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폴 오스터 지음, 김경식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스모크란 영화를 두번 봤다. 한번은 극장에서, 중간에 왕창 졸고, 두번째는 TV에서 봤다. 그때마다의 내 느낌은 잔잔하게 피어오르는 갈색 연기, 그것이었다.

이 책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스모크의 시나리오다. 모태가 된 짧은 이야기부터 제작과정 비화, 배우들의 비망록에, 스모크 속편격인 영화 시나리오까지 수록되어 마치 '스모크 선물세트'같다.

원래 나는 아저씨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글에서만큼은 오기와 폴에게 푹 빠져버렸다. 코너의 담배가게 주인과 소설가, 소시민의 전형과 지식인의 전형같은 두 인물이 인생의 오묘함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경탄스럽다.

그 잔잔한 위트와 인생의 관조에 마음이 촉촉해지는 소설이다. 행복이란 멀리 있는게 아니고 곁에 있다는 말이 와닿는 내용이며, 영화를 먼저 보아서인지(보지 않았어도 수록된 배우사진들로도 이미지는 충분히 어필된다) 또렷하게 떠오르는 주요인물들의 이미지가 재미를 배가시킨 것도 사실이다. 시나리오 형태지만 읽히기 위한 시나리오라는 느낌이 들만큼, 소설의 문체를 닮아있어서 술술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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