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 -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
패티 맥코드 지음, 허란.추가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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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행복경영'에 관한 책을 읽고 관심이 생겨서 관련 서적을 찾아보다 보게 되었는데, 기존에 읽었던 책들과는 방향성이 많이 달랐어요. 좀 신기했습니다. 분명 행복경영에 관한 책들에서 넷플릭스 사례가 꽤나 자주 언급되곤 했는데, 정작 넷플릭스 출신이 말하는 기업문화는 직원을 행복하게 하자는 게 아니라는 점이요. 궁극적으로 보자면 '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직원을 믿어주는 회사'라는 게 더 적절한 표현 같아요.


 사실 처음에 원칙을 말할 때는 기존의 기업경영과 뭐가 다른지 확 와닿지 않았는데, 구체적인 예시를 드니까 바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인재를 대우하라> 같은 명제를 보면, 기존의 다른 회사들도 다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요즘 같은 시대에 인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기업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어떻게 하는 게 대우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좀 달라요. 보통은 아주 연봉과 보너스와 스톡옵션을 다른 기업에 비해 두둑하게 챙겨주고, 일할 떄의 복지를 챙겨주는 방식으로 생각하는데 정작 넷플릭스는 그런 식으로는 인재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돈이나 복지도 물론 어느 정도 갖춰야겠지만, 그보다는 함께 일하고 싶은 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전체적으로 '고성과자'를 걸러내는 게 넷플릭스 경영의 핵심이라고 느껴졌어요.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일에서 두 사람 세 사람이 할 일을 혼자서 해내는 한 사람을 찾는다는 느낌? 따라서 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거죠. 그래서 때로는 읽으면서 '이런 문화라면 기업은 물론 고속성장을 하겠지만, 고성과자가 아닌 보통의 직원들은 따라잡기가 힘들겠는데..?' 하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실제로 책 속에서도 기업이 커감에 따라 기존 직원들을 대거 해고하거나 물갈이 해야만 했다는 내용이 나오기도 하고요. 직원들의 애사심을 고양시키는 방향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이별이 잦고 빠른 만큼 <멋지게 이별하라>는 메시지가 더 선명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다보면, 어제 회사에 크게 기여했던 직원도 오늘은 회사와 안 맞게 되는 일이 꽤나 자주 벌어지나봐요. 그럴 때 과감하게 서로 헤어지는 게 필요한데 (이 부분은 해고를 좋은 말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넷플릭스는 직원들에게 다른 회사 면접을 볼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만큼 직원이 먼저 회사를 등지는 일도 꽤 벌어지겠죠?) 헤어질 때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거예요. 회사를 떠나는 사원에게 인격적으로 모독을 주는 건 당연히 불필요하고, 떠나는 그 직원과 더 맞는 다른 회사나 자리를 찾아주는 노력도 때로는 보여주며, 끝까지 예의를 갖추라는 것. 해고당하는 입장에서 상처가 되지 않는 게 가능한가 싶었는데, 저자가 정말로 회사를 떠난 사람들과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읽다보면 고성과자에 대한 강한 열망이 느껴지는 게, 정말 미국적인 문화구나 싶어요. 이 책에서 말하는 '기업'이란 곳은 평생 직장이 아니라 모두의 징검다리라는 느낌이었어요. 더 멋진 커리어를 쌓기 위해 중간에 다녀가는 곳? 이 곳 출신이라는 게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문화라는 건, 바꿔 말하면 모두가 이 곳을 떠날 것을 어느 정도 가정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잖아요. 요즘 같은 경쟁이 극심한 환경에서는 이게 현실적인 태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령 CEO라고 해도, 그 기업에 뼈를 묻고 평생을 함께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도 적용하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이 꽤 있었어요. '어떤 직급의 어떤 사원이라도 우리 회사가 6개월 내에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5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개인적으로 적용해보면, 누구한테 질문을 받아도 앞으로 내가 6개월 동안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일 5가지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죠. 기업 경영인이 아니라 개인이라면, 이런 식으로 책에 나오는 원칙들을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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