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심리적 배경

마감은 끝도 없이 늘어지고, 덩달아 내 글 마감도 한없이 늘어지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글을 써야 하는데, 아직까지 다음 글의 주제도 정하지 못했다.  

2. 투덜대는 이유

요즘 알라딘은 하나도 재미없다. 리뷰 쓰는 것도 재미없고, 페이퍼도 심심하다. 무엇보다 요즘 내 눈이 썩은 건지, 그만큼 게을러져서인지 내 시선을 상큼하게 달궈줄 만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예전만큼 상큼발랄한(?) 글쟁이들은 눈에 잘 띄지 않고, 그 나물에 그 밥만 보인다.(이렇게 된 데에는 내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건 간에 분명 고인 물에 목까지 잠긴 채 '파워블로거'인 양 행세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의 문제가 크다.) 

그러나 이런 나의 개인적인 이유들을 제외하고라도 알라딘 서재질이 점점 더 재미없어지는 이유엔 서재 시스템을 만든 알라딘 서점 자체의 문제도 있다. 나는 알라딘이 과거에 비해 점점더 '우향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에게 알라딘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책이 다른 서점에 비해 싸거나, 배송이 신속정확해서가 아니다. 첫째는 이 서점이 다른 인터넷 서점에 비해 아날로그 냄새가 났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터넷 서점 1등이 아니란 점이었다. 다시 말해 내가 알라딘의 고객이 된 까닭은 그나마 알라딘이 '마이너'한 내 취향에 맞았다는 것이다.  

3. 너무 들이대는 알라딘

그런데 요즘 나는 알라딘이 내 취향에 점점 더 맞지 않는 느낌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요즘 관심 가는 책이 있어서 어떤 책인가 궁금해 리뷰를 읽어보려고 했다. 남들에겐 제법 인기있는 책이었는지 리뷰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내가 그 많은 리뷰가 모두 내게 도움이 될리 없다.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데, 예전엔 '추천순, 인기순, 날짜순' 같은 방식으로라도 좀더 주목해볼 만한 리뷰를 찾아서 읽을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리뷰를 구분하는 방법은 단 두 가지이다. (하이드님 댓글을 읽고 확인해보니 이 기능은 그대로 살아있었다. 이건 웬 뻘짓? 흐흐, 어쨌든 난 짜증난다구)

1) 리뷰어는 '구매자와 비구매자'로 구별된다

물론 구매자의 리뷰가 비구매자의 리뷰보다 좀더 신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비구매자의 리뷰는 책을 읽지 않고 쓴 리뷰란 전제가 될 뿐이다. 도서관에서 읽은 책의 리뷰는 당연히 구매자 리뷰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런 구분법은 고객은 물론 서점에게도 거의 전혀 의미 없는 구분법이란 생각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구분되어 있는 이유가 뭘까? 딱 한 가지다! '이 분은 저희 알라딘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셨습니다'란 뜻뿐이다. 나는 이런 발상이 중간에서 걸러지지 않고 실현되는 곳이 알라딘이란 사실이 안타깝다.   

2) 기존 고객은 신규고객보다 찬밥이다 

기업에게 있어 '성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장이란 곧바로 수익률의 증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알라딘 역시 조금이라도 많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알라딘 서재를 만들었고, 해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도입하고 있다. 알라딘 서재 자체도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별로 이의 제기를 할 입장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문호를 개방한 것인지 웹2.0에 충실한 건지 몰라도 땡스투 리뷰를 외부로까지 빼낸 건 그렇다쳐도, 창작 블로그인지, 연재 블로그인지 해서 뭔가 잡다구리하게 많은 것들이 생겨났다. 문제는 알라딘 서재 커뮤니티가 외부 미디어들에 어떻게 비춰지는지 몰라도 초창기 멤버 중 한 사람인 내 입장에서 보면 이곳이 그리 대단한 공간이 아니란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끔 알라딘 내부에서 알라딘 서재 공간의 친숙함이니 진입장벽이니 하며 벌어지는 논쟁에 대해선 별로 흥미가 없었다. '커뮤니티'치고 알라딘이나 알라딘 구성원들의 활동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이 주목받는 까닭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책이란 문화상품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는 것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라딘 블로거들이 가끔씩 제 돈 들여 신문에 자발적인 광고(촛불 정국을 비롯해 각종 사안이 있을 때마다)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슈메이커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런 일 가운데 하나는 <시사저널>의 편집권 사태로 독립한 <시사인>을 사랑하는 알라딘 리뷰어들과 반대로 이들을 사랑하는 미디어로서 <시사인>의 궁합도 영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알라딘 서점은 괜히 더 괜찮은 인터넷 서점으로 이미지 메이킹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나는 이 지점에서 알라딘 혹은 알라딘 서재가 본래의 크기보다 과대 포장되었단 생각이다.   

그런데 알라딘이 주목을 받는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 나는 좀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알라딘이 최초로 도입한 리뷰어 시스템이 커뮤니티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알라딘이 거둔 성과에 도취되어 이런 성과들을 스스로 반감시키는 지나치게 다양한 콘텐츠 도입 과정에서 알라딘의 기존 리뷰어들은 배제되거나 커뮤니티 특유의 자발성을 많이 훼손시키고 있다는 인상이다.(미안하다, 구체적인 데이타 없이 인상 뿐이라서...)

3) 알라딘의 파워 리뷰어들은 신규 리뷰어들의 진입장벽인가?

잘 알려진 것처럼 최근엔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내는 블로그들이 꽤 많아졌다. 물론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 우리가 흔히 연상하기 쉬운 블로그 광고 수익이 아니라 업체와 연결하여 돈 받고 리뷰를 쓰거나(이걸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리뷰만 공정하게 쓰는 거라면 미디어의 청탁을 받아 서평을 쓰는 행위와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잡지나 신문 같이 리뷰를 청탁하는 매체들은 상품 생산자와 직접 연관이 없는데 반해 이들의 경우엔 생산자가 리뷰를 직접 청탁하고, 그들에게 원고료를 받기 때문에 문제 발생의 소지가 구조적으로는 좀더 많다), 학원을 차리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블로그는 그 자체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하기 때문에 그로인해 '매체 파워'가 발생하고, 그것을 높이 평가하는 미디어에 의해 새로운 필자 내지는 저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PR' 내지 '낚시성 제목 뽑기'는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한 재능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 지점에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이곳 알라딘이 되었든, 다른 외부의 파워블로거들이 되었건 진짜 파워블로거가 된다는 건, 단순히 자기PR을 잘해서도, 낚시성 제목 뽑기에 능해서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나름의 '진정성'과 '실력'이 겸비되어 있어야만 한다. 파워블로거가 한두 시간만에 되는 것이 아니라 몇 해에 걸쳐 꾸준히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알라딘의 구조 자체가 신규 리뷰어들이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통로가 구조적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알라딘의 파워블로거들이 인기있는 것은 제각각 자기 노력이나 능력 덕도 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알라딘 광장'에 닉네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사람들은, 나를 포함해서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솔직히 어떤 이들은 여전히 날 매료시키지만 뭐, 어떤 이들은 진부하다. 여기엔 물론 나도 포함된다.) 어쨌든 알라딘 커뮤니티가 좀더 활성화되려면 신규 진입자들이 많아져야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들이 이곳에서 안착할 수 있게 구조적인 배려가 좀더 필요하다는 것이다(기존 알라디너들이 만든 분위기만 탓하면 변하긴 점점 더 어려워진다).

4. 내가 갑자기 왜 이런 삘을 받았지?

얼마 전에 신지님이 제기한 글을 읽었는데 '알라딘 광장'을 만들자는 제안이었다. 제안 자체의 효용성 유무보다는, 일단 문제의식만큼은 동의할 수 있었는데, 알라딘 자체의 구조적인 배려가 없다면 신지님이 지적한 것처럼 이런 걸 서재 이용자들의 문제, 서재 이용자들의 주례사식 비평, 논쟁을 회피하고 애매하게 화복함을 추구하는 분위기 탓으로 돌릴 수 없고, 그런 문제제기는 결국 평소 그런 인식을 별로 하지 않았던 서재 사람들마저 그런 분위기의 동조자로 돌려버리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알라딘에도 분명 그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 사적이고 소소한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제기가 실질적으론 아무런 힘도 갖기 어렵다는 걸 생각해보면 분명히 한계가 있다. (다만, 이런 내부 관계가 가끔씩 공적 관계까지 틈입해 들어오는 것은 문제다) 

알라딘은 '서재2.0'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점점 더 '알라딘 서점'과 '알라딘 서재'란 공간이 시큰둥해지고 있다. 내가 그렇게 된 가장 큰 탓은 우선 만사 귀찮은 탓이지만, 두 번째 이유쯤 되는 것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딱 집어말하긴 뭣하지만 알라딘 서재 정책의 근저에 깔린 상업성 강화가 점점 더 두드러져 보인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구글이든, 아마존이든 가장 중요한 건 본질이다. 알라딘이 인터넷 서점이라면 인터넷 서점이란 본질에 가장 우선해서 충실했으면 한다. 거기에 작가들의 연재 블로그니 온갖 잡다한 광고에, 정신없고 원칙없는 이벤트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그것이다. 거기에 알라딘엔 어느 날 갑자기 도입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어느날 갑자기 '태그' 갯수에 순위가 매겨지기 시작하고, 또 어느 날 보면 리뷰 분류 방식이 달라진다.

그런 변화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내가 알라딘 서점의 고객이 아니라 장기판의 '졸(卒)'쯤 되는 기분이 든다. 정책이 바뀌었으니 알아서 적응하라는 건 MB정부나 알라딘이나 흡사해보인다. 문제는 그럴 때마다 난 그간 정들고, 애착을 두었던 모든 것들이 죄다 귀찮아지면서, 내가 이곳에 보이는 애착마저 장기판 위의 '졸'처럼 버리고 싶어진다. 경제적 논리로 따지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라딘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알라딘에서 그간 내가 쓴 돈들로 만들어진 플래티넘 혜택(물론 다른 서점에서 이 정도 돈을 쓴다면 단 시간내에 이와 흡사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과 사람들과의 관계, 내가 이곳에서 축적한 '서재의 달인'이란 알량한 명성이 주는 흐뭇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나 같이 드런 승질머리의 고객은 한 번 등 돌리면 알라딘쯤 접어버리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란 거다. 극단적으로 접는 것까진 몰라도 어쨌든 이렇게 주는 것 없이 피곤하고, 게다가 재미까지 없어서야 자주 오겠나? 나는 재미없음의 원인 중 하나가 서점 주인이 자꾸만 거리로 나가 나레이터 모델들이랑 호객 행위를 하는 통에 내가 찬밥 대접 받는 기분이 든다는 거다. 예전엔 이것저것 좋은 책도 잘 추천해주고 그러더니(리뷰 분류 방식 변화를 말하는 거다) 이젠 와도 잘 쳐다보지도 않는다. 거기에 더해 내가 심각해진 이유 중 하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그런 식으로 잘라놓고도, 기껏 한다는 응답은 앞으론 파견직 근로자를 관리하는 업체에 사전에 잘 통보해서 관리하여 불똥이 알라딘으로 튀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을 하는 업체였다는 실망감 때문이다.  

* 음, 써놓고 다시 읽어보니 이건 뭐 전혀 '하찮지 않아, 귀찮지 않아'라고 힘을 쏟은 글처럼 되었네요. 지워버릴까 생각했다가 그새 댓글 다신 분들도 계시고, 가끔 이런 뻘짓도 하는 거지 뭐, 란 생각에 지우거나 안 보이게 하는 대신 그냥 살려둡니다. 쩝, 내일 출근하면 치울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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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9-11-2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만사 귀찮은 날이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 짜증스럽죠.
2. 땡스투 때부터 함량미달의 리뷰가 난립하면서 전 왠만해선 리뷰를 잘 보지 않는 편이에요. 보더라도 추천수로 정렬해서 보는데, 뭔가 석연치 않는 구석이 많죠. 잠시 동안의 비로그인 추천 때문인지.
3. 알라디너간의 애매모호한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감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어요. 알라딘이 침체된게 그 탓이라고 볼 수 없고, 전에는 그런 분위기에 참여하는 사람과 결속력이나 컨텐츠가 많아서인지, 서재가 그만큼 좁아서인지 별 문제될게 없었던 것 같은데.
4. 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해서 다시 문의를 할거에요. 전 바람구두님이 전에 기업을 인격체로서 윤리성을 묻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단 말에 근거해 제가 오바하는건 아닐까란 생각을 했더랬어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좀 무모한게 아니었나하고 말이죠.

5. 나도 좀, 재미없어요. 페이퍼를 쓰고, 글 올리기 버튼을 누를 때정도가 좋아요. 먼곳의 따뜻한 빛처럼, 알라딘 마을이 그랬음 좋겠어요.

바람구두 2009-11-21 11:45   좋아요 0 | URL
1. 그렇죠. 이런 날엔 입 다물고 뒹굴거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텐데요. ^^

2. 리뷰는 함량미달이든 아니든 아예 없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새겨들으면 될 일이니까요. 다만, 추천 수가 도서구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몰라도 비로긴 추천까지 도입하면서까지 추천을 늘리려고 하는 것은 저처럼 추천에 목매는 사람을 위한 배려(?)일지는 모르겠습니다. 크게 문제삼고 싶진 않은 부분이지만 이런 변화 역시 예고없이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곳이 알라딘이긴 하죠. 그보다는 추천 클릭 이후 리로딩하면 추천 개수가 배가되는 현상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는데 그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시정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차피 정식으로 등단한 비평가들의 비평 글도 주례사 비평이니 뭐니 해서 의심받는 판에 서점의 인터넷 리뷰에 대해 공신력을 말하긴 곤란하겠지요.

3. 알라디너들 사이의 관계의 애매모호함에 대해선 뭐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저는 과대평가되고 있는 부분도 있고, 그걸 문제삼는 사람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그 자체도 일종의 인정투쟁이라 생각합니다. 비난이 아니라 신규든, 기존이든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는 같은 틀에 있다는 뜻입니다.

4. 제가 전에 썼던 아포리즘의 핵심은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주주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지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기업이 '법인'으로서 재산상의 법적인 권리를 갖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마치 기업이 인간처럼 정치적 권리, 사회적 권리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기업환경이 '법치' 이외의 조건으로 쥐락펴락하는 상황에선 제 의견이 좀 앞서 간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예를 들어 '삼성' 이건희 희장의 탈법 상속 문제와 관련해 우리 사회는 마치 이것이 삼성을 위기에 빠뜨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삼성이 기업으로서 이건희 회장 일가와 별개로 존속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감각하지 못하는 탓도 있는 것이지요.
제 주장은 어떤 기업이 사회적으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을 때 기업 자체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대주주들(실질적으론 경영자)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되어야만 한다는 겁니다. 저 역시 윗글에서 마치 알라딘을 대상으로 글 쓰는 꼴이 되어버렸지만 알라딘이 말이 통하고, 피가 흐르는 인격체는 아니지요. 그런 조직을 상대로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겁니다. 기업이 범법행위를 했다거나 문제를 일으켰다면 기업체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기업주를 구속해야지요.

5. 알라딘에서 느끼는 권태의 상당 부분은 건강한 피드백이 부족한 탓입니다만, 저는 그 이면엔 결국 우리가 알라딘이란 상점의 하부구조로 자리하고 있는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전이라고 해서 그걸 몰랐던 건 아닌데, 그게 더 강화되고, 두드러져 보이기 시작하면서 글쓰는데 있어 흥과 활력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하이드 2009-11-2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보기 방식은 여전히 날짜순/추천순/인기도순(댓글)/평점순으로 볼 수 있어요. 워낙 모두보기 하고 들어가서 보지 않았나요? 지금 보니 구매여부 버튼이 자리를 바꾸긴 했네요.

창작블로그는 사실 얼마전에야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꽤 괜찮잖아 -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막 페이퍼 쓸랑말랑하는 상태였는데 ^^ 어짜피 서재 이용자들에게는 그러니깐 저한테는 페이퍼 쓰는거나 똑같고, 대신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 좀 정리된다 싶더라구요.(일단 아직까지는)

예전에 독서릴레이할때 다음,티스토리, 이글루스, 그리고 알라딘까지 왔는데, 거기서 더 이상 빠져나가지 못했던 적이 있거든요. 그 때도 생각했는데, 다른 블로그와의 그런 교류도 저는 재미있다. 생각했는데 말이죠.

알라딘을 비롯한 인터넷 서점의 많은 것들은 잘 모르겠지만 보면 아마존을 많이 따라가는걸로 보여요. 효용성이 있는 것도 있겠고, 우리 사정에는 안 맞는 것도 있겠고, 그런 변화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 좋더라구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는 전 드팀전님이 쓰셨던 글에 공감하고 있어요.

바람구두 2009-11-21 10:23   좋아요 0 | URL
ㅋㅋ, 글치 않아도 글 올리면서 이거 또 나만 제대로 이용법 모르고 하는 소리 아닌가 하고 있었는데 하이드님 댓글 읽고 확인해보니 역시 저의 무지의 소산이더군요. 그래도 구매 여부로 구분되는 건 일단 제 입장에선 아니라고 봅니다.

창작블로그는 한 편으론 알라딘이 양질의 콘텐츠를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는 것엔 동의하는데, 이것은 커뮤니티가 가진 활력의 상당부분을 외부로 빼앗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동일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는 구조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역시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교류의 문제에 대해선 메타블로그와 연계성 유무인데, 저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패스입니다. ^^

반딧불이 2009-11-2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뷰읽을때 예전처럼 골라읽는 재미를 잃었다는 것이 제일 불편하더라구요. 서재의 달인이라는 이름도 질보다는 양에 치우쳐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저는 알라딘에서 재미(?)를 본경험이 없기 때문인지 '요즘 알라딘은 하나도 재미없다'는 말씀에 100% 공감은 못하지만 '접어버리는 것이 나에게 생각보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 건 분명하다.'에는 가슴이 덜컥합니다. 힘내세요~ 바람구두님

바람구두 2009-11-21 10:25   좋아요 0 | URL
재미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죠.

예전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고,
저 역시 그 분들과 교류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최근엔 그 '새롭다'거나 '교류한다'거나 '배운다'는 느낌보다
내 방에 갇혀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상당 부분은 제 탓이지만,
그 역시 알라딘 서재의 기본 틀이 알라딘 서점이란 틀 속에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집니다. ^^;;;

문제는 제가 이걸 논증하기 위해선 공부를 좀 해야하는데, 제게 그럴 능력도 의지도 별로 없다는 게 문제겠지요. 그런 탓에 감정 토로에 가까운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Arch 2009-11-21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시간 동안 유효한 댓글을 달아보자면,^^ 바람구두님, 좋은 꿈 꾸세요~

바람구두 2009-11-21 10:04   좋아요 0 | URL
^^;;;
이거 출근할 때말고, 퇴근할 때 지워야 할까봐요.
일단 댓글은 달아드리는 것이 제 못된 승질머리로 올라온 막 되어먹은 글에 대해 반응해주신 분들에게 예의일 것 같아서요.

까칠마녀 2009-11-21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시면 아니되옵니다~

그동안 댓글은 한번도 단적이 없지만,님의 글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고 있었습니다.
때론 고개 끄덕여 수긍하고,때론 웃음짓고,때론 같이 화가 나기도 하고,때론 눈물 흘리기도 하고(응급실 얘기와,얼마전 강연 내용 등...)
한 발자국 씩 늦게였지만 제법 잘 따라가고 있는,님의 보이지 않는 응원자라고 생각되어 대견해하고 있었습니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고,이런 생각들을 하실 수 있다는 게 바람구두님 답습니다.

단지 '알라딘이 우향우되어가고 있다'는 표현이 좀 서글펐는데,'이제는 더 이상 손 쓸 수 없이 되어버렸다'처럼 들렸습니다.

그동안에도 '알라딘'사 측은 항상 우향우였죠.
이곳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목소리를 내는 분(파워블로거)들이,왼쪽이나 오른쪽 또는 중간 목소리의 다양성과 크기를 그나마 잘 조절해 나갔던 거죠.
몸이 너무 힘들어 글 한 줄 읽지 못하고 골아떨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마음이 힘들어 깨어있어도 글 한 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에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도 있겠죠~

그동안처럼 파워를 발휘하셔서 목소리를 내시면 저같은 '유령 열혈 독자'가 응원하고 작은 힘을 실어드릴 수는 있지 않을까요?



바람구두 2009-11-21 10:3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까칠마녀님!
그동안 숨어계셔서 제가 알아보질 못했군요.

'알라딘의 우향우에 대해 손을 쓸 수 없다'기 보다는(일단 제게 그럴 의지나 힘도 없지만) 제가 그런 변화에 대해 좀 참기 싫어졌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겁니다. 앞서 다른 분들의 댓글에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만 알라딘이란 판에 끼어들 때부터 이것은 알라딘의 상업적인 의도에 나 역시 일부 기여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모조리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알라딘 서재는 크게 보면 알라딘이란 서점의 상업적인 구조의 하부에 위치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통해 이루게 될 '순기능' 역시 상당히 크니까요.

저는 우리 사회의 '상업주의'나 '기득권(혹은 권위)', '보수주의'에 대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정한 수준에서 알라딘 서점에도 좋고, 그 이용자들에게도 메리트가 있는 조건이라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win-win'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제 개인에게 있는 것이겠지요. 저는 어느 순간부터 알라딘이 지나치게 과감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제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것이지요.

물론 제 글에 호응해주시는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리지만(저는 평소 추천수나 댓글수에 연연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제 의견의 옳고 그르고 판별한 기준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제 글이 누군가를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 같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제가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저 하나만으로도 힘겨운 탓이지요. ^^;;; 그러나 까칠마녀님을 비롯한 여러분의 글이 제게 위안이 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나무처럼 2009-11-21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지리멸렬이면 많이 아쉬울 거 같군요. 막차를 타고 온 지 얼마 안 됐는데...흠흠흠

바람구두 2009-11-21 10:20   좋아요 0 | URL
인터넷이 해방(?)의 공간으로 존재하던 시기는 거의 끝물인 듯 합니다. 아마도 인터넷은 구글의 '애드센스'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야 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 뭐 우리 사는 세상이 다 그런 것이긴 하지요.

마냐 2009-11-21 10:53   좋아요 0 | URL
인터넷은 '해방'의 공간이 더이상 아니라는데 동의 못할듯요. 물론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통제가 이뤄지고 있으며 칠링 이펙트로 자기검열이 유행인데다, 공적 규제 뿐 아니라 이용자끼리의 즉자적 잔혹 규제도 적지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이제 시작입니다. 숨쉴 여지를 넓혀나갈 수 있을거라 봐요. 시간은 걸리겠지만. 최소한 민주적 소통 비용을 매우 낮춰준 편리함은 여전하죠. 경제적 논리가 개입된다고 해서, 순수성을 상실한다고 해서, 빛이 바래기엔 아깝죠. 어차피 모든 동네가.. 전부 맘에 드는건 아니잖아요. 그 와중에 운동폭을 넓혀나갈 수 있는 여지가 얼마나 되나 아닐까요.

음...엉뚱하게 댓글 막판 한마디 단어에 삘받아 삼천포로 빠졌군요...

알라딘 커뮤니티의 문제는 저 또한 심드렁모드라 뭔가 산뜻한 무브먼트가 필요하긴 해요. 그러나 플랫폼이 불편한게 문제라기보다, 이건 구두님 말씀처럼 인터넷 글쓰기의 매너리즘, 혹은 게으름에 빠진 저같은 이용자들이 정신을 좀 차려야하는 문제이기도 한듯요. 우리 얼굴이나 함 보아요 ㅎㅎ

바람구두 2009-11-21 11:48   좋아요 0 | URL
음, 인터넷 회사에 다니셔서 그런가요? 흐흐...
하여간 그 부분은 마냐님의 지적에 저도 부분적으로 동의해요. 제가 좀 오해받게 썼군요. 모든 공간은 기본적으로 배틀 그라운드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말이죠. 하지만 저작권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인터넷을 배경으로 그동안 네티즌들이 누려왔던 자유의 상당부분이 축소될 것이고, 블로거 개개인의 상업성 강화와 포털을 비롯한 인터넷 판도가 기업주의로 재편될 것이란 제 전망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플랫폼의 문제보다는 참여자의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물론 저 역시 그런 부분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더 불편한 플랫폼이던 시절에도 지금보다 활성화되어 있다고 느끼던 무렵도 있었죠. 어떤 이들(신규참여자)은 이것을 과거부터 참여해온 사람의 무조건적인 과거지향(옛날이 좋았지 타령)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지금 알라딘이 서재라는 어찌보면 매우 단순한 플랫폼을 통해 너무 많은 기능을 부여하고, 그 중 상당수는 상업적 동원이란 부분에 할애하여 본래의 활력 중 상당수를 뺏기도록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어떤 커뮤니티도 신규참여자의 활력 없이 오래 존속될 수 없습니다. '갈 사람은 가고, 새로운 사람은 오면서 그들과 섞이고 나누면서 활력이 유지되는 법'인데 현재의 알라딘 커뮤니티는 신규 참여자와 기존의 참여자가 섞일 만한 공간이 구조적으로 협소하다고 여긴 겁니다(이점에서 신지님의 의도에 공감한 거고요). 과거 알라딘 서재인들 수가 적고, 새 글이 올라오면 하단부에 일단 모두 노출되는 시스템일 때는 신규 참여자가 발생하면 모두 몰려가서 자발적으로 인사를 트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누가 새로 가입하고, 새 글이 올라온지 모르죠.

'알라딘 광장'이라 할만한 서재 메인프레임에 첫 화면에 노출되는 글들도 대개는 '인기나 화제'로 편성되죠. 그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은 대개 저나 혹은 이미 알라딘에서 오래 활동해서 즐찾 수가 상당 부분 되는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댓글, 추천수가 많아져서 차지하게 되거든요. 그런 시스템이다 보니 신규 가입자들은 더더욱 눈에 안 띄고, 안 띄니까 저 같이 둔한 사람은 모르게 되고, 모르니까 안 가게 되고, 안 가니까 그 분들도, 저도 심심해지는 겁니다.

하다못해 네이버 블로그처럼 다녀간 블로거라도 링크해서 발걸음을 되밟아 갈 수만 있어도 제 블로그에 다녀간 분들과 이렇게 저렇게 서로 노출되어 안면 트는 일들도 생길 수 있을 텐데, 알라딘은 전반적으로 커뮤니티의 형성에 대한 그런 배려가 많이 부족한 곳이죠.

그 점에서 저는 신지님의 의견이 효과 여부는 미지수이나 건강한 문제제기이고,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것이고요. 정리해서 말씀 드리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비록 알라딘이 기본적으로 상점이지만 상업적 동원은 최대한 은폐되거나 최소화되어야 한다. 둘째. 신규 가입자가 좀더 빛(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적 배려가 필요하다.

저는 '사람들의 참여가 떨어지는 탓이 사람들 탓이다'라는 단순한 논리는 거의 항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탓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 탓할 시간에 구조를 좀 바꿔주면 좀더 나은 결과가 나올 거란 말입니다. 한국 스포츠가 약하던 시절에 언론이 늘 문제삼던 얘기가 '정신력의 해이' 아닙니까? 서재까지 정신력으로 이를 악물고 달리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요? 흐흐

얼굴 보는 문제와는 별개로 말이죠. 흐흐, 저도 보고 싶네요.

신지 2009-11-2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의 참여가 떨어지는 탓이 사람들 탓이다'라는 단순한 논리는 거의 항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ㅡ> 그러니까 이 단순한 논리는 이번에 도대체 누가 한 말입니까??

가령, 저는 [그것은 하나의 악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보다는, 사회와 구조의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개인에게는 책임이 없는 게 아니라 보기 싫은 것을 살짝 덮어두고 없어졌다고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라고 말한 사람인데 말이죠.

저는 또 이런 말도 했습니다. [사람들 간에는 단지 '선입견'이 있을 따름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아쿨파님의 말대로 "비극의 재방송을 권하는 구조와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해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 입장에선 애초에 바람구두님이 터무니없이 제게 시비를 거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오해도 아니고, 남이 하지도 않은 얘기를 반박하고 계시면 참 답답하지 않겠습니까.



바람구두 2009-11-21 13:24   좋아요 0 | URL
제 글 속에 언급된 신지님의 글은 "얼마 전에 신지님이 제기한 글을 읽었는데 '알라딘 광장'을 만들자는 제안이었다. 제안 자체의 효용성 유무보다는, 일단 문제의식만큼은 동의할 수 있었는데, 알라딘 자체의 구조적인 배려가 없다면"까지 였습니다. 효용성 유무 부분은 다시 말해 "신지님의 제안이 알라딘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입니다. 물론 받아들여진다고 하더라도 현재 시스템으론 개선의 효과는 별로 높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들긴 합니다.

나머지 문장은 제가 급하게 쓰느라 꼬인 부분인데, "신지님이 지적한 것처럼"에서의 지적은 신지님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이전의 논쟁과정에서 나온 지적들을 뭉뚱그려 이야기한 것이었는데, 문장 구조상 오해의 여지가 있군요.

제 글의 전체 논지를 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신지님의 글을 오독한 것도 아니고, 반대하는 것도 아니며 더욱 분명한 건 제가 이번에 신지님이 쓴 글이 평소 저의 고민과 일치하였고, 이번 페이퍼 자체가 신지님의 의견에 동조하는 차원에서 저도 힘을 보태고 싶어 쓴 것이었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에서 저의 실수로 오해가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다만 신지님의 문제제기는 건강했고, 저 역시 그런 부분에 함께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신규참여자에 대한 배려가 구조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이 저와 신지님의 공통포인트였다고 생각하는데요. ^^;;;

'사람들의 참여가 떨어지는 탓이 사람들 탓이다'라는 건 마냐님 글에 대한 댓글입니다.

신지 2009-11-21 14:50   좋아요 0 | URL
바람구두 님에게 쓴 글은 애초에 '생산적인 논의' 때문에 쓴 것이 아니고, 감정적인 글이었습니다.

저는 바람구두 님이 참으로 따뜻하고 사려깊은 분이라는 걸 인정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마치 살인면허를 가진 007처럼, 거리낌 없이
매번 정치적 발언을 한 사람 아닙니까.

그 부분에 저는 불만이 있었습니다.
(말씀하시는 것은 당신들의 상식이지, 당신들이 정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런 것까지도 알라딘의 구조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은 인정투쟁이기 보다는 오래된 불만을 발산한 것입니다. 불만이 오래 쌓여 있으면 어떻게든 자꾸 표출이 되거든요.

대부분 자기표현의 글이고, 이해받으려 하지만, 제가 인정받고 싶은 것은 늘 한 가지입니다. ㅡ>

<내가 어떤 말을 했다고 해서, 그게 다가 아니다~ > 라는 것입니다.

지분이나 권력, 지위와 같은 인정투쟁은 아닐 겁니다.

아시겠지만, 정치적 성향이 다들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동안 바람구두 님의 어떤 발언들에는 깊은 불만, 혹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리도 감정적인 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한이 풀리듯 마음이 많이 풀리고, 몹시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말씀하시다시피, 제가 오독하고 오해한 부분이 있고 .. 왜 모르겠습니까, 그냥 눈감아 주신 걸......




바람구두 2009-11-21 15:06   좋아요 0 | URL
아니, 사실은 애초에 제가 쓴 글부터가 생산적 논의라기 보다는 욱하는 마음에 쓴 것이었으므로 그 점에 대해서는 신지님이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물론 미안해 해주셔서 감사한 것까지는 속일 수 없고요).

이건 숨길 수 없는 부분인데, 저는 항상 모든 것은 사람의 문제이지만 모든 것을 사람의 문제로만 치환해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상당히 오래된 것이라 이제와서 철회하거나 바뀌거나 할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거침없이 정치적 발언을 한다고 생각하시게 된 부분에 대해 저와 생각이 다소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인정합니다만, 그런 점에 대해 저와 한 차례도 논의를 나눠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이번에 신지님의 글을 읽기 전엔 신지님의 글을 별로 읽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것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신지님이 그런 불만 혹은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부분에 대해 신지님이 언급하신 적이 있었나 하는 것도 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혹시 이전에 저의 그런 부분에 대해 지적하신 적이 있는지요?

"당신들의 상식이지, 당신들이 정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에요~"라고 하셨는데, 이런 말씀은 뭐 안 하셔도 되는데요. 우리가 어떤 논의를 할 때는 반드시 서로를 대등한 사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지님도 저도 아는 것은 누구나 어떤 말을 했다고 해서 그게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안다는 겁니다. 제가 신지님도 이야기하신 것처럼 타인에 대해 사려 깊게 행동하는 부분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할 때 그것이 전부가 아니며, 심지어 어떤 행동을 할 때조차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는 겁니다.

저 역시 어떤 부분에 대해선 제 상식이 있고, 제가 옳다고 믿는 대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을 타인에게 강제한 적도 없고, 그럴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남들보다 좀더 알려져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럴 만한 힘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상식과 주장을 가지고 있고, 읽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자신의 상식 안에서 받아들이며 우리의 어떤 글이나, 말, 행동은 상대방의 상식과 의식 속에서 새롭게 재편되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지요. 저는 제 입장에서 말하는 것뿐이고, 그에 관해 이번처럼 신지님을 직접 거명한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제가 임의로 쓴 글에서 신지님의 느꼈을 지 모를 감정까지 배려할 능력이 제겐 없습니다.

'인정투쟁'이란 표현 자체는 옳고 그르고의 가치 판단이나 지분경쟁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개개인이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실현하기 위해 벌이는 일련의 실천들을 언급하는 말입니다. 그것이 신지님의 불만이든, 저의 불만이든 질적으로 높고 낮음을 구분하여 쓸 수 있는 말은 아니죠. 결국 우리는 타인에게 인정, 사회에서 자신의 삶(사랑, 권리, 사회적 연대 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투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지님이 자신을 이해받고, 올바른 위치에 두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저역시 그랬을 뿐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간 제 발언들로 인해 신지님이 상처를 받으셨다니 그 점에 대해선 미안합니다만, 논의를 통해 그 부분을 제게 납득시켜주지 않는 이상 조금 공허하긴 하네요.

사실 신지님의 글을 읽고, 저도 같이 공감했습니다. 공감의 힘은 매우 큰 것인데, 제가 그것을 서툴게 사용한 것 같습니다. 사실 신지님의 페이퍼를 읽고 그 밑에 저도 댓글을 달아 제 의사를 표현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그냥 지나가게 되었고, 제가 써서 신지님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린 글은 애초부터 욱하고 그냥 써내려간 글이다보니 처음부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쓰진 않았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그렇게 흘러가더군요. 가끔은 본인이 직접 쓴 페이퍼보다 댓글에서 그 사람의 향기를 좀더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신지님의 글, 특히 댓글을 다시 읽어보니(이 글 말고 다른 글들도) 신지님은 매우 섬세하고, 사려깊은 만큼 마음이 많이 여린 분이란 인상을 받았어요.

제 입장에서 보면 신지님께 되려 더 많이 사과하고, 죄송하다고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신지님을 여유있게 봐드린 것이 아니라(음, 그렇게 말말씀하시니까 제가 정말 무슨 '빅브라더' 같잖아요.) 신지님이 절 봐주고, 제 잘못을 잘 지적해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신지님이 쓰신 글들에서 표현되고 있는 저란 사람의 이미지에 대해 억울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 역시 타인에게 비춘 저의 이미지들이고, 애초에 동기를 제공한 것 역시 저이므로 제가 따지고 들면서 탓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신지님이랑 말을 섞게 된 것이 앞으로는 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안면을 텄으니 앞으로 종종 이야기 나누도록 해요. 고맙습니다.

신지 2009-11-21 20:12   좋아요 0 | URL


마지막 저의 댓글에 오해의 여지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뜻이 통하게, 다시 적어 보겠습니다.

ㅡ>


그동안 바람구두 님은 정치적 사회적 발언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 부분에 저는 다소 불만이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인정투쟁을 말한 것은, 실은 알라딘에서 신규 파워블로거가 되는 것은 제 꿈이 아닙니다, 라는 얘기였습니다.

아시겠지만, 정치적 성향이 다들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동안 바람구두 님의 어떤 발언들에는 깊은 불만, 혹은 상처를 받았지만, 그것은 단지 정치적/사회적/공적 발언 때문이었으니, 저는 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많이 풀리고, 몹시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말씀하시다시피, 제가 오독하고 오해한 부분이 있고 .. 왜 모르겠습니까, 그냥 눈감아 주신 걸......



신지 2009-11-21 21:40   좋아요 0 | URL

바람구두 님 마지막 댓글이 다소 논쟁적인 늬앙스,
오해가 있다고 생각 됐는데
다시 읽어보니 뭐 큰 문제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뭔가 기분 나쁘다는 게 아니고, 성의있게 써 주신 글인데,
제가 오해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

(혹시나 미묘한 부분에서 서로 오해가 있을까봐 여러번 수정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