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 vs 나쁜남자
죠슈아 지음 / 뫼비우스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시작은 좋았다. 뭔가 있을 것 같았다. 철부지 동생놈 때문에 라스베가스에까지 온 한성질하는 여주인공, 그리고 거기에서 만난 의문모를 징그러울 정도로 잘생긴 남자. 그리고 또 한명의 남자, 여주인공의 죽은 남동생을 닮은 외모에 땅파고 또 파고 완전히 관에 드러누운 남자. 이렇게 둘. 아마도 착한 남자는 후자이겠고 나쁜 남자는 전자일 거라 생각한다. 어쨋든, 책방에서 이 초반부를 보고 완전히 뿅가서 당장에 빌렸다. 여간해서는 버스안에서 책을 안보는데 정신없이 차안에서도 읽고 집에와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좋다. 재밌다... 그런데 이상하다. 주인공들의 성격이 변한다. 그래도 땅파는 남자는 원래부터 우울한 놈이었고 나중에는 극을 달리지만 그것은 그래도 괜찮다. 그런데 문제는 나머지 두 주인공들이다. 나쁜 남자처럼 나왔던 남주인공은 어느새 이해심 많은 남자가 되어버렸다. 반했다는 이유 하나로 몇억을 떡 하니 책임져주고, 흥정 대상이었던 여자의 첫날밤도 그냥 지 발로 걷어차버린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착한 남자가 되어 버린다. 게다가 여주인공, 처음 나올때는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척, 독한 척 하더니 나중에 보니까 푼수였다. 아방했다. 크아. 충격이었다. 제발 처음의 이미지로 가지 그랬냐.. 하긴 그 성격들로 갔으면 끝 보기 정말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쉽다. 로맨스를 보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시작은 좋다. 뭔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나중 가보면 허무하다. 너무 쉽게 풀려버리고 너무 쉽게 넘어가 버린다. 으아. 허무하다.

쓰고 나니 악평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꽤 재밌는 소설이다. 다만 주인공 성격이 변해서 문제지... 언젠가 판타지에 심취해있었을 때 아주 유명한 소설을 쓴 사람의 소설쓰는 강의를 본 적이  있었다. 거기에 이런 말이 있었다. 독자는 주인공 성격이 변할 때 증오를 느낀다. 고 말이다. 바로 이걸까. 증오까지는 아니지만 허탈함을 느낀다. 내가 느꼈던 이미지 돌려주오~~~ 이러고 싶은 기분이다.

그래도 재밌는 소설이긴 하니, 사려고 맘 먹었다가 허걱스 하고 놀래지는 말길. 이런 것도 저런 것도 다 취향 탓인 것이다.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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