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이소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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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지 친절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누드 사철 제본 방식이라 펼치기도 편하고 외형 또한 아름답다.

아트 컬렉팅에 대해 A부터 Z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너무 기초적인 것이라 차마 대놓고 물어보기 부끄러웠던 내용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대충은 알고 있지만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었던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 큐레이터와 도슨트의 역할 등을 본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설명해 주고 있어 나처럼 생초보에게는 너무나 고마웠다.  


책은 모두 네 개의 STEP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STEP는 아트 컬렉팅 입문하기로 아트 컬렉팅의 개념을 설명하고 어떤 장르를 사야 하는지 까지 세세히 설명하고 있다.

한 번도 그 가치를 생각해 보지 않았던 아트 포스터에 대한 내용이 새롭고 재미있다.

두 번 째는 나의 아트는 어디에, 미술 시장 파헤치기는 컬렉팅을 할 수 있는 미술 시장에 대한 이야기로 갤러리는 물론 경매를 통한 구입과 작가에게 직접 구매하는 방법과 컬렉터 간의 작품 거래까지 작은 것 하나 빠트리지 않고 설명하고 있다.

“6.000만 원 이하의 미술품에는 세금이 없고, 그 이상은 세금이 있다.”(살아있는 한국 작가의 미술품은 6.000만 원 이상이어도 세금이 없다.)(p199)를 읽으며 작가가 얼마나 세세히 알려주고 싶어하는 지 느껴졌다.


세 번째 STEP의 나의 취향을 파악하고 안목 기르기는 “일단 전시를 많이 보세요.보는 만큼 안목이 성장합니다.”(p263)라고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마지막 독보적이고 지속적인 아트 컬렉팅을 위하여에서는 구입한 작품의 보관 방법은 물론 문서에 대한 이야기와 만약 작품이 파손됐을 때의 대처 방법까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 다른 컬렉터들의 생생한 인터뷰와 당장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나 sns계정이라 꼭 아트 컬렉팅을 계획하고 있지 않는 독자라도 즐겁게 공유할 만하다.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방법을 알려 준다는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은 예술품을 소장하고 싶은 초보 아트 컬렉터를 위한 교과서 같은 책이다.

그렇다고 아트 컬렉팅을 할 계획이 없는 사람에게는 무용하냐면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그림을 잘 볼 줄 모르고 아트 컬렉팅을 할 계획 역시 없지만 아주 유용하고 재미나게 읽었다.


작가가 독자에게 하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책을 좋아하는 내가 좋은 작가의 좋은 소설을 만났을 때 아무 이득 없이 주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수다스러워지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아트 컬렉팅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지 매일 경험하는 컬렉터의 살아있는 언어를 읽으며 무언가와 사랑에 빠졌을 때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현상을 보는 것 같아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림을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진정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소장하게 된다. 이런 사람은 그저 모으는 사람과는 다르다.”  

            유홍준 엮음.<김광국의 석농화원>.놀와.2015

어디 그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겠는가?

세상 만물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당장 아트 컬렉터가 되지는 않겠지만 예술에 문외한인 나를 조금은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끌어 올려주어 감사하다.


+이 도서는 카시오페아 출판사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었습니다.

저에 주관적인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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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의 것들 ㅣ 이판사판
고이케 마리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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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을 좋아하지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일은 하나도 믿지 않는다.
그러면서 무슨 재미로 기담집을 읽는냐고 묻는다면 소설이라는 것 자체가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된 허구의 이야기니 기담이나 소설이 다를게 없지않냐고 말하고 싶다.

작가 “고이케 마리코”는 이형의 것들을 통해 처음 알게된 작가이다.
여러 장르로 꽤나 유명한 작가인 듯한데 이제야 인연이 닿았다.
기담이라는 게 무서워서 혼자있는 집에서는 도저히 읽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는가하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사연에 너무 마음이 아파 오는 이야기도 있다.
이형의 것들의 등장하는 인간이 아닌 이형의 것들은 각자의 사연이 마음을 무겁고 아프게 한다.

모두 6편의 기담은 엄마의 고독사 뒤 집을 정리하기 위해 고향을 들른 남자가 인적없는 농로에서 맞닥뜨린 정체 불명의 여자가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얼굴”을 시작으로 식스센스급 반전이 있는 “숲속의 집‘, 남편과 이혼 후 친척 집 근처에 머물며 이상한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후 듣게 되는 이야기인 “히카게 치과 의원”, 죽어서도 사랑을 못잊어 찾아오는 “조피의 장갑”, 책을 읽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 “산장기담”,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연 붉은 창에 비친 여인의 존재와 그 후 태어난 조카의 관계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붉은창”까지 순한 맛의 이형의 것들이다.

대부분의 그것들은 사람들을 괴롭히지도 않고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호소하지도 않는다.
그것들은 조용히 나타났다 조용히 사라지거나 조용히 머무른다.
그것들이 보이는 이들은 가까운 사람과 이별하거나 죽음으로 영영 이별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남겨져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인간과 그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 이형의 것들이 다른 듯 닮아있어 내세를 믿지않지만 그 사연들이 아프고 안타깝다.
톡 쏘는 매꼽한 맛의 기담은 아니지만 각자의 사연에서 사람 냄새가 나 더 좋았던 것 같다.
기담은 가을에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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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의 소설
정세랑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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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새책이 출간되자마자 구입해 바로 읽지않고 가까이두고 여러 번 펼쳐만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에 “아라의 소설”이 그랬다.
그래도 보름만에 완독했으니 정보라 작가님 책보다는 낫지 싶다.
(정보라 작가님 책 두 권은 아직도 펼쳐보기만 수없이 하고 있다. 도서관 대출을 멈추면 바로 읽을 수 있는데 이게 뭔 일인지……)

정세랑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은 건 “피프티피플”이었고 그 뒤 직가님의 소설은 거의 다 읽은 듯하다.
나에게 작가님은 순하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그 마음을 글로 남기는 분이다.
그가 쓰는 호러나 스릴러도 그럴 것 같은 분이다.
그래서 나는 작가님이 좋고 그의 글들이 좋다.

엽편소설(葉篇小說)의 뜻을 포털에서 찾아보니 [나무위키] 설명에 “나뭇잎 넓이 정도의 크기에 담아낼 수 있는 소설을 가리키는 말로, 단편소설보다도 짧은 소설을 말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장편이나 중편소설은 길이가 있다보니 전후 사정등의 긴 상황설명이 포함되기 마련이고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등장인물들을 통해 자세히 설명된다.
하지만 나뭇잎 넓이의 엽편소설은 짧아서 더 솔직하고 담백하고 길게 끌지않고 할말만 단도직입적으로 해 읽기가 편했다.

모두 19편의 소설과 두 편의 시가 수록된 책은 작가님이 어떤 사람인지 그의 글을 처음 읽어봐도 알아챌 수 있을 것이고 아마 그 느낌이 맞을 것이다.
‘아라의 우산’의 아라가 작가님가 가장 닮지 않았을까 한다.
“파인애플 가죽으로 만들어. 버섯 가죽이나……..그게 아니면 안 사.돈이 있어도 안 산다고.”(P181)
작가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소설집에는 소설 끝에 친절하게도 글을 쓴 계기를 따로 적어두고 있다.
“마스크”를 읽고는 코로나 팬더믹을 겪으며 쓴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2019년에 30년에서 50년 후의 뷰티 프로덕트를 상상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쓴 글이라는 데 지금 이 암울한 시대 마기꾼과 마해자라는 신조어를 예상하고 쓴 글처럼 느껴져 놀라웠다.

애서가고 독서가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소설 “현정”은 작가님의 서재를 잠깐 들여다 본 기분이라 가슴이 벌렁거렸다.
모르는 책 투성이라 급우울했다 도나 타드의 황금 방울새와 로알드 달의 마틸다를 보며 공통점을 찾은 것 같아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
아무래도 소설 속에 등장하는 책 몇 권은 찾아 읽을 것 같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에 모두 백점을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작가님의 글을 좋아하고 다음 책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다른 책들처럼 처음부터 차례차례 순서대로 한번에 읽었지만 아마도 오랫동안 가까이 두고 순서없이 읽을 것 같다.
겨울이 오면 따뜻힌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으며 “애인은 제주도 사람이다”를 읽을 것이며 그 글이 지역 명인이 만든 식초를 위한 소설이라는 데 다시 놀래며 샐러드에 감귤식초를 뿌려먹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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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달린다
이수연 지음, 밤코 그림 / 발견(키즈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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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을 갖게 된 순간부터
엄마는 천하무적이 된다.

그 이름의 무게가 힘들어 울고 싶기도 하지만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기쁨이 더 크기에 행복하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하지만 그 힘이 약해지고
점점 필요 없어짐을 느끼고 있다.

지나고 보니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사실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이제 막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출발선에 서 있는 엄마들,
앞뒤 살필 새도 없이 달리고 있는 엄마들,
지금 당장은 달릴 필요가 없어진 엄마들에게
스스로 토닥이며 수고했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밤코님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골랐다.
언제나처럼 재기발랄한 그림으로
고군분투하는 엄마를 만날 수 있다.
그림책을 보며 옛 생각에 젖어 들며
그때는 나도 참 젊고 씩씩하던 시절이었다 싶다.


작가가 전하는

🏃‍♀️엄마 달리기 규칙

서두르지 말아요.
당신의 속도로 달려요.
조금 늦어도 괜찮아요.
함께 달려도 좋아요.
당신의 방향으로 가요.
넘어지면 쉬어요.
등수는 괜찮아요.
(마지막이 접혀서 잘 보이지 않는다. 등수는 의미없어요.등수는 모두 1등…….)
인생에서 등수가 무슨 필요가 있겠어요.
각자 즐겁게 살면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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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지음, 손화수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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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산 채로 살갗을 벗겨내고 싶었던 남자, 산 채로 불속에 던져 버리고 싶어 했던 남자, 집 앞 들판이 황폐해져도 손질을 하지 않던 남자(p138)인 톨락의 이야기다.

고집불통에 나이 들고 병까지 든 남자의 독백이자 자기 고백서다.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내, 항상 주변 사람들을 위하고 밝고 선한 기운을 발하던 아내(p138),잉에보르그가 사라지고 입양한 아들 오도와 함께 살고 있는 톨락은 아들, 딸과의 왕래는 물론 마을 사람들과도 교류하지 않고 지낸다.

장애인인 오도만이 그의 곁을 지킬 뿐이다.


처음 소설은 사라진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회한과 그리움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러다 차츰 아내의 실종에 숨겨진 비밀과 오도의 출생의 비밀이 등장하며 미스터리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개된다.


과연 내가 아는 이들 중 톨락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이 믿는 신념 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아내를 이해하기보다는 조종하려 하고 자녀들과도 대화보다는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 한다면 그 사람이 더 많은 장점이 있다 손 치더라도 가까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처음 오도를 입양해 데려올 때 조건 없어 보이는 그의 선행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오도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아내인 잉에보르그가 처리하는 것을 보며 무책임한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맞닥뜨리게 된다.

오도의 비밀을 짐작하고 확신한 순간 아내가 느꼈을 배신감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톨락을 보며 그가 얼마나 이기적인가 새삼 느끼게 된다.


자식들이 그를 신고하지 않는다 해도 그는 스스로 저지른 죄를 반성하는 척 가식과 위선 속에서 자식마저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쓸쓸한 죽음을 맞을 것이다.

그가 사랑하는 나의 아내 잉에보르그, 잉에보르그의 남자 톨락이라며 내뱉는 말과 아이들을 불러 이야기하는 것을 보더라도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반성보다는 자신의 죄를 사하기 위한 최후의 발악처럼 느껴진다.


사랑 이야기로 포장된 남자의 구구절절한 변명을 읽으며 얻은 게 있다면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고 변한다는 건 다시 태어나는 것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했다면 아내의 입장에서 한 번 쯤 생각해 보고 아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면 최악은 면했을 것인데 다 자업자득이다.


‘잉에보르그’라는 분명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톨락의 아내라는 제목이 이 소설은 다 설명하고 있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여성의 이야기를 읽으며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쉽게 만나기 어려운 노르웨이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여기나 거기나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남겨진 오도와 남매가 겪을 고통이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같아 마음이 아프다.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 되어 받아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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