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 작가의 '나의 블랙 미니 드레스'는 이십대 여성의 일상을 그린 '칙릿소설'과 88만원 세대의 '백수소설'이 만난 한 편의 성장소설입니다. 칙릿소설 고유의 리듬과 유머가 살아 있어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 경쾌하고 발랄하게 읽히면서도 그 속에 성장소설 고유의 감동과 깊이 또한 담고 있습니다. 섹스 문제와 직장에서의 갈등, 여자 친구들 사이의 질투, 강남 지향의 속물근성, 젊은이들의 세태 풍속도까지 이십대 여성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려낸 칙릿소설의 전형을 따르는 듯싶다가도 대학을 스트레이트로 졸업하고 꿈도 찾지 못한 채 치열한 경쟁 사회로 내던져진 88만원 세대의 서글픈 현실과 맞물리면서 솔직한 이야기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목동에 거주하며 강남을 지향하는 스물네 살의 여성과 그녀 주변의 대조적이고 다양한 친구들이 보여주는 고민과 삶의 면면을 통해 눈에 튀지는 않지만 위험부담도 적어 어떤 성격의 모임에서나 무난한 블랙 미니드레스처럼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진지하고 중요한 모험과 변화는 두려워하는 이십대 여성들의 내심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매사에 간섭을 일삼는 부모에게 짜증을 내고,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하고, 강남의 클럽에서 밤을 지새우면서도, 부모님처럼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백하는 꿈을 찾지 못한 이십대 여성의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 '나의 블랙 미니 드레스'는 첫 소설임에도 탄탄하게 다듬어진 문장력과 현실을 예리하게 관찰해 적재적소에 풀어내는 저자의 필력 덕분에, 키득키득 웃으며 읽다가도, 어느 순간 고개를 주억거리며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십대를 거쳐 갔거나, 이십대를 기다리거나, 지금 이십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잘 짜인 구성 속에 유머와 위트, 잘 다듬어진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어 이십대를 다룬 가장 솔직한 소설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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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개성과 뛰어난 수사력을 갖춘 커크릴 경감 시리즈를 통해 이미 외국 추리소설 팬들에게 골든에이지의 뛰어난 작가로 칭송받고 있는 크리스티나 브랜드의 '녹색은 위험'은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와 동시대를 풍미했던 그녀의 두 번째 작품으로 당시에는 접하기 어려운 메디컬 스릴러의 형식을 완성도 높게 그려낸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대표작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독일군은 영국의 사기를 꺾기 위해 무려 10개월 동안 영국의 주요 도시를 집중적으로 폭격하는 런던 대공습을 감행합니다. 매일같이 폭탄이 쏟아지던 어느 날 공습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마을 외곽의 야전병원 수술대 위에서 마취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단순 의료사고로 여겼던 환자의 죽음은 또 한 차례 살인이 일어나면서 치밀하게 계획된 연쇄살인으로 밝혀집니다.


사건에 연루된 간호사와 의사 여섯 명이 용의자로 지목되며 그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야전병원으로 온 사람들입니다. 순박하고 다정한 노인, 매력 넘치는 바람둥이, 성실하고 정직한 청년, 유쾌하고 씩씩한 여자, 단정하고 깔끔한 여자, 아름답고 냉정한 여자 중 한 명은 살인범인 것입니다. 병원에 투입된 커크릴 경감은 독일군의 폭격마저 잊게 할 정도로 치밀한 수사를 펼치며 용의자들을 압박해갑니다.


이처럼 고립된 병원 안에서 여섯 명의 용의자들을 또다시 철저히 고립시켜 그들 스스로 서로를 의심하며 사건의 진위를 캐는 심리전은 작가의 치밀한 설정과 작가적 역량을 인정할 밖에 없도록 합니다. 또한 사건의 해결과 동시에 도덕적으로 완벽하게만 보이는 골든에이지 추리소설의 주인공들과 다르게 다소 모호한 행동을 일삼는 커크릴 경감은 더욱 현실적이며 입체적인 캐릭터로 부각되어 그 매력을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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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는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대표작으로 2009년 영국 추리소설작가협회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바르가스가 창조한 인물 중 큰 사랑을 받는 캐릭터인 아담스베르그 형사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예고 없이 날아드는 우아하고 섬뜩한 동그라미가 전하는 메시지, 그리고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를 다각적으로 쫓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어느 날부터 파리의 거리에는 새벽마다 파란 동그라미가 출몰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맥주 깡통, 바구니 등 평범한 소품들이 들어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고양이와 사람의 시체가 파란 동그라미 안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안에는 우아한 필체로 "빅토르, 고약한 운명 같으니, 너는 밖에서 무얼 하고 있느냐?"라는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엘리트 수사관 '장 바티스트 아담스베르그'는 관록과 직감을 바탕으로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를 밝히기 위해 수사망을 좁혀갑니다.


"내일 아침 일찍, 오늘 밤에 또 새로운 동그라미가 그려졌는지 반드시 확인하게나. 있다면 열심히 연구하게. 자네만 믿네. 아까 그 여자에게도 조심하라고 말했네. 두고 보게나. 이건 반드시 커질 걸세. 한 달 전부터 동그라미가 갑자기 많아졌네. 가속도가 붙었단 말일세. 여기엔 분명히 아주 끔찍한 뭔가가 있어. 자넨, 그런 냄새 안 나나?"
당글라르는 잠시 생각하더니 머뭇거리면서 대답했다.
"글쎄요, 퇴폐적인 뭔가가 있다면 있을까…… 어쩌면 누군가가 대대적으로 벌이는 장난일지도 모르죠……."
"아닐세, 당글라르. 절대로 그렇지 않네. 파란 동그라미에서는 잔인함의 고름이 배어 나온다네."


이처럼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탁월한 서사 전개와 긴장감, 독특하고 정감이 가는 인물들의 등장, 예측하지 못한 반전에 반전을 보여 줍니다. 한여름에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를 만나면 입맛 잃기 쉬운 계절에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독서의 즐거움을, 한겨울에 프레드 바르가스의 "롱폴" 시리즈를 만나면 추위를 이겨낼 유쾌한 기운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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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수 공사로 임시 휴점에 들어갔던 대형서점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재단장을 마치고 오늘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교보문고는 재개점하는 광화문점을 오프라인 서점의 전통적인 기능인 독자와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미래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새로 문을 여는 광화문점은 통섭공간, 주문형 도서제작(POD) 코너, 전자책 코너 등을 선보였습니다. 주제별, 테마별로 각계 인사들의 추천을 받아 서가 두 곳인 구서재와 삼환재를 별도로 마련해 놓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 두 서가의 추천 도서들은 묵직한 내용의 인문 서적들로 배치가 되어 있고 2차원 바코드인 'QR코드'를 표시해 스마트폰으로 책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전자책 코너와 국내외 품절된 책을 주문을 받아 만들어주는 주문형 도서제작 코너인 '책공방' 코너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게다가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을 모아 책을 편집하거나, 포토북을 만들거나, '맞춤동화'를 만드는 등 개인 출판이 가능하다. 전자책 코너는 최신식 전자책 기기가 진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무료 와이파이(무선인터넷)가 설치돼 매장에서 전자책을 즉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밖에 46인치의 큰 모니터에 종합안내시스템을 구축해놓은 '디지털종합안내시스템'은 추천도서와 주변 지도 및 교통 안내 날씨 맛집 등의 생활정보, 강연회 사인회 등의 이벤트, 매장안내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재개점을 기념해 박완서 작가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신경숙, 공지영, 이외수, 황석영 씨 등 릴레이 사인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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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클래식과 함께 떠난 세계 문화 기행 - 세계 지도

 

 

 

1. <영국> 80일간의 세계 일주 (쥘 베른)


약 140년 전에는 세계일주를 하는 데 80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런던에서 출발하여,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건너 인도 봄베이와 캘커타 일주 후, 홍콩과 일본 요코하마를 찍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거쳐 다시 런던으로 오기까지 말입니다.

 

 


2. <스페인> 인상과 풍경 (로르카)


폐허처럼 남은 성당과 고성(古城), 죽은 자의 망령이 외로이 떠도는 정원, 쓸쓸하면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들판, 핏빛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저녁놀, 영혼을 뒤흔드는 집시의 노래, 신비로운 안달루시아의 달 등 풍경을 묘사한 시적인 문장 곳곳에서 동시에 뿜어져 나오는 회화적 상상력과 음악성은 언어와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3. <이탈리아> 이탈리아 기행 (괴테)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발자취를 따라 이탈리아 전역을 여행하고 있자면 피렌체와 밀라노, 베네치아와 나폴리, 시칠리아 섬, 바티칸 궁전이 있는 로마까지 그리스·로마 시대의 유서 깊은 문화와 예술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4.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로렌스 더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이름을 딴 도시입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여름 휴양지로도 유명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집트 북부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급과 인종의 여러 인간 군상들의 성적·정치적 관계를 연작을 통해 여러 사람의 관점으로 변화해 가며 조명함으로써 신선한 소설 기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매력적인 시적 문체를 사용한 독특한 작품입니다.

 

 


5. <러시아> 대위의 딸 (푸시킨)


푸시킨은 이 작품을 통해 당시 전 유럽을 휩쓸었던 역사관, 즉 역사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지만 예술가는 그 이면에 담긴 진실을 발견하며 평범한 인간의 사소한 일상이 국가의 공식 역사보다 더 값진 역사를 간직한다는 역사관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6. <미국> 월든 (소로)


월든은 미국의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손수 오두막집을 짓고 자연 속에서의 무소유한 일상을 꾸렸던 곳이 바로 미국 코네티컷 주 월든 호숫가입니다. 자급자족하는 생태주의적 삶의 지침서로 꾸준히 읽혀온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간소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7. <자메이카>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진 리스)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작품으로 1830년대 자메이카의 단조로운 초록 풍광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8. <아르헨티나> 7인의 미치광이 (아를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남아메리카의 파리'라고 불리듯, 세련된 도시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남미의 정열이 살아 숨 쉬는 이 곳에서 정치적·사회적·경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던 1900년대 초반의 아르헨티나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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