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주먹으로 소녀 입술을 닦아주었다.
소녀는 소년의 냄새를 맡았다. 소녀는 자신이 입고 있는소년의 옷 냄새도 맡았다.
소년은 신고 있던 고무신을 벗었다.
소년은 무릎을 꿇고 앉아 소녀의 짓무른 발을 잡았다. 그런 다음 소녀 발바닥에 묻은 재를 정성스레 털고 신을 곱게신겨주었다.
소년이 올려다보며 웃었다.
"우리, 산 너머에 갈까?"
소녀는 살기를 게우며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송곳니를 드러낸 채 소년을 보기만 했다.
"자."
소년은 소녀에게 등을 보였다.
소녀가 업혔다.
소년은 소녀를 업고 불가로 걸어갔다.
소녀는 소년 등에 아기처럼 볼을 댄 채 잠잠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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