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지음 / 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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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던 <버블 패밀리>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국제다큐영화제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대상까지 받았다는 이 영화를 다음에 꼭 봐야지 하고 '찜' 해뒀더랬죠. 그런데 볼 기회를 한 번 놓치니까 좀처럼 봐지지가 않더라고요.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던 어느 날 <버블 패밀리>의 내용을 가지고 에세이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은 영화와 달리 짬짬이, 여러 날에 걸쳐서 소화할 수 있는 장르라서 다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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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읽는데 정말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중산층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부모님께서도 자부하셨던 것처럼 그저 평범한 중산층은 아니었고 누가 봐도 상류층에 가까운 입지라고 보여졌습니다. 일단 저는 90년대 초반에 600만원짜리 쇼파와 500만원짜리 식탁을 턱턱 살 정도의 재력을 가진 지인을 만난 적이 없거든요ㅎㅎ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지금은 도대체 얼마짜리일지... 적어도 0이 하나 더 붙는 가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에 아버님께서 어머님께 한 달 생활비로만 1000만원을 넘게 갖다주셨다고 하니, 누가 봐도 완전한 사장님/사모님의 삶이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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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이 영리하게 배치되어서 쭉쭉 읽힙니다. 우리 집이 망했다 - 우리 집은 이렇게 잘 살았었다 - 우리집이 어떻게 이렇게 잘 살게 되었는가? - 우리 집이 왜 이렇게 망하게 되었는가? - 그래서 현재 우리 집은 어떻게 되었는가? 로 이어지는 흐름이 독자의 집중력을 놓치지 않아요. 독자가 궁금하다 싶은 부분이 바로바로 설명되거든요. 사실 이렇게까지 부유한 가정이라면 IMF라는 위기가 있었어도 극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크게 걸어서 크게 망하신 케이스더라고요ㅠ 성공했으면 그야말로 대박이 났겠지만, 그렇지 못하신 거죠. 집안이 망한 이후에 겪어야 했던 그 모든 가난의 경험이 너무 생생해서 좀 놀랐습니다. 자신의 수치심을 세상에 공개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이걸 '한국인의 부동산 재테크 연대기'로 볼지, 아니면 '불화했던 가족과의 화해 연대기'로 볼지, 혹은 둘 다로 볼지는 독자의 몫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아무래도 전자가 아닌가 싶었는데, 갈수록 이 이야기는 결국 마민지 감독/작가님이 자신의 부모님을 한 명의 타인으로서 이해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특히 경제적 무책임함으로 너무나 미워했던 아빠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연민하면서도 적정한 거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어쩐지 애틋하면서도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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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족, 특히 손윗가족은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잘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고, 아빠는 언제까지나 아빠고... 그러다보면 이 사람이 나에게 어떤 역할인지가 중요하지, 어느 여정을 거쳐서 지금 여기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잖아요. 저만 해도 그렇거든요.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을 읽으면서 우리 부모님의 인생은 어땠을까, 새삼 궁금해졌습니다. 다이내믹 코리아의 격동기를 거쳐오시면서 얼마나 많은 사연을 품고 계실까요! 이렇게 꼼꼼하고 세세하게 들여다본다면, 저도 제 부모님을 좀 더 사랑하고 연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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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개인적인 가족 이야기가 가장 보편적인 역사가 되는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추천합니다. 여느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시킨 마민지 감독/작가님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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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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