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세트 - 전5권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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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해리포터>를 처음 읽었을 때가 기억난다. 그때 나는 중학생이 갓 되었을 때였는데, 사촌언니 집에 놀러갔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그 책을 읽고 '아, 재밌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고, 그때까지만해도 가벼운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이 책이 그렇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하지만 차츰 <해리포터> 시리즈를 알게 될수록, 점점 주인공 3인방에 애정을 주게 되면서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사보는 나름 착실한 독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최초로 실망을 안겨 준 것이 바로 제 5편 <불사조 기사단>이었다. 

 그전까지는 볼드모어와 해리의 대결구도 역시 흥미진진했고, 마법학교라는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도 즐거웠다. 중간중간 너무 허무하다 싶었던 해결들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무난하게 잘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사조 기사단부터는 어딘가 모르게 초기의 매력을 많이 잃어버린 모습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이 혹시 있을지 몰라 자세히는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도대체 뭐하자는 건가? 너무 간단하게, 이때까지 정말 X고생 하면서 버텨낸 것치고는 너무 허무하게 끝나지 않은가? 게다가 갈수록 사회비판적인 면이나 해리의 성장담 같은 여러 가지 것들을 한꺼번에 섞으려고 하니 이도저도 안되는 모양새다.

 그 후로 나온 책들도 한 번씩 훑어보기만 했는데, 신기하게도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 분명히 읽었는데도 말이다. 3편까지 꽤나 좋아하면서 마법 교과서도 구입했던 나로서는 놀라운 변화다. 확실히 <불사조 기사단>을 기점으로 해리 포터 인기가 한풀 꺾인 것은 많은 독자들이 나같이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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