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벤트와 상관 없이 5번 때문에 왔는데 온 김에... ㅎㅎㅎ
01.
바람구두 아자씨(구두'님'이나 구두'옵하'가 아니라 구두 '아자씨'라 해야 친근한 맛이 더 산다)를 본 건 2004년 여름 대학로. 아마 그가 2차로 간 맥줏집에서 "찌리릿님~!"을 큰 소리로 부르지 않았다면 나는 그를 영영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아니, 자기가 뭐라고 알라딘 관계자를 막 불러젖히는 거지?
남이 뭐라 생각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알라딘의 정책에 대해 묻고 듣고 비판하던 구두 아자씨와 어쩌다 맞은편에 앉아 어쩌다 박노자 얘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를 그냥 젠체 하는 아저씨 쯤으로 알고 살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일대일로 대면하기 쉽지 않은(!) 당시의 내 전공에 더 끌렸을지도, 혹은 내 사자머리에 더 이끌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그가 먼저 자리를 뜨면서 나누었던 악수는, 왠지 익숙하고도 기분 좋은 것이었다.

2004년 9월 4일. 어느 분이 찍어 올려주셨는지 기억나지 않는(어쩌면 메시지님? 아마도 메시지님!) 그날의 사진.
(사진을 다시 보고서야 알게 된 건데, 우리가 맞은편에 앉게 된 건 저기가 자체설정 흡연구역이었기 때문이군효;;;)
구두 아자씨는 그 후 나를 딱 한 번 더 만나주었다. 서로 알고 지낸 4년 반(헉!) 동안 말이다(나 보러 온 거 아니니까 블루님 결혼식에서 만난 건 뺐다). 그것도 내가 꾸역꾸역 인천에 가니까 겨우 점심 한 끼(라기엔 좀 맛있긴 했지만, 흠흠;) 먹여 보내더라, 흙. 그렇다고 온라인 교류가 활발했느냐. 세어보긴 귀찮지만 서로의 서재에 단 댓글을 합쳐도 몇십 줄이 안 되지 싶다.
두 사람 사이에 뭔가 특별한 공통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생각도 다르고 일상도 다르고 쓰는 글도 다르고 읽는 책도 다르다. 나름 매력 있게 생겼지만 내 스탈은 아니시다. 그래도 드문드문하게나마 잊지 않고 그를 찾게 되는 건, 그에게서 내게는 없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게 되고, 내게도 있는 외로움도 보게 되고, 나는 평생 가도 도무지 읽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이상한 책(으하하)도 보게 되고, 어디선가는 나도 하고 싶었던 말도 보게 되고, 뭐 그렇기 때문이다. 바람구두는 내게 여전히 진행형, 계속해서 읽어야 할, 아니 뭐, 그래, '읽고 싶은'으로 해두자, 텍스트 같은 사람인가 보다.
※ 이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용두사미형 사행시인지 四頭 에세이인지에 대한 책임은 순전히 오늘 학원 가는 버스에서 목도리를 침 범벅으로 맹글었던 수면부족에게 있음.
※ 어쨌거나 저게 무슨 사행시냐는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네 줄짜리도 하나 더 쓰고 사라짐.
바바요, 구두 아자씨
남사시럽게 이벤트 같은 거 하지 말고
구냥 나 책이나 한 권 사달라니까
두 번도 안 물어보고 이러시기야요, 진짜?
02.
귀여븐 구두 아자씨 보러 온다.
뭐 가끔은, 외로운 구두 아자씨도, 박식한 구두 아자씨도, 격분한 구두 아자씨도, 떼쟁이 구두 아자씨도, 보러 온다. 예전에 바람구두 비난하기 이벤트에서 지적질(!)했던 四字漢字 카테고리는 없어졌나 그대로 있나도 가끔 보러 오고. 심심하면 방명록에도 글 쓰러 오고, 구두 아자씨네 누가 다녀 갔나, 누가 와서 무슨 말 했나도 보러 오고.
03.
에이, 알면서~
(좀 무리를 해서라도 어떻게든 논문은 마치셨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있습죠, 네;)
04.
팬클럽회장의 직분을 다하고저 레이ㅇㅇ2님을... 흠흠;
(방문자 10,000명 되면 서재 또 엎으신댔는데 어쩌지 어쩌지 ☞☜)
05.
전부터 하고 싶었던 얘긴데요, 우리 단체 회원가입 좀 해주세요오~
한 달에 만 원! 하루에 삼백 원(보험회사 광고 같다;)!
제가 자주 필자로 선정되는 빵빵한 소식지가 두 달에 한 번 날아갑니다, 으하하.
ㅇㅇ문화 정기구독이랑 맞바꾸십시다. 어때요?
돈이야 구두님이 더 손해겠지만 실제로 손해 난다는 생각은 아니 드실 것이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