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즐찾 1050을 축하드려요!!!
 

제가 바람구두님의 서재를 찾는 이유를 대자면 바람구두 예찬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 바람구두님은 진지하고 위트 있는, 아나키스트입니다.

닉네임 ‘바람’과 문화망명지의 ‘망명’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느낌이 ‘구두’라는 물상과 맞물려 바람구두, 하면 저에게는 영원한 자유주의자가 연상됩니다. '바람'은 제가 좋아하는 중의적 단어인데다 '구두'는 또 제가 좋아하는 신화적 이미지까지 담겨있습니다. 문화망명지를 개척하여 옥토로 일궈내신 바람구두님은 얼마 전 정보트러스트 어워드를 수상하여 그동안의 “노동, 봉사, 공부, 운동”에 대한 빛나는 보답을 얻으셨지요. 미디어오늘과 인천일보에 오른 기사를 보고 실명도 알게 되었고 노란 가디건을 입은 넉넉한 모습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번개 사진 같은 걸로 뵜지만 노란 가디건은 참 훈훈해 보였어요. 문화망명지에 대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일에서 찾는 즐거움에 가치를 둔다는, 인터뷰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둘, 바람구두님은 섬세한, 페미니스트입니다.

세계여성의 날에 대한 페이퍼를 올려 놀라운 각성을 주시고 ‘버자이너 모놀로그’ 같은 책의 리뷰로 그 책을 읽게 해서 전율이 이는 감동을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결혼 7주년을 기념하며 자신과 옆지기님을 위해 올린 포토포에지는 제 삼자의 눈으로 보아도 감격이었습니다. 그 전에도 여성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엿보이는 글들을 본 기억들이 자주 있습니다. 미녀를 사랑하시는 또 한 명의 페미니스트 마태우스님을 서재로 복귀하게 한 결정적 역할도 바람구두님이 하신 거, 기억하시지요. 이게 무관한 일이 아닐거라는 추측을 해봅니다.ㅎㅎ


셋, 바람구두님은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입니다.

도대체 대학 때 전공은 무엇일까 살짝 궁금해지는 박학다식함에 놀라 입이 안 다물어지지요. 우물 안 개구리로 사는 저로선 님이 올리신 빡빡한 글들을 다 따라 읽기엔 숨 차고 골 아프고 그래서 훑어보는 수준이지만 방대한 자료와 정보 그리고 어느 한 분야 빠지지 않고 다방면의 의미 있는 글들이 우리 시대 살아있는 백과사전에 비할 바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요. 어린이책 리뷰 한 편에도(예를 들어 그림책 ‘크리스마스 선물’) 얼마나 정성이 들어갔는지, 그리고 그 논리성과 생각의 깊이에 있어서도 얼마나 대단한지 제 부족한 글로 다 표현하기에 못 미칩니다. 그치만 어떨 땐 조금만 길이를 줄여주시면 좋겠단 생각이 살짝^^ 든답니다.


넷, 바람구두님은 고독한 시인이자 시대를 고민하는 풍자가이며 인도주의자입니다.

글만 보고 책만 읽고 흐트러짐 없는 태도로 사람의 눈에 광선을 쏠 것 같은 이미지로 가다가 열에 한 번쯤은 외롭다고 실컷 토로하기도 하고, 밤새 내린 눈에 감격하고 금세 져버리는 목련에도 흠모의 눈길을 보내며 최근에는 FTA 우화 시리즈로 바짝 뜨고 있습니다. 사람의 일들로 가슴 아파 앓기도 하고 소외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글들로 메마른 가슴에 불을 지펴주시고 가끔은 체격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 마음껏 예민한 감수성을 발휘하여 제 무뎌져가는 감성의 현을 튕겨주십니다. 모르긴 해도 '갈 길 먼 사내' 바람구두님은 A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니면?  진/우맘님 말씀대로라면 왕소심이라고 하는데 체격 있는 분 중에 그런 분이 많지요. 댓글 안 달리면 삐치고 추천 안 해주면 속상해 하는... 그런 사람을 옆에서 한 명 보고 있거든요. 대개 이런 분들은 지성과 감성을 겸비하고 정신의 성을 쌓지 않고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부류입니다. 호기심도 많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도 많아 빈둥거리는 걸 체질적으로 못 견뎌하는, 태생적으로 자유분방한 기질의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안 그런 척 해도 다정이 병이라 정을 주어야하고 그만큼 받아야하는 사람입니다.


다섯, 바람구두님을 그리고 바람구두님의 서재를 찾는 마지막(이게 제일 중요!) 이유는요,

바람구두님은 은밀한 탐미주의자, 로맨티스트이기 때문입니다. 제 서재에 바람구두님이 처음으로 댓글을 주신 게 언제냐면, 2004년 4월 12일 <야간비행>의 리뷰 아래입니다. 그러고 보니 딱 3년 전이네요. 댓글 뒤에 남긴 특유의 웃음소리 아시죠? “흐흐!” 이 웃음소리에 바로 감염되어 지금껏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해문화 편집장일에 탐학에 워낙에 바쁘신지라 자주 오시진 않는 것 같았지만 한 번씩 남겨주시는 속삭인 댓글에 반하게 된답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기억나는 건, 작년 제 생일알림 페이퍼의 댓글에 ‘아미(蛾眉)로군요!’, 얼마 전 뒷모습 사진 아래는 ‘뒷모습만으로도... (중략) 몸매가 참 아름다우십니다.'  이렇게 속삭이시니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냐구요! (공개했다고 삐치지 마시어요.^^ 뻬빠를 솔직히 쓰기 위해 어쩔 수가 없답니다)  가끔은 장난끼 가득한 페이퍼와 "흐흐" 하는 웃음소리로 긴장을 풀어주는 넉넉함이 좋아요.^^ 참, 최근에 어느 사진에서 청바지단 아래로 나온 님의 발을 보고 깜딱 놀랐습니다. 무척 곱상이던 걸요. 옛날로 치면 선비가문의 자제 같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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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14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제가 바람구두님을 더 많이 알게 된 듯한 느낌이예요. 매력으로 똘똘 뭉친? 흐흐

마늘빵 2007-04-1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바람구두님도 저런 멘트를 속닥거린단 말여요? 흐흐(따라하기).

향기로운 2007-04-14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러셨군요.. 이런.. 흐흐흐흐(나도..따라하기)^^;

마노아 2007-04-1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바람구두님이 멋진 이유가 백만 개 쯤 더 늘어나는 페이퍼였어요^^

가을산 2007-04-15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 저도 바람구두님의 흐흐를 따라서 흐흐거리게 되었어요.

프레이야 2007-04-15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가을산님 추천 한 방 해 주시어요^^ (떼쟁이 할랍니다)

부리 2007-04-15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이 무슨과 나오신지 모르시는군요 모 대학 박학과를 나오셨죠. 좋아하는 음식은 다식...안웃겼나요?

프레이야 2007-04-16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추천 한 방 해주셔야쥐요! ^^
박학과! ㅎㅎ 그리고 다식을 좋아하시는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