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인터넷 혹은 블로그 형식의 홈피들을 배회하다보면...
수다의 미로에 갇힌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기실 아무 것도 소통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것을 소통하는 척 하는 이 양식...
블로그의 형식이 대화를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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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10-04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프라인의 소통보다 때로는 속이 더 후련해지던데요....블로깅을 통해 누구도 만날 수 없다는 건...다소 극단적인듯 합니다.

물만두 2004-10-0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생각에 공감합니다. 전 이렇게 많이 만나고 다니는데... 그리고 속도 후련하구요...

바람구두 2004-10-0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단이란 말... 다소 남용되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극단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는 거겠지요. 가령, 이 그림의 작자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누구도 만날 수 없다거나 하는 개인차를 모르는 바 아니겠지요. 레토릭이 극단이라 해서 그 안에 담긴 뜻마저 극단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누구든 만날 수 있지만 누구도 만날 수 없다는 블로깅에 대한 일면의 진실을 작자는 분명 의도된 의미 과잉으로 표현하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극단이라면 극단 아닌 것이 얼마나 될까요? 캐리커처가 인물의 특징 중 일부를 과장하는 것처럼 말이죠.

바람구두 2004-10-04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마냐님이나 물만두님이 그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이란 것도 매일반이지 않느냐고 하셨다면 저는 두 분의 의견에 동감을 표했을 겁니다만.... 블로깅이나 인터넷 글쓰기의 속 후련함이란 대관절 뭘 의미하는지 둔감한 저로서는 잘 모르겠더이다.

balmas 2004-10-04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재미있는 그림이네요.
퍼갑니다.^^

비누발바닥 2004-10-04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이 되는군요.....
그리고 왠지 슬픈 것 같기도 하구요~~

stella.K 2004-10-05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림 밑의 글이 딱 맞는 표현 같습니다. 어디든 갈 수 있으나 갈 수 없고, 누구도 만날 수 없다는 말. 블로그 전 이 알라딘이 첨인데, 여기서도 오프와 비슷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해요. 묘한 심리적 역학관계라고나 할까? 그런 게 보인다는 거죠. 나만 이러나? 어쨌든 나중에 기회되면 글을 써 보긴 하겠지만... 블로그도 인간 표현의 한 양식이고 인간은 표현에 반응하는 존재니까. 암튼...암튼.

hanicare 2004-10-0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프라인의 부대낌이 굴비 달아놓고 눈으로 먹는 거라면, 온라인은 굴비 그림 달아놓고 밥 먹는 시늉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습니다. 나르시소스가 되지 않으려면 반사되는 자기 모습에 지나치게 빠지지 않아야 되겠지요.진짜 굴비는 언제 먹어 볼 수 있을는지.

바람구두 2004-10-05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anicare님의 말씀이 적당하게 들리는 군요. 진짜 굴비를 먹는 건.... 여러모로 어렵습니다. 흐흐.

마냐 2004-10-06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다결핍증에 시달렸던 시절이 있었슴다. 언젠가 하루종일 내가 만나는 '여자'가 기자실 아가씨 뿐이란 알았을 10년전에도 그랬고, 언젠가 문득 고개를 들어 사무실을 둘러보니 200명이 우글거리는 조직인데...누구에게도 말을 건낼 수 없었을 때도 그랬고. 술 마시고 훌훌 털어버려도, 친구들과 지인들과 동료들과 교감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성에 차지 않는 때도 있었죠.
온라인의 소통은 적당히 혹은 충분히 수다를 떨고 소근거리고 궁시렁거리고 희희낙낙하고...늘 그렇다는 건 아닌데...그래도 가끔씩이라도 속이 편하더이다. 진짜 굴비든 아니든, 이 매트릭스가 편안할 때도 있는걸요.

바람구두 2004-10-06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어느 순간엔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인간 관계 속에 제 자신을 놓아두면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너무 많이 치고 들어오는 사람들, 가족, 친구, 연인 그런 사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죠. 이를테면 전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참견에 시달려온 탓에 참견이라 느끼는 순간 발끈해버리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애정결핍증이라 타인의 관심에 목말라 하며 누군가와는 소통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니까 저 자신도 마치 시계 진자처럼 오락가락한다는 거겠죠. 그러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는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를 찾아가는 걸 겝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물러나고, 물러나면 다가가고... 제가 마냐님을 좋아하는 까닭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당신의 오지랖이 무척 넓어 보여서입니다. 종종 나는 그걸 실감하곤 합니다. 아마 어느 순간엔가의 저는 그걸 또 못 견뎌하면서 당신을 괴롭히려 들지도(그러니까 누군가의 좀더 깊고, 친숙한 내면에 자리잡고 싶다는 욕심에)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어떤지 몰라도 내 마음은 이미 당신과 많이 친하다고 신호를 보내는군요. 친한 만큼 제가 예의를 잘 갖출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냐 2004-10-0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오지랖에 걸리셨군요...ㅋㅋㅋ (한편으론 쫌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제 '참견'에 조금 거리를 두고 싶다고 해서 상처받았던 일이 있거든요....스스로 오지랖을 컨트롤 할 수 없는 단계일까요? 음.)
암튼, 예의를 운운하시니 그게 '적당한 거리'일까 혹은 그보다 조금 먼걸까 생각해봅니다. 최근 가까운 지인의 무례함에 화가 났던 기억도 나는군요.

바람구두 2004-10-08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엔 친하다고 혼자만 생각하고 있거나 상대방이 양해해주지 않는 부분까지 무단침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 일들을 겪고나니 나름대로 조심스러워지더군요. 공자가 괜히 예를 강조한 건 아니겠지요. 예라는 건 친할수록 삼가하라는 뜻일 테니까요. 제가 주제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타인에 대해 종종 한다는 것이 친소를 나누는 구분 근거가 되진 않아야겠지요.

딸기 2004-10-0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과 마냐님의 대화를 엿듣고 있자니,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군요.
블로그와 '참견'의 관계...
두 분 모두, 참 애정이 많은 분들입니다.
'헤이세이 폼포코'에 나오는 너구리들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