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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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처음엔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라는 제목만 보고서 페미니즘 책이 아닐까 생각했더랍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미스터리'라는 게 아니겠어요? 게다가 배경은 세계2차대전 전후에서 간신히 회복되고 있는 영국 런던 배경! 아직은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이 매우 한정적이던 시절, 용감무쌍하게 결혼상담소를 차린 그웬과 아이리스, 2명의 여성이 어쩌다보니(?) 탐정 노릇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미스터리 자체도 괜찮았지만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이 매력 넘쳐서 또 만나고 싶어져요!


 그웬과 아이리스는 상당히 다른 인생 여정을 살아온 이들입니다. 그웬은 상류층에서 곱게 자라 선의와 매너와 교양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입니다. 다만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정신을 놓아 버려서 6살배기 아들의 양육권을 시부모에게 빼앗기고 정신병원에 강제로 수감된 아픔이 있어요. 아이리스는 반대로 온갖 바닥을 헤쳐온 똑똑한 여성으로, 그 시절 케임브릿지 출신인데다 아주 비밀스럽고 대단한 연줄을 꽤나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러 개의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고, 지금도 여전히 조국이 가끔 SOS를 치기도 해요. 하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결국 현장에서 물러나 그웬과 함께 결혼상담소를 차리게 됩니다.


 둘은 사람을 파악하는 데 탁월한 눈을 가졌어요. 아이리스가 사람을 믿지 못해 모든 것을 의심하고 조사하고 확인하면서 상대를 파악한다면, 그웬은 반대로 조용하고 흔들림없는 직관과 믿음으로 상대를 꿰뚫어봅니다. 하나는 위에서부터, 하나는 아래에서부터 본다고나 할까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시각을 가졌음에도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한 커플이 같다는 건 재밌는 일입니다. 바로 그 지점 때문에 아이리스가 그웬에게 동업을 제안한 거지만요. 초반에 둘이서 서로에게 얘기하지 않고 추천해줄 상대를 3순위, 2순위, 1순위로 책정하는 장면이 그래서 정말 재밌었어요. 서로 다른 이유로, 그러나 같은 사람을 추천하는 그 과정이 그웬과 아이리스가 얼마나 잘 맞는 파트너인지 느끼게 해 주거든요.


 미스터리인 만큼, 사건에 대해서는 스포하지 않을게요. 다만 안 그래도 매력적이던 두 주인공이 서로 덕분에 성장하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조연들도 하나같이 좋아요~. 저의 최애픽은 샐리입니다. 엄청난 덩치와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고양이처럼 소리내지 않고 걷고, 재능을 발휘해 열심히 희곡을 쓰면서 두 주인공의 멋진 조언자도 되어주는 사람! 그웬을 또 아이리스를 멋지게 위로하는 장면은 봐도봐도 너무 좋아요. 경찰이나 악당도 다음 시리즈에 등장할 것처럼 여지를 남기고 끝나는데, 책을 읽는 그 짧은 사이에 정이 들었는지 다음에 어떤 식으로 등장하게 될까 괜히 기대되고 그런 마음.. 요런 게 또 연작 시리즈를 읽는 재미 아니겠습니까?



 영국, 런던, 50년대, 시대극, 미스터리, 탐정, 여성들의 우정, 주인공의 성장 같은 키워드를 좋아하신다면 꽤 만족할 만한 작품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후속작이 두 편이나 나왔고 작가가 지금 시리즈 4번째 작품을 쓰고 있는 중이래요~ 다른 작품도 빨리 만나보고 싶네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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