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 - 씩씩한 사진쟁이 이상엽의 아시아 이야기
이상엽 글.사진 / 동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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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동녘)은 포토저널리스트이자 르포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10년 동안, 아시아의 100여 나라를 두루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과 함께 자신의 느낌을 적은 이야기들로 구성된 사진 에세이다.

저자는 가난하고 낙후된 이미지로만 기억되는 아시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왜곡되지 않고 변형되지 않은 아시아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서아시아의 끝 이스탄불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했다.

“인류의 역사는 어쩌면 여행의 역사인지도 모릅니다. 심리적으로 본다면 인류는 여행을 ‘진화’시켜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여행은 단순히 ‘길’을 걷는다는 의미보다도, 새로운 문물과 문물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놓아준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길과 길이 만나 교류가 이루어지기 전, 길은 여행자들에 의해 개척됐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많은 길에 놓인 여행자들의 발자국과 그 위에 세워진 새로운 도시,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며 작가는 아시아 곳곳의 다양한 문화를 되짚고 있다.

흑백의 사진과 긴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여행지의 현실과 역사를 들춰내며 현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삶의 모습들을 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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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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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인생을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의 관점을 통해 들여다본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생각의 나무)에서 드 보통은 프루스트의 작품과 메모, 편지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평을 인용하여 프루스트의 감춰진 일상과 그의 삶의 방식을 분석했다.

 

프루스트는 부르주아 집안 출신으로 의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실용적인 노선을 추구하던 아버지의 성향과는 달리 그는 ‘정상성의 상징’이었던 전문직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으며, 그마나 관심은 가졌던 문학에도 청년기의 대부분 동안은 창작에 의욕적이지도 않는, 무기력한 삶을 살았다. 더구나 그는 남들과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이 군더더기처럼 덧붙어 있었다.

그는 심한 천식을 앓았으며 그로인해 늘 추위에 떨어 파티에서도 코트를 벗지 않았고, 서른이 넘어서까지 ‘엄마’라는 호칭을 썼으며, 2주에 한 번 변비 완하제를 투여해야만 완화될 수 있는 소화계통을 지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따듯한 마음이 지나쳐 식사값의 200%를 봉사비로 주거나 자신의 친절이 집중 되는걸 염려해 식사 그릇을 들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화제를 만들고 다녔던 프루스트를 좋아했다.

어쨌든 프루스트의 복잡한 삶의 구조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라는 대작을 탄생시키는데 필수요소로 작용했으며 괴팍하거나 나약하게 보이는 그의 성품은 많은 작품 인물들을 탄생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아마존닷컴에서 이 책을 “문학의 탈을 쓴 자기 지침서”라고 지칭 했듯, 이 책은 단순히 프루스트의 인생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드 보통은 프루스트의 생활 방식과 문학 친구와의 교재 등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할 진정한 교훈들을 잘 정리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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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세요, 뒤로 전진하는 겁니다
김수경 글.그림 / 소마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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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의 생을 살다간 김수경의 작품집 <걱정 마세요. 뒤로 천천히 전진하는 겁니다>(소마)는 그녀가 생전에 그려 놓았던 그림과 글들을 모아 세 가지 이야기로 엮어 놓았다.

은은한 묵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그림들과 귀여운 캐릭터로 꾸며진 첫 번째 이야기, ‘햇빛 비추는 거리에서’는 그녀가 백혈병으로 투병하기 전의 이야기들로 꾸며졌다.

소설집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의 표지 그림으로도 쓰였던 김수영의 그림에서는 해학적인 냄새가 풍긴다. 그 외의 그림과 글들 역시 하루 백여 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한 적이 없었던 그녀의 품성이 잘 드러내주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백혈병이라는 우주선’은 그녀의 투병과 함께 시작되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열심히 내 피를 만들어준 골수공장이 불량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기 정상적인 공장으로 가동하기 위하여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오늘 드디어 우주선을 탔습니다.”

찐 계란형의 얼굴, 듬성듬성 남아 있는 짧은 머리카락, 가느다란 안경을 쓰고 있는 캐릭터는 백혈병에 걸려 입원한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항생제와 항암제를 투여 받고 골수를 이식받으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일상을 유머스럽게 스케치하고 있다. 만화적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은 단순하지만 주인공의 표정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 번째 이야기, ‘다시 채우는 햇볕 한 줌, 웃음 한 모금‘에서는 그녀의 단편 창작 우화들을 모아 놨다.

“암 세포에게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건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끈기 입니다.”란 그녀의 말처럼 그녀가 남긴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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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더하기 하나 - 실비 플로리앙 푸유 성장소설 2
실비 플로리앙 푸유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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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라나면서 하나씩의 깨우침을 얻는다. 사랑을 배우고, 헤어져 사는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고, 그렇게 조금씩 아파해가면서 어른이 되는 것이다.

반면 어른들은 시간의 흐름에 자신의 욕심을 하나씩 줄여가며 늙어간다. 성장하는 딸에 대한 애착과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집착을 조금씩 줄여가며 인생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들의 세계는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가>(문학동네), <열여섯 더하기 하나>(문학동네)는 세상에 눈을 떠가는 중3 소녀 리라의 성장기를 담았다.

친구의 오빠인 토미를 사랑하는 것과 이혼 후 떨어져 사는 아빠에 대한 애정은 그녀의 생활에 있어서 커다란 위안이자 걱정거리다. 냉소주의자인 토미는 그녀를 좋아하고 있지만 사랑의 방식이 같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아빠 또한 리라를 끔찍이 아끼지만, 이혼 후 교재하고 있는 마리 루에게 더 애정을 쏟는 듯하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면 좋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어린 그녀에게 세상은 헤쳐 나가야 할 덤불 투성이다.

하지만 아이의 사고가 성장 할수록 세상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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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수의 결사단 1
훌리아 나바로 지음, 김수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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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를 보관하고 있던 토리노 성당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이천년 전 예수의 몸을 감쌌던 수의는 ‘기적’과 ‘성스러움’의 상징으로 이 곳에 소중히 보관 중이다. 몇 년 전 화재에는 불에 탄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혀가 잘린 시체에서는 아무런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은 미결로 처리됐었다.


<성 수의 결사단>(렌덤하우스중앙)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핵심 인물들은 과거와 현재의 인물로 나뉘어져 있다. 예술부, 아다이오의 전사들로 지칭되는 현재의 사람들과 팀플 기사단으로 지칭되는 과거의 사람들이 그들이다.

현재의 사람들 중, 마르코 발로는 이 사건의 해결을 맡은 ‘예술부’의 반장이다. 예술부는 이탈리아의 거대한 예술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내무부와 문화부의 공동 소속 특수 기구이다. 주로 카라비니에리라고 불리는 경찰들로 이루어졌지만 고고학자, 사학자, 중세 예술 전문가 등 종합 예술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의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암투는 과거를. 역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풀어낼 수 없다. 에술부 소속이기도한 고고학 박사 ‘소피아’를 통해 의문은 점점 풀려가고 마침내 수의에 얽힌 진실들이 밝혀진다. 역사를 알아야만 의문이 풀리기에,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종횡 무진한다.

예수의 생애와 기적의 역사, 성의에 감화 받은 사람들의 뒷이야기, 그 성스러움을 지키기 위해 몇 천년을 지켜온 신의와 자기희생 등 <성 수의 결사단>은 역사 추리물로써의 이야기들을 충실히 소화했다.

단지 현재의 이야기를 다루며 길게 늘어지는 지루함은 눈에 피로를 쌓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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