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담백한 과자.

약 한번 안쓰고 키웠다는 유기농 당근으로 만들었을 듯한 담백한 과자.

자극적이어서 먹고나면 물이나 맥주를 삼켜야 하는 매운맛의 안주용 과자는 항상 먹는 거라 화려한 포장에 눈길 끌리는 걸 집으면 틀림없는 안주용 과자지...

맛대가리 하나 없어도 먹고나면 소화 하나는 기가막혀서 화장실 잘 보내주는 건강식품용 과자도 좋지만, 이런 경우는 과자를 맛보기전 포장지에 다 써 있는 내용을 숙지하고 믿음을 갖고 큰 결심하고 먹어야 하는 과자지...

어떤가....

시각적으로 우리에게 숙지할 내용이나 화려한 포장의 선전도 없었지만, 먹고 났더니 자체에서 느껴지는 담백하고 건강한 맛에 신뢰가 가는 과자라면.

먹고 나도 손해나는 기분없고, 돌아서서도 '잘 골랐어.'라고 혼자 두둔할 수 있는 그런 과자라면.

추신.

바삭바삭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표지 디자인은 좀 강해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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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젊어서 아직 인생 모를 때.

밤을 새는 술과 목을 타게 할 만큼의 담배면 그럭 저럭 고민이 치유된다고 믿었던 그 때.

내겐 슬픔도 과시용이었던 때가 있었다.

과시할 마음이 있었으니 아마 그 슬픔은 아주 미약한 경도1의 활석 정도였던게다. 슬픔을 과시할 때면 그에 동조해주는 지극히 주관적인 내 친구들이 같이 거들며 밤을 즐겼다. 술을 마시고, 싫컷 울고, 아픈 머리를 툭툭 때리며 노래를 부르러 가서 술이 깨도록 노래를 하고....

그러다 정말 처절한 슬픔을 만났다.

이 놈은 정말 무섭다. 뭉근하게 내 폐를 조여온다. 내 잠을 빼앗고, 내 식욕을 앗아가고, 급기야 내 삶의 희망까지 "쓸데없는 망상"이라는 말을 외쳐대는 스피커를 뇌 속의 알수 없는 어딘가에 숨겨놓고 나날이 방송해 댄다.

이건 경도 10의 금강석이다.

어휘가 부족해 과시따윈 생각도 못한다. 입이 떨어져야지....

나는 게으른 문자 중독자다. 하루종일 무언가 너무 쓰고 싶고, 책만 보면 심장이 벌렁 벌렁 거리는 아주 깊은 중독 증세를 가진 문자 중독자다. 요즘 가계 사정으로 잠시 이야기를 끊은 관계로 금단 증세가 나타나는데, 나의 금단 증세는 슬픔과 비례 관계다.

그야말로 처참한 슬픔과 지독한 금단 증세를 섞어 겪고 있다.

슬픔이 과시용이었던 그 때가 되려 그립다.....

그것은 진정한 사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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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를 쉬었다.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쉰 것이 아니라,나 자신에 대한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한채 2주를 쉬었다. 내가 한 것이라곤 아이를 추스르고 친정 가족들과 이야기 비슷한 것들을 하고 목적없이 TV를 보며 밥을 먹고 잠을 잔 것 뿐이다.

태어나서 처음이다, 손에서 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2주란 긴 시간을 쉬었던 것은.

그랬더니...

서재가 엉망이다.

기억이 사라졌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리스트를 내가 다 없앤건지, 아니면 서재를 개편하면서 알라딘에서 모두 삼킨건지 알 수가 없다. 이유를 모르기에 화가 나도 혼자서 쩔쩔 맨다. 뭐...알라딘에서 삼켰다면 나름 이유가 있을테고 아니라면 내 실수겠지.

책 조차 읽지 않고 2주를 쉬었다니 그건 기적에 가까운, 어찌보면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왜냐하면 내게 있어 책 욕심이 가라앉았다는건 우울함과 의기소침, 무의욕을 뜻하는 것이므로.

나처럼 투쟁적이고 돌진하는 성향의 사람은 매사에 이렇게 초연(무관심?)하기가 쉽지 않은데. 내 속에서 뭔가 또 변화가 있으려하는 걸까?

읽지 않은 책들을 거꾸로 꽂아 두었다.

그 책들이나 바로 해야지.

TV에서 가끔 "뜬 블로그"의 임자들이 자신들의 정보와 기술을 책으로 펴내게 되는 경우가 참 많다.얼마전에도 봤다.....

이젠 그런 일들조차 지루해지려고 한다. 너무 많아.....

무더운 여름, 갑자기 쏟아지면서 더위를 순간 없애버리는, 힘넘치는 소나기처럼 어디서 그런 책 한권 안 나오는지...

매니아 성향의 것들 말고..........

나같은 일반 성향의 독자들을 위한..........

이러한 사람들에게조차 기가 막히게 인상 찍히는 그런 이야기.....어디 한 권 안 나올까...?

.........아.........찾았다, 나의 옛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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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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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크레이지 호스 이야기.

......................

다음.

커피 이야기.

난 커피를 끊는다. 보리차를 마시는 것이 훨씬 인간답다. 커피광을 만나면 반드시 이야기를 해 주리라. 당신의 별 것 아닌 행동이 타인의 고통이노라고. 몰랐다면 용서하겠지만, 알고 있다하면 그의 천박함을 욕하리.

나를 욕하게 만드는 이 책은 나쁜 책이다....

그러나 누구나 알지 않는가?

고로 사람은 약간 사악하고, 여자인 나는 악녀라서 매력이란 걸.

이 책은 나쁜 책이다.

나를 마음놓고 나쁘게 행동해도 될 정당성을 수도 없이 안겨준다.

나쁜 사람이 되는 나쁜 책. 왜 나쁜가 하는 것은, 누구도 악의로 하지 않은 행동에 욕을 할 면책 특권적 지식을 주므로. 나쁜 사람을 꿈꾸는 자, 꼭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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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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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루 전, 책이 도착하기 하루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생각보다 사진들이 더 자극적인 듯 했으니까. 주문하고 나서 참을 수 없는 간절함에 인터넷에서 사전 조사를 한 게 화근이라면 .... 맞다.

이전에 품절이 되어 참다 이번에 다시 산 책이다. 오래 기다렸다. 아니지. 실은 중간에 잊고 있었다.

두려웠다. 고통으로 가득한 사진들과 그 안에서 나는 어떤 두려움으로 손택의 글을 읽게 될지.

사람은 무서운 걸 볼때 꼭 손가락 쫙! 벌려서 시야 빼고 다 가린채 더 큰 눈으로 보지 않는가.

내가 그꼴 이었다, 책 받기 하루 전날.

고통에 관한 거라면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고통은 개인마다, 그가 속한 세계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너무나 다른 색으로 치장 되어있고 찬미되지만 결국 "괴롭다"는 게 피해야만 하는 원인이니까...이 책도 괜히 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꽉꽉 밟고 있었다.

그리고 책을 받고...

..........................

반나절을 손에 땀 가득 담은 채 읽었다. 물을 따르면서도 한손으로 잡고 있었고, 밥 먹을 때도 한손에 들고 있었고....또렷하지만 혼미한 정신으로 식은 땀 내면서 읽었다.

사진 보면서 눈물 뚝뚝 흘리고...

그 사진 지나치면서 엎어져 통곡하고...

또 기억에 남아 다시 들춰보고 한참 바라보며 엉엉 울고....

아마 이 책 읽으면서 이정도의 유난을 떤 건 나 뿐이라 확신한다.

너무 오랫동안 이 책의 모든것을 연상하고 몸 곳곳을 책이 안겨주는 모든 구절을 받아 들이기위해 준비해 놨으니...손택이 한마디만 지르면 바로 온 몸의 피 퍼지듯 쫙 퍼지는 그 .........뭐라고 해야하지? 낯선 공감...?

하지만 읽고 나서는 멍 했다.

마치 아주 어두운 밤, 어두운 골목에서...생각지도 못한 그의 첫 키스에 정신이 혼미해지듯. 그래서 다음날 그 키스가 현실감을 안겨주지 못하듯...그렇게.........오금은 저리고..손은 축축하고...

내게 다시 한번 더...

다시 한번 더...그 느낌을...손택.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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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토저널리즘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 시선 <타인의 고통>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8-07 03:48 
    타인의 고통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이후(시울)전반적인 리뷰2007년 8월 5일 읽은 책이다. 이 책의 리뷰를 적으면서 처음 안 사실이 지금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책의 표지와 지금의 표지가 다르다는 것이다. 뭐 이 책의 발간일이 2004년 1월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기존의 책 표지 자체도 타인의 고통을 드러내는 그림이었기에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는 바와 약간은 상충되는 부분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