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를 쉬었다.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쉰 것이 아니라,나 자신에 대한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한채 2주를 쉬었다. 내가 한 것이라곤 아이를 추스르고 친정 가족들과 이야기 비슷한 것들을 하고 목적없이 TV를 보며 밥을 먹고 잠을 잔 것 뿐이다.
태어나서 처음이다, 손에서 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2주란 긴 시간을 쉬었던 것은.
그랬더니...
서재가 엉망이다.
기억이 사라졌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리스트를 내가 다 없앤건지, 아니면 서재를 개편하면서 알라딘에서 모두 삼킨건지 알 수가 없다. 이유를 모르기에 화가 나도 혼자서 쩔쩔 맨다. 뭐...알라딘에서 삼켰다면 나름 이유가 있을테고 아니라면 내 실수겠지.
책 조차 읽지 않고 2주를 쉬었다니 그건 기적에 가까운, 어찌보면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왜냐하면 내게 있어 책 욕심이 가라앉았다는건 우울함과 의기소침, 무의욕을 뜻하는 것이므로.
나처럼 투쟁적이고 돌진하는 성향의 사람은 매사에 이렇게 초연(무관심?)하기가 쉽지 않은데. 내 속에서 뭔가 또 변화가 있으려하는 걸까?
읽지 않은 책들을 거꾸로 꽂아 두었다.
그 책들이나 바로 해야지.
TV에서 가끔 "뜬 블로그"의 임자들이 자신들의 정보와 기술을 책으로 펴내게 되는 경우가 참 많다.얼마전에도 봤다.....
이젠 그런 일들조차 지루해지려고 한다. 너무 많아.....
무더운 여름, 갑자기 쏟아지면서 더위를 순간 없애버리는, 힘넘치는 소나기처럼 어디서 그런 책 한권 안 나오는지...
매니아 성향의 것들 말고..........
나같은 일반 성향의 독자들을 위한..........
이러한 사람들에게조차 기가 막히게 인상 찍히는 그런 이야기.....어디 한 권 안 나올까...?
.........아.........찾았다, 나의 옛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