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대여점에서 몇번을 들었다 놨다 한 책입니다. 아마 순정만화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저와같은 경험을 하셨겠죠. 칙칙한 그림에 귀신 도깨비가 출몰하는 만화. 음산하거나 기괴할거라는 선입견을 갖게 만드니까요.어떤 잡지에 실린 서평을 읽고서야 겨우 안내키는 마음을 다잡고 빌려보았습니다. 1권이 좀 난해했지만(이 작품이 장편을 염두에 두지 않은 단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2권 3권 계속 손이 가는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야금야금 사 모으는 책이 되었지요.다양한 귀신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사는 도깨비들의 이야기는 얼핏 서구의 요정과도 같은 개념인 듯 여겨집니다. 각자의 세계에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즐겁게 오가며 담소도 나누고 은원을 갖기도 하고 술잔도 기울일 수 있는 관계. 그래서인지 귀신들의 해꼬지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또, 다행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영감이 무딘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또 이것들은 일본의 귀신들이거든요. 일본색이 짙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에 관한거죠. 그리고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한편한편의 이야기가 굉장히 복합적으로 엮여 있어서 후반부에 이를때까지도 '그래서 이 이야기는 어떻게 엮인거야?'라는 궁금증을 갖게 만듭니다. 탁월한 아이디어와 이야기전개법이 따뜻한 작가의 시선과 어우러져 읽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