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세요, 뒤로 전진하는 겁니다
김수경 글.그림 / 소마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스물일곱의 생을 살다간 김수경의 작품집 <걱정 마세요. 뒤로 천천히 전진하는 겁니다>(소마)는 그녀가 생전에 그려 놓았던 그림과 글들을 모아 세 가지 이야기로 엮어 놓았다.

은은한 묵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그림들과 귀여운 캐릭터로 꾸며진 첫 번째 이야기, ‘햇빛 비추는 거리에서’는 그녀가 백혈병으로 투병하기 전의 이야기들로 꾸며졌다.

소설집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의 표지 그림으로도 쓰였던 김수영의 그림에서는 해학적인 냄새가 풍긴다. 그 외의 그림과 글들 역시 하루 백여 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한 적이 없었던 그녀의 품성이 잘 드러내주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백혈병이라는 우주선’은 그녀의 투병과 함께 시작되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열심히 내 피를 만들어준 골수공장이 불량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기 정상적인 공장으로 가동하기 위하여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오늘 드디어 우주선을 탔습니다.”

찐 계란형의 얼굴, 듬성듬성 남아 있는 짧은 머리카락, 가느다란 안경을 쓰고 있는 캐릭터는 백혈병에 걸려 입원한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항생제와 항암제를 투여 받고 골수를 이식받으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일상을 유머스럽게 스케치하고 있다. 만화적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은 단순하지만 주인공의 표정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 번째 이야기, ‘다시 채우는 햇볕 한 줌, 웃음 한 모금‘에서는 그녀의 단편 창작 우화들을 모아 놨다.

“암 세포에게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건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끈기 입니다.”란 그녀의 말처럼 그녀가 남긴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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