다. '리얼궁상'은 여기서도 빛을 발하고 너무 찌질해서 울기에도 애매하다는 작중 인물에게 마지막 '눈물'을 하사하는 훈훈함으로 마무리한다. 최규석의 작품은 에필로그가 늘 재미있고, 에필로그를 읽어야 작품이 완성된다. 섬세한 감성과 어긋나는 그의 외모가 삽입되었던 앞의 두 작품과 다른 매력으로 <울기엔 좀 애매한>의 에필로그인 '작품노트'는 만화가로서의 그의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겸손하기까지.

ps. 아마도 당신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 제 눈으로 보는 이 작품은 훨씬 멋진거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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