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 김병만 달인정신
김병만 지음 / 실크로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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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병만은 거짓말쟁이다.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달인> 코너를 해오는 내내 아무렇지 않은 척, 위험하지 않은 척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위험을 관객만 모르게 한 경험담이 책속에도 실려 있다. 그러지 않으면 관객이 긴장을 하느라 웃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 저 제목도 그런 의미의 거짓말일 거다. 꿈이 있은들 지치지 않을 리가, 않았을 리가 없다.
옥상 난간에 서고 수면제를 모았던 그 때 이미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지쳤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니라고 하는 제목부터가, 이 사람은 희극인이고 싶은 거다. 이 책의 독자들이 여전히 자신을 보고 웃을 수 있도록 상당 부분을 감추고 시종일관 무덤덤하게 진술(?)한다. 딱 희망을 줄 만큼의 역경만 고백한다.  

구성은 산만해서 전체 목차만 놓고 봐도 동어반복에^^; 떠오르는대로 이런 저런 옛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어 중간까지는 나도 그저 무덤덤하게 읽었다.  

그러나 달인의 개그가 은근하고 소소하듯 이 책도 그렇다. 은근하게 소소하게 쌓여간 그에 대한 정보들이 뒤로 갈 수록 힘을 발휘한다. 그런 와중에 그가 했던 개그들이 살짝 소개되면, 그야말로 빵 터진다. 마치 오디션 프로에서 참가자의 사연을 보여주고 그의 음악을 들었을 때 120% 공감하는 것처럼, 마음으로 그를 응원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게 된다. 

이것은 인간 김병만이 힘든 사람에게 보내는 담담한 격려다. 나 역시 힘든 마음으로 이 책을 집었고 드넓은 행간에 욕이 목구멍까지 나올 뻔했고 중간까진 그닥 재미를 못느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는 역시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쉽게 읽히지만 읽어볼만한 어느 거북이의 미련한 인내기. 망설이고 있다면 읽어보시길... 
미련한 거북이는 아무래도 역경 극복의 달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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