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the Cat! 나의 첫 소설 쓰기 - 아이디어를 소설로 빚어내기 위한 15가지 법칙
제시카 브로디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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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만든 이야기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이건 창작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도 아주 명확하게 보이는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 법칙을 규정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규칙을 받아들이는 감각도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작법에 대한 책을 읽는 게 아주 재미있습니다. 꼭 창작자가 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어떤 장르의 소비자잖아요~ 내가 소비자로서 발견한 어떤 법칙들을 어떤 창작자가 다른 이름을 붙이고 접근하는 걸 바라보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에를 들면 이런 겁니다. '중간점'이라는 개념 같은 거요. 중간까지 모든 게 다 잘 되고 있다면, 갑자기 상황은 악화됩니다. 반대로 중간까지 모든 게 계속 나빠지기만 한다면, 그 다음 순간에는 좋아지게 마련이죠. 이건 기승전결과는 다른, 이야기의 리듬 같은 거예요. 관객/독자/시청자들의 예상을 깨뜨리는 작은 반전을 주는 거죠. 처음 예상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는 사실 재미없잖아요. 어? 도대체 일이 어떻게 되는 거야? 으악! 안돼! 주인공이 행복해져야 되는데! 하면서 쫄리는 맛이 있어줘야 집중력을 유지하고 끝까지 볼 수 있어요.


 이 책은 그런 법칙들이 꼼꼼하게 분석된 책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성공한) 이야기는 이 법칙에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이게 이야기를 너무 뻔하게 만드는 걸까봐 걱정하는 창작자도 있다고 하던데, 작가는 이 법칙들을 '재료'에다 비유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밀가루 몇그램, 계란 몇개, 설탕 얼마, 토마토 몇 개 뭐 이 정도의 재료를 가지고도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무궁무진하잖아요? 저는 읽으면서 '레고'를 떠올렸어요. 그냥 작은 몇 가지 모양의 블럭일 뿐이지만 완성품은 수천수십만 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요.


 아마도 소설을 쓰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이 책을 많이 집으실 것 같은데, 반대로 저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엄청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특히 내가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조각조각 잘라서 이 법칙의 어디에 해당하는지 분석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과 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연극 <마우스피스>를 봤어요. 이 세 작품이 전혀 닮은 구석이 없는 제각각의 장르인데도 이 책에서 제시한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더라고요. 작법이 눈에 들어오니까 작품이 더 잘 보여서 재밌었어요!


 아무래도 법칙에 대해 쓰다보니 여러 가지 소설의 반전이나 결말 부분에 대한 스포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각 장의 앞부분마다 친절하게 해당 장에서 어떤 작품에 대해 스포일러가 있는지 알려주는 구성이 맘에 들어요. 법칙에 대해 얘기하고 나서, 그 법칙이 잘 지켜지는지 보려면 어떤 식이어야 하는지 체크리스트를 제공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창작자라면 자신의 이야기가 그 체크리스트를 만족하는지 점검할 수 있고, 소비자라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그 체크리스트를 어떤 식으로 만족하는지 보기가 쉬울 것 같아요. 


 세상에 이렇게나 다른 이야기들이 가득 차 있는데, 사실 그 모든 이야기들에는 궤를 같이하는 하나의 큰 틀이 있다는 게, 여전히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법칙을 빨리 녹여내서, 더 완성도 있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으면 좋겠어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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