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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의 결정적 뉘앙스들 ㅣ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0년 9월
평점 :
대한민국에서 나고자라 영어를 공부한 지 대략 10년이 넘어가다 보면, 아무리 영어를 못한다고 해도 단어나 독해는 어느 정도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주입식으로 달달 외운 탓인지 비슷비슷해 보이는 단어들이 참 헷갈려요. 국어도 마찬가지고, 모든 언어가 그렇겠지만, 영어에도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뉘앙스를 가진 말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비영어권에서 캐치하기가 참 힘들더라고요. 영화나 드라마, 각종 컨텐츠를 보면서 그냥 '감'으로 때려맞출 수밖에 없죠. 그런 고민을 요즘 하고 있었던지라 이 책이 참 반가웠습니다. 제목부터 맘에 쏙 들어요ㅎㅎ

중요도와 격식에 따라 1~4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는 특히 섬세하게 단어를 구분해야 하는 챕터 1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사실 중고등학교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로 어려운 고급 단어도 없거든요. 보면 다 아는 것들인데 미묘하게 어감이 차이가 나는 부분을 짚어줘서 좋았어요. 예를 들자면 Belive와 Trust는 둘 다 '믿다'라는 뜻이 있는데, 각각 어떨 때 쓸 수 있을까? 신을 믿는다고 할 때는 둘 중에 어떤 걸 써야 할까? 하는 거요.
위에 크게 써져 있는 제목을 보고 본문을 보기 전에 잠깐 한 10초 정도 멈춰서 짐작해보면 더 재밌더라고요. 콕 짚어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내가 미묘하게 차이를 느끼고 있던 단어들도 있었습니다. 워낙에 달달 외워놔서 용례가 입에 붙어버린 단어가 있잖아요. 'TV를 보다'고 할 때 자연스럽게 see 대신 watch를 쓰지만, 왜 그런지 설명할 수는 없었죠. 근데 그 이유를 설명해주니까 명확해져서 한결 더 쉽게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각 장마다 오른쪽 위를 보시면 QR코드가 있어서, 해당 장에 나오는 단어와 예문들이 어떻게 발음되는지 들어볼 수 있어요!
챕터 2~4는 헷갈리는 유의어인 만큼, 각 페이지마다 헷갈리는 상황에서는 이 단어부터 먼저 써라! 하고 아예 큼직하게 표시해줘서 좋았습니다. 뉘앙스를 캐치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서 따라잡기 힘들 때가 많잖아요. 은근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뒷쪽에 인덱스도 있어서 책에 나오는 단어를 찾기 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냥 심심할 때 사전 뒤져보듯이 or 그냥 잡지에 실린 꼭지 기사 읽듯이 내키는 대로 하루에 몇 장씩 꾸준히 읽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이 책을 펼쳐보면서 내심 있겠거니~ 하고 기대했던 단어가 있는데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제가 마침 딱 궁금해하고 있던 단어였거든요. '의심하다'는 뜻의 doubt와 suspect의 차이! 왜 드라마에서 용의자를 의심하면서 doubt라고는 안 할까 궁금했거든요. 아마 생각만큼 자주 쓰이는 단어가 아니라서 책에는 빠졌나봐요. 결국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doubt는 ~하지 않을 거라고 의심하는 거고, suspect는 ~했을 거라고 의심하는 거래요. 보통 드라마에서는 범죄를 했을 거라고 의심하기 때문에 suspect가 되는 거죠! 이건 책이랑은 전혀 상관없지만 혹시 저랑 비슷한 의문을 가지신 분이 계실까봐 달아둡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