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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사 1 - 송수한 대본집
송수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평점 :
<대행사> 대본집이 나왔습니다! 만세! 제가 사방팔방 영업해가며 열심히 봤던 드라마라 대본집 나온다는 게 너무 기뻐요. 주인공인 고아인 역의 이보영 배우님도 멋졌고,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다 매력적이었던 드라마였죠. 무엇보다 대본이 정말 맘에 들었거든요. 회사에서 정말로 '일'로 싸우고 '직책'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는 게 약간 속이 시원하기까지 했어요. 러브라인 없는 드라마! 남주 없는 드라마! 그런데도 흥행한 드라마! 최고!
저는 드라마 보기전에 시놉시스나 등장인물 소개 같은 건 찾아보지 않는 편인데, 드라마로 표현되지 못한 설명은 빚 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아무리 기깔 나게 등장인물 소개를 써 놔도, 드라마 내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그래서 드라마를 다 보고 난 이후에, 드라마가 만족스러우면 그때서야 찬찬히 다른 정보도 찾아보는 편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대행사>는 등장인물 설명을 읽을 때 내적으로 감동의 눈물을 좔좔 흘리면서 봤습니다ㅠㅠㅠ 예를 들어 재벌 회장으로 나오는 3분 중 2분은 딸내미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인데, 그 표현방식이 좀 다르거든요? 그게 드라마 볼 때도 느껴졌는데 등장인물 소개에서 더 깔끔하고 명료한 문장으로 설명되어 있으니까 더 와닿는 게 있더라고요.
이 드라마는 사실 가진 건 아무것도 없는, 오직 능력뿐인 고아인이 정상까지 달려가는 내용이라, 보다보면 정말 고아인 같은 상사 밑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그리고 제가 작가님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지점 중 하나가, 드라마로서 다음 화가 너무나 궁금해지게 글을 쓰신다는 거예요! 당연히 주인공이니까 고아인이 위기를 넘기겠지! 그런데 도대체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 싶습니다. 극 중 등장하는 광고의 퀄리티는 조금 아쉬운 게 있는데 (어쩔 수 없죠. 이건 찐 광고가 아니라 드라마 컨셉이니까요) 광고 아이디어 자체는 넘 멋져요. 메인 줄거리인 '우원그룹' 관련한 광고는 물개박수 치면서 봤다지요.
대본집 1권에서는 1부~8부까지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원그룹 광고 관련해서 어떻게 고아인이 위기를 돌파했는지는 나오지 않아요. 만약 드라마를 안 보고 대본집을 먼저 보시는 분들이라면 (저도 이런 적이 꽤 있어서.. 은근 수요가 있습니다) 뒷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당장 2권을 구매하시지 않을까 싶어요ㅋㅋㅋ 드라마 내용 자체가 직장생활 내의 암투 위주이다 보니, 사극의 현대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궁중암투물이 현대로 오면 이런 모습이겠거니~ 하면서 봤다니까요! 온갖 권모술수와 계략이 판치는 곳에서... 여자 주인공 혼자 능력으로 다 헤쳐가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짜릿합니다요.
각 부의 제목과 (아마도 작가님이 뽑았을?) 중요 포인트 대사들이 하나씩 적혀있는 부록도 함께 왔는데, 개인적으로 소제목 모아보는 걸 좋아해서 이것도 넘 좋았어요! 하나뿐이라 앞뒤를 동시에 펼쳐서 디피해둘 수 없다는 게 쬐끔 아쉬운 정도..? 전 8부 소제목 [준비된 악당은 속도가 다르다] 이거 넘 맘에 들어요. 좌우명으로 삼을까 봐요ㅋㅋㅋ
이래저래 퀄리티가 넘 맘에 들게 뽑혀서, 영원히 소장하면서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씹고 뜯고 맛보기에 넘 좋습니다! 얼른 2권도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