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어제 나는 ‘정외인의 밤’에 갔다. 졸업한지 꽤 되어서 경험을 공유한 사람(후배)이 적을 것 같아 망설이기도 했다. 가보니 99학번 동기들과 동갑내기 친구A가 있어 한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셨다. A가 과거를 회고하며 나에 대해 평가하기를 “넌 너무 진지해” “좀 4차원이다.” 이런 말을 한다. 물론 우스개 소리로 하는 것이다. 평소 이러한 평가를 받아 오기도 했지만 익숙해지진 않는다. 이러한 규정엔 ‘정상성’에서 벗어난 사람이란 이야기가 숨어있기도 하니까...
생각해보면 이러한 규정을 받을 때 나의 반응은 대체로 방어적이 되는 것 같다. “나 또한 정상적인 면이 있어...”라는 식으로 말한다. 여러 가지 논리로 나의 정상적인 면들을 강조하곤 하는데... 어제는 그게 좀 역효과가 난 것 같다.
어저께 내 이야기는 대체로
“나도 다른 사람과 말이 잘 안 통한다는 것은 느끼고 있어. 그런데 예전에는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내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러한 모습을 알고 있거든. ‘자기가 잘 소통하지 못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 아니니?”
이랬다.
음... 근데 분위기 좀 이상... 거의 모든 사람이 가벼운 술자리에서 이런식으론 이야기하지 않으니까...ㅎ~ 4차원이 아님을 주장하는 말 자체가 4차원스러운/4차원임을 확증하는 그러한 말이 돼버린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