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구두가 좀 낡아 보여서 이런 책 제목을 마련했습니다.
막차로 이벤트에 응모합니다. 님에게 책을 추천한다는 게 과연 말이 되기나 하는 소리일까, 싶어서 망설이다가 이벤트라는 게 상호간의 소통에 더 뜻이 있다는 생각에 응모를 하게 되었습니다.
1. 책 추천: 품절은 아니지만 님이 읽었을지 염려스럽습니다. 감점을 각오합니다.





1) 대폭로/폴 크루그먼.
유명한 경제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정치 얘기, 그것도 시종일관 말이 안되는 부시의 언행을 공격합니다. 저자 특유의 냉소적이고 해학적인 문장들이 어우러져, 경제를 잘 모르는 저같은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2) 파문/이명원
문학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혹은 공적. 사적 인연에 얽매여 엉터리 비평을 쏟아내고 있는 우리 문단, 그런 비평계에 한줄기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젊은 비평가 이명원은 이 책을 통해 우리 문학의 추한 현실을 낱낱이 고발합니다.
3) 만장일치는 무효다/변정수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강변하는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지만, 이 책은 진정한 자유주의자가 무엇인지, 자유주의자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든 것을 획일적인 방향으로 몰고가는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비판합니다.
4)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박민규
이 책은 결코 야구 얘기가 아닌, 야구를 빙자한 인생 이야기지요. 그렇긴 하지만 프로야구를 좋아했고, 삼미 슈퍼스타즈에 대해 짠한 추억을 지니고 있다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입니다.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하게 되더군요.
5) 팜므 파탈/이명옥
예쁜 여자가 있어요. 어떻게 한번 해보고 싶은데 그녀는 관심도 없습니다. 이럴 때 남자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미술 작품에 대한 친절한 해설까지 곁들여저 있는 이 책은 읽고 난 뒤 머리가 꽉 찬 느낌을 줘 다른 이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지게 만듭니다. 재미와 유익성을 겸비한 책이죠.
2. 음악
음악은 제가 문외한입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노래 다섯곡을 적습니다. 참고로 전 음원을 복사할 줄도 모른답니다.
-<남자도 때론 여자이고 싶다/ 김도균>. 제가 노래방에서 즐겨부르는 노래지요. 남자들의 애환을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설파하는 이 노래는 당시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요. “나도 때론 여자이고 싶을 때가 가끔씩은 있어 힘이 드니까...” 어떻게 보면 남성들을 옥죄이는 가부장 구조로부터 스스로 탈출하라는 메시지도 전달하는 듯.
-<I believe/신승훈> 이것 역시 제가 즐겨부르는 노래입니다. 신승훈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더불어 가슴을 아프게 하는 애절한 사연으로 이별의 쓸쓸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모두 지나간 그 기억속에서 내가 나를 아프게 하며 눈물을 만들죠..”
-<그댄 왠지 달라요/남예지> 원래 박주연이 부른 노래였어요. 이십년쯤 전에 이 노래를 듣고 무지하게 좋아했었죠. 노래가 너무도 감미롭고,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너무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남예지의 리메이크는 느려 터졌고, 그때의 감동을 전혀 전달하지 못하는군요. <매일 그대와>와 같이 옴니버스 판에 실려 있는데, LP를 구해서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인형의 꿈/일기예보> 이 노래는 다들 좋아하실 겁니다. 이걸 들으면서 세상에 이렇게 좋은 노래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안타까움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날 볼 수 있을 텐데...하지만 이대로 좋았죠 그저 볼수만 있다면”
-<마지막 사랑/박기영> 사귈 때는 그 소중함을 몰라서 대충 대하다가, 이별하고 나서야 그 사람의 진가를 깨달을 때가 있지요. 박기영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뒤늦은 후회를 하는 사람의 심경을 표현해 냅니다. “..단한번이라도 내 모습 떠올라 긴 한숨짓고 있다면 다시 돌아와
너를 위해 비워둔 내 맘속 그곳에“
3. 바람구두님 서재에 대한 감상문
처음 구두님의 글을 접했을 때,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뷰는 반짝반짝 빛나고, 페이퍼는 가슴을 물결치게 만들었죠. 추천을 하려고 클릭을 하면 ‘이미 추천되었습니다’가 나와 저를 민망하게 만들었던 기억도 여러번입니다. 책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길고 멋진 리뷰를 쓸 수 있는 내공은 분명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을 겁니다. 페이퍼도 그렇습니다. 글의 설득력이 워낙 뛰어나, 좌파였던 사람이 우파로 바뀌고, 기독교 신자가 불교신자로 개종하며, 닭이 스스로 파충류라고 우길 지경입니다. 인터넷은 넓고, 뭐가 유용한 정보인지를 알려면 엄청난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이때, 님이 알라딘에서 활동함으로써 저같은 사람도 아무 때나 님의 주옥같은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님의 글을 인터넷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책으로 님의 글을 접한다면 더더욱 가슴에 와닿을 수 있지만, 인터넷이라는 제약 때문에 글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넘어가거나, 아니면 많은 분량에 부담스러운 나머지 읽지 않게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님의 글을 프린트해서 줄을 쳐가면서 읽기도 하지만, 모든 글을 그렇게 하는 건 아닙니다.
논리정연한 글을 쓰시는 분이시기에 농담이나 장난을 치는 게 조심스러웠던 기억도 납니다. 님께서 ^^라는 이모티콘을 쓰실 때, 그리고 제가 감히 님을 3류소설의 하찮은 배역으로 등장시켰음에도 관대히 웃어 주실 때야 비로소 “구두님도 유머를 즐기시는 분이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제가 진우/맘님에게 하는 것처럼 님에게 편하게 농담을 거는 게 조금은 어렵습니다. 그러니 방귀를 뀌었다든지, 코를 후비다 코피가 났다든지 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좀더 자주 보여 주신다면, 따르는 이가 훨씬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게 말씀드린다고 삐지지는 않으시겠지요?^^
어찌되었건 전 바람구두님을 ‘알라딘 최고의 논객’으로 믿고 따르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지도편달이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마태우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