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 물이 평등하다는 착각
맷 데이먼.개리 화이트 지음, 김광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나처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 한 잔을 마셨고 샤워 후 아침 겸 점심 준비를 했고 식사 후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세탁기를 돌렸고 저녁은 배달 음식으로 해결했다.
물론 중간 중간 화장실을 몇 번 갔고 커피도 한 잔 더 마셨다.
정확히 계측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을 수도꼭지를 틀어 사용했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몇 달째 물절약 캠페인을 하고 있다.
나도 샤워 시간을 단축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양치컵을 사용하고 있으며 설거지통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실천으로 시민 1인이 사용하는 1일 수돗물 사용량 약 300L의 최대 40%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의식 있는 배우로 많은 사회활동을 하는 맷 데이먼과 물 전문가 개리 화이트의 ‘물과 함께’한 10년의 보고서를 읽으며 수도꼭지를 틀면 바로 나오는 물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바꿀수도 있는 물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유명인의 선행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 그의 선한 마음을 곡해하거나 그를 활동에 동참하기도 한다.
워터_물이 평등하다면 착각을 읽으며 맷 데이먼의 자리에 다른 이가 섰다면 어떤 결과를 이끌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은 두 남자의 10년 간 물과 함께 한 여정을 번갈아 가며 적고 있다.

tv에서 물부족 국가의 실정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매번 등장하는 먼 길을 걸어 물을 길러오는 모습은 마음 아프기는 하지만 그 화면에 등장하는 여자들의 진짜 생활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단순히 물이 부족해서 저렇게 먼 길을 다니는데 우물을 파 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머물렀다.
실제 여러 NGO단체에서 시도된 사업이기는 하지만 몇 년 후엔 우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물을 파는 주체가 지역주민이 아니기때문에 고장이 날 경우 고칠 수 없어 무용지물이 된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인지 느끼게 되었다.
분명 개인이 소소하게 실천하는 물절약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 내가 사는 도시의 물 만을생각했지 먼 길을 걸어 물을 길어오는 곳에서는 물이 여성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걸 알지 못했다.
실제로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물 긷는 아내들’을 여럿 들이기도 하고 소녀들은 물을 길으러 다녀야해서 학교에 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일을 할 수도 없고 시장에 내다 팔 무언가를 만들 시간도 없이 오직 물긷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맷 데이먼과 개리 화이트는 10여 년이 걸쳐 Water.org와 소액을 대출해 주는 워터에코티를 설립한다.
공짜로 우물을 파 주는 것이 아니라 소액 대출을 통해 우물을 만들 비용을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돈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기부가 아닌 투자를 권하고 위생 관련 대출로 여성들에게 공부할 기회와 경제활동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들은 예상과 다르게 실패도 하고 괄목할 만한 성공도 경험하지만 지치지 않고 활동을 계속해 나간다.

세상은 더디지만 변하고 있다.
어떤 것은 나쁜 쪽으로 또 어떤 것은 좋은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찌됐던 20년 동안 빈곤한 삶을 살아가는 인구의 비율을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나는 믿는다.
우리는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할테지만 좋은 쪽으로 변할 것이라고.
물 문제 역시 그러길 바라고 분명 그리 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문제가 있음으로 알고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면 더 빨리 좋은 쪽으로 변할 것이다.

📚나는 “물은 생명이다”라는 격언을 또 한 번 되새겼다.어떤 이들은 이 말을 인간이 살기 위해 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깨끗한 식수원은 단순해 생존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물은 자유를 부른다.물은 기쁨을 부른다.
마지막으로, 물은 살아가기 위한 기회를 부른다.(p249)

🎁비전비엔피의 에코북서포터즈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영혼 오로라 -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기록한 오로라의 모든 것
권오철 글.사진, 이태형 감수 / 씨네21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로라관측이 많은 이들의 버킷리스트에 포함되는 이유가 위치상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고 볼 수 있는 곳에 가더라도 아무 때나 쉽게 볼 수 있는 자연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에는 크게 여행/과학 서적으로 분류되었지만 오로라 사진집,여행 에세이,여행안내서,천문학 서적 등 독자가 읽고 싶은데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의 사진집처럼 올칼라로 찍은 120여 점의 대형 오로라 화보가 수록되었다.
모두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1장은 오로라의 모든 것, 2장은 옐로나이프, 오로라 여행, 3장 오로라를 사진으로 남겨보자로 이루어졌다.

📚태양에서 방출된 전기를 띤 입자들이 지구의 자기장에 잡혀 이끌려 양 극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지구 대기와 반응하여 빛을 낸다. 대기 중의 어떤 성분과 반응하느냐에 따라 초록색부터 붉은색, 핑크색 등 다양한 색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오로라다.(p23)

작가의 이력을 보며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잠수함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유뮤선 인터넷 관리 등의 일을 해 왔다.
사진을 전공하거나 우주를 공부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친절하고 처음 오로라에 관심을 두는 이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오로라의 정의부터 이름의 유래를 포함해 오로라 빛의 비밀은 물론 어디로 가야 가장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는지까지 자세히 알려 준다.
작가는 가장 접근성이 좋고 날씨 조건도 좋은 캐나다의 옐로나이프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패키지 여행의 장단점과 개인 여행의 장단점까지 가감없이 알려준다.

책 속에는 장엄한 오로라 사진뿐 아니라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세세한 사진들도 실려있다.
캐나다의 콘센트 모양을 짝은 사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110V의 콘센트를 보여주며 설명글을 덧붙이고 있다.
사진 한 장,한 장과 사진에 적힌 설명글을 보면 작가의 진심이 느껴진다.

작가는 오로라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기대한 만큼의 오로라를 만날 수 없는 경우의 수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작가가 오로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지는 대목이 있다.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고 하지만 사진을 찍느라 먼 곳까지 가서 오로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말한다.
오로라의 촬영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카메라를 연사 모드로 설정해 카메라 스스로 촬영하게 두고 누워서 직접 보기를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유튜브에 들어가 사진이 아닌 동영상으로 오로라를 보았다.
그곳에서 실제로 그런 장관을 보는 이 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문득 지금 현재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들이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심란할 때 크지도 않은 걱정으로 잠 못 이룰 때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볼 사진 에세이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6기로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칼자국 소설의 첫 만남 10
김애란 지음, 정수지 그림 / 창비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머니의 칼끝에는 평생 누군가를 거둬 먹인 사람의 무심함이 서려 있다. 어머니는 내게 우는 여자도, 화장하는 여자도, 순종하는 여자도 아닌 칼을 쥔 여자였다.(p7)

어머니는 1500원 짜리 특수스댕으로 만든 칼로 이십여 년을 맛나당 간판으로 국숫집을 하고 살았다.
그리고 그 끝도 국숫집 부엌 바닥이었다.

나는 싫다.
이렇게 자신의 몸을 돌보지않고 희생하는 여자들이 싫다.
너무 싫어 눈물이 난다.

다만 아버지에게 애인이 있는 것처럼 어머니에게도 남자가 있길 바랐다.노동 후 잠든 어머니의 잔등을 쓸어 주고 주름진 얼굴을 만져 줄 수 있는 그런 손길이(p47)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어머니라는 이유로 힘들게 살면서도 그게 당연한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가 싫다.
아무리좋은 세상이라도 엄마다움 아내다움을 앞세워 나다움을 잃어가는 게 싫다.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는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가슴을 치게 하는 김애란 작가의 글과 정수지 작가의 그림이 어울려 더더욱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느끼게 해 준다.
그래서 울면서 싫다고 말하다 나도 모르게 앉은 자리에서 두 번을 내리 읽었다.

창비는 참으로 친절하다.
이 책을 마중물 삼아 칼자국이 수록된 침이 고인다 를 읽기를 권한다.
침이 고인다를 머지않아 읽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꿈
리사 아이사토.하디 엔지 지음, 김상열 옮김 / 북뱅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의 모든 색’으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리사 아이사토와 언니인 하디 엔지가 함께 작업한 그림책입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건 ‘삶의 모든 색’이 먼저지만 ‘봄여름가을겨울의 꿈’이 먼저 출간된 작품입니다.
작가의 그림은 한 번만 봐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느낌이 있습니다.
인물들과 자연이 잘 어울린 그림이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하고 따뜻해 집니다.

“2016년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이라는 스티커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표지 그림은 ‘삶의 모든 색’에도 수록된 그림인데 그네줄 끝에 나비가 있었네요.
이 그림책은 언제 보아도 좋아요.
특히 잠자리 책으로 최고입니다.
물론 그림은 아이가 엄마아빠가 읽어주러 오기전 보고 있으면 더 좋겠죠.

엄마아빠의 다정한 목소리가 어느 새 멋진 꿈 속으로 데려갈 겁니다.
꿈 속에선 눈 쌓인 지붕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꽃잎과 나비의 가벼운 날개를 스치며 그네도 타겠죠.
소리를 낮춰 자장자장 읽어주면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그림 속에 빠져들어요.

부모는 책을 읽어주면서 마음 한 구석에는 뭔가를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꿈틀거리곤 하는데 그 또한 만족 시켜줄 겁니다.
볶음밥에 야채를 잘게 썰어넣어 먹이듯이 그림책을 보다보면 봄여름가을겨울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요.

이 그림책은 재주많은 두 자매가 합작한 작품입니다.
노르웨이는 물론 유럽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고 있답니다.
언니인 하디 엔지가 조카를 위해 쓴 글이에요.
사랑하는 대상이 위해 쓴 글이라 그림만큼 글도 다정합니다.
책의 내용이 가사로 되어 있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코드가 있어서 노래를 들어볼 수도 있어요.

그림만으로도 글과 함께 여도 모두에게 포근함과 따스함을 전해 주는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을 한 권 더 갖게 되었습니다.
좋은 책 보내주신 북뱅크 출판사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은 그림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를 그리면 거짓이 된다
아야사키 슌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6년 9월 9일, 금요일
오후 11시 13분.
태풍이 온 도시를 집어 삼킨 날 아틀리에 세키네가 토사에 휩쓸리고 만다.
그 곳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대학생 다키모토 도코와 난조 하루토가 아틀리에에 머무르고 있었다.

어렸을 적엔 신동 소리를 듣던 홋카이도 소녀 세키네 미카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면서 자신이 천재가 아님을 자각한다.
대학 재학 중 도쿄 인피니티 아트 어워드 그랑프리를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지만 여러 번 고배를 마시고 교직생활을 하게된다.
자신의 그림을 취미 정도로 여기는 남자 친구와 헤어진 세키네는 학교를 그만두고 아틀리에를 열어 학생들을 가르치기시작한다.

밥 먹는 것도 잠 자는 것도 잊고 그림에 몰두하는 그림 밖에 모르는 천재 소녀 도코가 아틀리에 세키네에 다니게 된다.
도코는 모두가 인정하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고 학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난조 고즈에가 아틀리에에 다니기 시작하고 2년 뒤 고즈에의 오빠 하루토도 아틀리에에 다니기 시작한다.

도코와 하루토는 명실공히 천재라 불리며 오랜기간 아틀리에에서 함께 그림을 그린다.
고등학교, 대학을 함께 다니게 된 둘은 평범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를 이어간다.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둘은 세키네에게 사정이 생기자 아틀리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고 태풍이 덮치던 날둘은 새로운 운명을 맞게 된다.

로맨스 소설로 분류된 소설이지만 단순한 청춘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믿음 그리고 숭고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설은 모두 4명의 화자가 자기의 입장에서 기억을 더듬어 가는 방식이다.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제자들을 통해 그 꿈을 이어가는 선생님, 만화가를 꿈꾸지만 엄마의 반대에 부딪힌 아이, 두 천재를 질투하며 꿈을 포기한 아이, 그리고 그림 밖에 모르는 진짜 천재인 아이는 각자의 입장에서 아틀리에 세키네에서의 추억을 찾아간다.

아틀리에를 중심으로 예술을 사랑했던 그들은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천재성을 질투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키네 선생님이 있었기에 그들은 돌아돌아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자신들의 자리를찾아간다.
간혹 그림이 아닌 다른 일을 하지도 하지만 그 곳에서의 추억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진짜 어른의 모습에 대해생각해 보게 된다.

도코와 하루토는 천재가 분명하다.
한 명은 저절로 그림이 찾아오는 말 그대로 태어날때부터 천재고 다른 한 명은 피나는 노력으로 천재의 경지에 오른 아이다.
그 둘은 서로를 질투하지도 않고 대놓고 사랑하지도 않는다.
그저 지켜보고 응원하고 힘이 되어줄 뿐이다.
그 둘은 우리가 보통 봐온 사랑은 아니지만 분명한 사랑으로 서로를 지킨다.
뻔한 엔딩이지만 뻔해서 좋은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소미미디어에서 제공받아 읽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