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평점 :
표지를 보고 느낀 것은, 김혜자 의외로 예쁘구나였다. 평소 김혜자란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드라마나 찍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었는데, 의외였다.
사실 이 책을 살 생각은 없었다. 비싸기도 하고, 뭐 대단한 내용이 있을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충동적으로 사들고 들어와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난 아프리카가 왜 그렇게 어려운가 생각했었다. 나라도 넓고 자원도 풍부하고 먹을 것도 많이 나는 나라가 왜 맨날 TV에서 나올때면 쾡한 모습들로만 나올까, 왜 그렇게 가난할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전쟁때문이라는 것을.
김혜자가 본 그 수많은 아이들, 여성들, 그 처참했던 상황들. 김혜자한테 나를 데려가 달라고 했던 그 청년의 이야기. 불쌍해, 가여워,라기 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 그들보다 더 나은 환경에 있으면서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고 살았던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사실 보면서 눈물은 전혀 흘리지 않았다. 단지 밥을 먹어치우듯이 그냥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나서 그 이전부터 있어왔던 아프리카에 한번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에서 더 나아가 그 아이들, 그 사람들, 그 영혼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안에 품게 되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이 아니다. 반드시 그 아프리카에 가서, 그 아이들을 그 사람들을 이 팔로 안아주고 싶다.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희망을.
한 사람의 힘은 얼마나 미약한가. 하지만 그 한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큰 결과를 불러오는가.
단순히 이 책이 잘 팔리는 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마음에 그 마음들을 심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것이 단순히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행동까지 일으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그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