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버드
밥 스택 지음, 이정아 옮김 / 우리동네책공장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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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후기입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자신이 느낀 바를 정확히 표현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마음은 문장으로만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기도 하고, 어떤 마음은 이미지로만 전달할 수 있는가 하면, 어떤 마음은 몸짓이나 행위로만 표현할 수 있기도 해요. 각각의 마음이 꼭 맞는 방법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면서도 멋지죠. 그래서 예술이 점점 더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나봐요.


 <블루버드>는 일러스트로만 이루어진 동화책으로, 언어보다는 이미지로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물론 스토리 흐름이라는 게 있으니, 독자들이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같은 장면을 보면서도 모든 독자들이 주인공에게 자기만의 목소리를 불어넣게 될 겁니다.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원치 않게 혼자였던 순간이 있었을 테니까요. 온통 흑백인 세상에 교실에서, 길에서, 거리에서 혼자인 주인공에게 나를 투영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흑백인 세상에 어느 날 갑자기 파랑새가 나타나요. 그 파랑새는 이상하게도 '나'를 자꾸 따라다닙니다. 그게 참 기분이 좋다가도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숨어서 정말 파랑새가 '나'를 따라오는 게 맞는지 확인해요. 파랑새가 없어지자 자기도 모르게 실망하고, 다시 나타나자 괜시리 행복해집니다. 이 파랑새는 정말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죠? 저는 '누군가가 보내는 작은 관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SNS에 찍히는 좋아요 한 번일 수도 있고, 친구의 대단하다는 칭찬 한 마디일 수도 있고, 아님 그냥 지나가던 낯선 어른의 다정한 배려일 수도 있는... 그런 작은 날갯짓 하나가 우리를 얼마나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는지!


 하지만 행복도 잠시, '나'는 무서운 곳에 잘못 들어가 곤경에 빠지고 그 와중에 파랑새는 그만 다쳐서 죽어버리고 말아요. 그리고 '나'는 그것을 하염없이 슬퍼하고요. 하지만 그 파랑새가 떠났다고 해서 상실만이 남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자리에는 노랑, 빨강, 하양, 갈색 등 온갖 형형색색의 새가 날아들고 그 덕에 '나'는 하늘로 두둥실 떠오를 수 있게 돼요. 그리고 하늘로 떠오른 '나'의 손을 떠난 파랑새는 다시 생명을 얻어 돌아오고요. 이 부분이 얼마나 아름답고 시적인 일러스트로 가득 차 있는지 정말 감탄에 감탄이 나와요. 혼자였던 '나'를 위로하고 성장시키고 지켜줬던 그 모든 존재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가득 느껴진달까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동화입니다. 괜히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모든 어른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작은 아이였던 때를, 혼자였던 순간을 기억한다면 세상이 더 풍요롭게 다정하고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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