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냐고  나도 몰라

그런 게 어딨냐고  이럴 수도 있지 뭐

왜 비틀거리냐고  배가 너무 고파

왜 굶고 있냐고  돈이 없으니까


아무리 걸어도 보이는 것이 없어

난 이렇게 배 고프고 더러운데

쉴 곳이 필요해 어디로 가야할까

도대체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딘거야 어딘거야 어딘거야 도대체 여긴

어딘거야 어딘거야 어딘거야 도대체 여긴

 

어디 사냐고  나도 몰라

그런 게 어딨냐고  여기 있지 뭐

잘 곳은 있냐고  물론 없지   

어떻게 할 거냐고  될 대로 되라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는 것이 없어   

난 이렇게 지치고 외로운데     

머물 곳이 필요해 어디로 가야할까

도대체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딘거야 어딘거야 어딘거야 도대체 여긴

어딘거야 어딘거야 어딘거야 도대체 여긴

 

 

작사,곡 오소영 


 

노래가 안 나오면 여기로  http://blog.naver.com/likeamike/150007225502     

 

 어제 선생님과 나눈 얘기들 중에 몇 가지가 계속 머리를 맴돈다. 현실과 환상의 구분, 경계, 혼동 혹은 아예 환상을 현실로 삼은 듯한 삶. 이를테면 너무나 약해서 한없이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어떤 사람들의 삶, 그리고 어찌어찌 상징이 되어버린 후에 가려지는 진실과 현실 같은 것들.

 복잡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결국엔 뭐가 현실이고 뭐가 환상인지도 모르겠다는 한숨으로 그 이야기는 끝맺을 수밖에 없었다. 삼십대를 살건 오십대를 살건, 살아가는 일은 다 그렇게 결론나지 않고 늘 헤매이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아주아주 또렷해 보이는 것들이 때로는 가장 불명확한 것이 되어 버린다. 극과 극이 통한다는 말처럼.

 세상 다 필요 없을 것 같은 허무함의 이면에 아교같은 집착이, 한 점 티없이 맑은 영혼의 이면에 너절한 세속의 욕망이 딱 붙어있다한들 사실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시간이 흘러가듯 사람도 흘러가고, 어차피 누구나 사람은 알 수 없는 신비하고 무섭고 또 아름다운 존재니까.

 2001년 마치 하나음악의 건재함을 증거하는 듯 독집 음반을 들고 나타난 오소영, 그녀의 노래들도 벌써 5년을 묵었다. 이따금 '바다'니 '뉴페이스'니 하는 컴필 음반을 감질나게 내놓았던 하나음악의 마지막 소식은, 작년 가을의 광명음악밸리 축제였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전 고찬용의 솔로 음반이 곧 나올 거란 소식을 반갑게 들었는데, 아직이다. 솔직히 그들과 열심, 몰두, 집중 이런 건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새로운 노래를 들려줄 준비를 하는 중이면 좋겠다. 정말 대체 그들, 모두 뭣들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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