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넥서스 출판사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끼리끼리‘라는 표현은 유착이나 편파적인 관점에선 부정어지만, 공통된 신념과 가치를 지닌 이들에게 적용해 보면 결속의 의미를 지닌 긍정어임이 분명한 것 같다._윤회(당한) 자들, 성해나의 작가의 말 중에서그를 제대로 알려면 주위 사람을 보라는 말이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닮은 사람들과 어울린다.소설 속 ’끼리끼리’는 친구라고는 할 수 없지만 비슷한 성격이나 환경, 목표를 가진 이들이 느슨하게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권혜영 작가의 <럼콕을 마시는 보통 사람들> 속 등장인물들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으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입양아인 ’한나‘는 아빠만 둘인 게이 커플 부모를 두고 있고 유학생 ‘솔‘은 자신을 낳은 엄마를 포함 엄마만 둘인 가정에서 성장한다.특별해 보이는 가정에서 사는 둘이지만 페스티벌을 즐기고 보통 사람들처럼 고민하고 부딪히며 살아간다. 성해나 작가의 <윤회 (당한) 자들> 은 윤회를 믿는 사람들 속에 잠입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 팍팍한 현실을 어떻게든 돌파하고 싶어하는 몸부림 같아 입맛을 쓰게 한다.성해령 작가의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제목의 <임장> 속 여성들의 작은 연대가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마지막으로 한지수 작가의 <목소리들>에서 ’나’는 동료 ’홍’의 미투 사건의 증인으로 서는 걸 막기 위해 힘쓴 상사인 가해자에 의해 프랑스에 가게 된다.미투의 피해자도 가해자인도 아닌 방관자인 ‘나‘를 통해 누구든지 억울한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죽고 싶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현실을 무섭게 그리고 있다.요즘 가장 핫한 젊은 작가 다섯 명이 “끼리끼리 문화의 기쁨과 슬픔……아름다운 결속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들의 아픔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특히 특별한 사건이 없는 나날을 특별하게 쓰는 이주란 작가의 <산책>은 오랫동안 함께 했던 연인 ’우진’과의 이별과 멀지도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무은‘과의 관계가 일상적이라 좋다.문득문득 떠올리게 되는 기억들이 평범해서 좋았고 그를 잊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지 않아 평온함까지 느껴진다. 어찌보면 사람들은 그렇게 모였다가 흩어지고 그 후 영영 만나지 못할 수도 있고 엉뚱한 곳에서 재회하기도 하고 또 전혀 새로운 누군가와 끼리끼리 모이기도 한다.소설은 ‘끼리끼리’라는 단어에 들어있는 배타와 함께 연대까지를 품은 이야기는 현대인들이 꿈꾸는 질기지 않는 결속을 담고 있어 끈적이지 않아 좋다.
이 세상에 아무 걱정과 고민 없이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상어 이빨”이라는 색다른 제목의 동화 속 아이들 역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자전거 여행을 시작합니다.네덜란드의 엥크하위전에서 시작해 에이설 강을 한 바퀴 도는 36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하루 만에 자전거를 타고 달릴 계획을 세운 애틀랜타는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 집을 나온 핀레이를 만납니다.엄마가 아픈 애틀랜타는 엄마의 치료경과를 듣게 되는 내일을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어쩜 계획대로 자전거 여행을 완주하면 엄마가 건강을 되찾았다는 진단 결과를 얻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핀레이는 엄마와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예전처럼 장난을 칩니다.하지만 그 장난으로 엄마는 무지무지 화를 내며 핀레이를 낳은 일을 후회한다는 말을 뱉고 맙니다.아빠 없이 엄마와 단둘이 사는 핀레이를 큰 충격을 받고 집을 나온 것입니다.행운을 가져다주는 판레이 엄마의 ’상어 이빨’은 아이들에게 어떤 행운을 가져다주게 될지 기대하며 동화를 읽게 됩니다.두 아이가 갖고 있는 고민은 어른에게도 크고 무겁게 느껴집니다.어떤 고민은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순간 해결 방법을 찾게 되거나 쉽게 해결되기도 합니다.애틀랜타와 핀레이의 고민 역시 추위를 뚫고 자전거를 타는 동안 연해지고 함께 대화를 하는 동안 해결 방법을 찾게 됩니다.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계획을 세운 애틀랜타의 무모함이 엄마가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함과 닿아있어 마음이 뭉클해집니다.세상은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할 때 기운이 난다는 사실을 두 아이에서 배웁니다.
<본 도서는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진행된 이벤트에 당첨돼 내친구의서재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빅토리아 시대 교토의 데라마치 거리 221B의 셜록 홈스는 “겉으로는 아무리 하찮아 보여도 이면에 어떤 범죄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p36)는 지론을 갖고 일하던 탐정이다.하지만 ‘붉은 머리 연맹 사건’을 해결하는 데 실패하면서 슬럼프에 빠지고 현재는 집안에만 틀어 박혀있다.메리와 결혼 후 시모가모에 진료소를 연 그의 친구이자 기록자인 왓슨은 두문불출하는 홈즈의 하숙집을 찾아가 그의 상태를 살핀다.설상가상으로 하숙집 위층에 사는 모리어티 교수와 갈등을 일으키고 아이린 애들러는 길 건너에 탐정 사무소를 열어 승승장구한다.소설은 셜록 홈스의 명성이 혼자만의 힘이 아닌 독자의 입맛에 맞게 사건을 기록하는 자신의 지분도 상당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왓슨의 시선으로 진행된다.왓슨은 홈스의 활약할 때만 존재가 빛을 발하는 위치에 있기에 어떻게 해서든 홈스를 슬럼프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영매를 찾아가기도 하고 혹시 홈스가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사건의 트라우마로 슬럼프를 겪고 있는지 조사에 들어가게 된다.그리고 12년 전 유력한 가문 머스그레이브 가의 딸이 집안에서 사라진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집 안의 있는 ’동쪽의 동쪽 방‘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역사상 가장 위대한 탐정으로 손꼽히는 ”셜록 홈스“는 그를 창조해 낸 ‘아서 코난 도일’보다 유명한 이름이다.코난 도일은 홈스가 너무 유명해진 나머지 자신이 쓴 다른 소설은 인정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홈스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까지 한다.작가는 기존 소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이세계의 홈스를 등장시켜 명탐정이 아닌 좌절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그리고 그의 재기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인물들의 활약을 보여줌으로써 소설 속 인물들에게 각각의 개성과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셜록 홈스“의 등장인물들이 런던이 아닌 빅토리아 시대 교토에 살고 있다는 설정이지만 코난 도일의 원작을 모르는 독자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이야기다.만약 셜록 홈스를 읽은 독자라면 이세계 교토에 살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원작과 어떻게 다른 지 비교해 가며 읽을 수 있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홈스를 구하기 위해 ‘동쪽의 동쪽 방’을 들어가는 왓슨의 활약과 함께 이세계라는 게 본인이 어떤 자리에 있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작가의 기발함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그나저나 1권 “주홍색 연구”에서 멈춘 셜록 홈스를 만나러 가봐야겠다.
<본 도서는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선물받았습니다.>176센티미터에 50킬로그램의 지수는 서른두 살로 안정적인 직장은 물론 사랑하는 남자 친구도 있다.몇 년 전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지만 혼자 남은 엄마는 아버지가 계실 때 보다 더 바쁘게 살아가고 경제적으로도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추석 연휴가 가까워지면서 몸의 이상을 느낀 지수는 고향인 안진으로 내려가 엄마와 명절을 보낸다.은퇴 후 자연요리 연구회인 채수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엄마에게 중학교 시절 친구인 신아의 소식을 들은 지수는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던 지수는 열다섯 가을 갑자기 살이 찌고 키가 20센티미터 넘게 자라면서 평안하기만 한 일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맞지 않는 교복을 새로 맞췄고 부모는 거대해진 지수를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화를 낸다.학교 친구들 역시 지수를 멀리한다.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1등을 놓치지 않고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많은 해리아가 다가오고 둘은 같은 책을 함께 읽을 정도로 가까워진다.하지만 해리아의 곁에는 조칠현 교회를 함께 다니는 신아가 늘 함께한다.체육 수업으로 수영을 배우면서 해리아와 지수는 더욱 가까워지지만 어느 날 신아의 입을 통해 해리아가 절교를 통보하고 수영 시험이 있던 날 해리아는 큰 부상을 입는다.사고 후 해리아는 학교를 그만두고 지수 역시 다른 지역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가게 되면서 소식이 끊기게 된다.멋진 외모를 유지하기 위한 지수는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으로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지나치게 많은 양의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 탓에 몸은 이상 신호를 보내고 남자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섭식 장애를 앓고 있다.지금까지 읽은 강화길 작가의 소설은 수많은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스릴러가 대부분이었다.소설의 전반부는 사춘기를 지나는 여학생들의 은밀한 이야기인가 싶었고 지수가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병원을 전전할 때에는 대체의학이나 사이비 종교에 관한 이야기인가도 생각했다.소설은 어디에 중심을 두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다.지수가 겪는 고통은 고딕 소설의 유령만큼이나 두렵게 느껴지고 해리아를 찾아가는 길은 어떤 공포 소설보다 머리를 쭈뼛하게 한다.“그래, 지수야. 이 모든 건 네가 스스로를 함부로 다루었기 때문이야. 네가 너를 망가뜨린 거란다.“네가 네 몸에 죄를 지었어.(p192)지수의 부모는 때때로 싸우기도 했지만 영직동 사람들이 대부분 아이들을 맡겼던 조칠현 교회에 지수를 보내지 않았고 알 수 없는 통증으로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딸을 위해 엄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소설은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세상의 오직 하나뿐인 진리 바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화는 동물이나 식물을 비롯 기타 사물이 인격화되어 주인공으로 등장해 그들의 행동에서 풍자와 교훈을 주는 이야기입니다.등단 50년이 넘는 한국 서정시의 거장 ‘정호승’ 작가의 우화소설 3권이 비채에서 출간되었습니다.전남 화순 운주사 대웅전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의 물고기가 비어가 돼 세상을 경험하며 진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연인 은 장편우화소설입니다. 항아리와 모닥불 같은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오동도’에 얽힌 슬픈 이야기,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괴로운 ‘상사화‘ 등 44편의 이야기가 담긴 #항아리 , 사랑 이야기가 가득한 #조약돌 에는 43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사랑을 찾아 헤매는 비어 이야기인 “연인”도 좋지만 언제든지 짬을 내 읽을 수 있는 “항아리”와 “조약돌”은 부담 없이 좋습니다.고급스러운 하드커버와 각각 어울리는 색깔의 가름끈은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간간히 등장하는 삽화는 이야기와 잘 어울려 이야기의 의미를 배가시킵니다.이솝 우화만 알던 저에게 정호승 작가의 우화는 세상 모든 사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다른 이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게 합니다.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에도 좋은 우화집은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보며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