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젊어서 아직 인생 모를 때.

밤을 새는 술과 목을 타게 할 만큼의 담배면 그럭 저럭 고민이 치유된다고 믿었던 그 때.

내겐 슬픔도 과시용이었던 때가 있었다.

과시할 마음이 있었으니 아마 그 슬픔은 아주 미약한 경도1의 활석 정도였던게다. 슬픔을 과시할 때면 그에 동조해주는 지극히 주관적인 내 친구들이 같이 거들며 밤을 즐겼다. 술을 마시고, 싫컷 울고, 아픈 머리를 툭툭 때리며 노래를 부르러 가서 술이 깨도록 노래를 하고....

그러다 정말 처절한 슬픔을 만났다.

이 놈은 정말 무섭다. 뭉근하게 내 폐를 조여온다. 내 잠을 빼앗고, 내 식욕을 앗아가고, 급기야 내 삶의 희망까지 "쓸데없는 망상"이라는 말을 외쳐대는 스피커를 뇌 속의 알수 없는 어딘가에 숨겨놓고 나날이 방송해 댄다.

이건 경도 10의 금강석이다.

어휘가 부족해 과시따윈 생각도 못한다. 입이 떨어져야지....

나는 게으른 문자 중독자다. 하루종일 무언가 너무 쓰고 싶고, 책만 보면 심장이 벌렁 벌렁 거리는 아주 깊은 중독 증세를 가진 문자 중독자다. 요즘 가계 사정으로 잠시 이야기를 끊은 관계로 금단 증세가 나타나는데, 나의 금단 증세는 슬픔과 비례 관계다.

그야말로 처참한 슬픔과 지독한 금단 증세를 섞어 겪고 있다.

슬픔이 과시용이었던 그 때가 되려 그립다.....

그것은 진정한 사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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