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위픽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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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시설로 등록된 오피스텔에 투숙한 유명한 사진작가 유대평이 보조 작가인 이우리를 살해한 살인 용의자로 구속된다.
피를 잔뜩 뒤집어 쓴 채 이우리의 방에서 발견된 유대평은 마약에 취해 사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고
사건 현장의 CCTV는 이우리 사망 추정 시각에 유태평만이 이우리의 방을 드나들었음을 증명한다.
변호사 정우진은 사건 현장으로 가 사건 관계인들을 면담하게 되고 사건의 실체를 맞닥뜨린다.

이미 #홍학의자리 로 대단한 반전을 선보인 작가의 이야기는 역시나다.
짧은 소설이지만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의 진실을 찾아나선 변호사는 사건 현장에 의문을 품고 사건의 허점을 찾아낸다.
진실이 밝혀진 순간 나라면 도움이 필요한 약자임을 알면서도 나의 이익을 위해 악행을 절대로 저지르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살인 사건과 그 사건 이면의 인간의 추악한 면을 통렬하게 그려낸 소설은 짧아서 섭섭하고 짧기에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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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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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 마을의 10살 아이들은 어른들은 모르는 비밀 아지트 네버랜드를 갖고 있었다.
당시의 나는 소위 ‘모두의 리더’ 였고  그 날은 내가 좋아하는 아마네의 생일이라 친구들과 네버랜드에서 생일파티를 계획하고 있었다.
천식을 앓고 있던 내가 쓰러지고 병원에서 깨어났을때는 아마네가 절벽에서 실족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사건이 일어나고 8년 후 나는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학교 생활에도 충실하지 못하고 빈껍데기로 살아간다.

어느 날 죽은 아마네의 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유키네를 만나게 되고 아마네의 사고가 실족사가 아닌 살인 사건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언니의 죽음을 되돌릴 수 있는 타임 리프를 제안받게 된다.
나는 숲 속 아지트 네버랜드에서의 타임 리프는 성공하지만 아마네의 죽음을 막지 못하고 현재로 돌아왔을 때 친구들의 생활이 조금씩 달라졌음을 알게 된다.
타임 리프를 통해 아마네를 절벽으로 밀어버린 범인이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 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을 막기 위해 다시 타임 리프를 시도한다.

우리는 살면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만큼 후회되는 일들을 벌이곤 한다.
소설은 10살의 아이들과 18살이라는 아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나이의 청소년들의 우정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의 등장인물들과 살인 사건이라는 설정이 꽤나 파격적이지만 8년이 지나 열여덟이 겪는 주인공들의 고민을 생각했을때는 그 설정이 이해가 된다.
지금까지 읽은 여타의 일본의 로맨스 소설의 법칙을 잘 따르면서도 범인을 찾는 미스터리와 타임 리프라는 소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선함을 준다.

열여덟의 정신으로 열 살의 친구들의 만나러 간 주인공의 작은 행동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은 말 한마디가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일본 만화 영화를 볼 때 느끼는 애틋하고 잔잔한 느낌의 소설은 살인이라는 무거운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주인공의 성장과 친구를 살리기 위한 고군분투가 어울려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특유의 간지러운 대사가 유치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누구를 구해야 하는 지 깨달게 되는 주인공과 함께 맞는 해피앤드가 즐겁다.

<모모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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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불 읻다 시인선 12
루쉰 지음, 김택규 옮김 / 읻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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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1881년09월25일~1936년10월19일)의 글은 처음이라 읽기 전 습관처럼 그에 대해 검색해 본다.
“위대한 사상가요, 혁명가요, 중국 문학의 아버지다.”(다음 검색)
그의 글을 읽어보지 않았고 그의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아큐정전>을 쓴 작가로 이름이 익숙한터라 고른 책이다.

읻다 출판사에서 출간한 시인선 12번째 권이다.
보통의 시집처럼 얇고 작은 사이즈의 시집은 루쉰의 “자유체 시, 산문시, 민가체 시를 포함하는 현대시 35편과 5·7언의 율시와 절구, 초사체楚辭體 시, 보탑시寶塔詩를 포함하는 고전시 54편에서 각기 23편과 10편, 총 33편을 가려 뽑“은 시들이다.(알라딘 책소개 중)
특히 중국어로 쓰인 시의 원문과 번역본이 함께 실려있어 중국어를 아는 독자라면 시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시집은 1900년 4월에 쓰인 <아우들과 이별하며.1>으로 시작해 1935년12월5일에 쓴 <을해년 늦가을에 무심코 짓다>로 끝맺는다.
한자로 쓴 시는 글자수가 정해진 율시와 절구를 먼저 생각했는데 시집의 많은 부분은 차지한 산문시는 시라기보다는 짧은 에세이 느낌을 많이 준다.
시인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노래한 시들은 백 년이 지난 이야기이지만 손에 잡힐 듯이 느껴진다.

특히나 <눈>(p62)은 눈 오는 날의 겨울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아이들은 새빨갛게 언, 자주색 생강 같은 고사리손을 호호 불며 일고여덟 명이 함께 눈사람을 만들었다. 잘 안되면 누군가의 아버지도 와서 거들었다. 눈사람은 아이들보더 키가 휠씬 컸다. 위가 작고 아래는 커서 조롱박인지 눈사람인지 분간이 잘 안 되기는 했지만 아름답고 하얬으며 수분이 엉겨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아이들은 용안 씨로 눈을 만들어주었고 또 누구 엄마의 화장함에서 연지를 훔쳐다가 입술도 발라주었다. 그러면 커다란 눈사람이 완성되었다.그는 번쩍이는 눈과 빨간 입술을 하고 눈밭에 앉아 있었다.

꿈으로부터 시작되는 시도 여러 편 실려 있는데 그는 꿈에서 경험한 것을 빗대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내비치기도 한다.
루쉰이 살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왜 그가 시의 첫 구절을 ”꿈에서“라는 안전 장치를 내세울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감히 위대한 사상가요, 혁명가요, 중국 문학의 아버지라는 루쉰의 사상을 시 편으로 다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시들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읽어도 전혀 고루하거나 옛스럽지만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루쉰의 시를 제대로 읽고 싶어 유튜브에 강의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아큐정전>의 소개가 대부분이 아쉬웠지만 ”시는 이해에서 자유로워서 좋은 장르 같아요. 다 이해 못 해도 나중에 또 와서 읽으면 뭐가 보이겠지. 약간 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편이에요. 그냥 어떤 느낌을 가져가면 되는 것 같아요."(우리는 순수한 것을 사랑했다.읻다출판p36)라는 호영 번역가님의 말씀에 따라 나중에 또 와서 읽어봐야겠다.

<읻다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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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실수! - 세상을 바꾼 놀라운 발명
솔레다드 로메로 마리뇨 지음, 몬세 갈바니 그림, 윤영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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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놀라운 발명들 중에는 기막힌 실수에 의해 탄생된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보통은 일상생활에서 실수를 하면 의기소침하거나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 데 어떤 사람들은 그 실수를 바탕으로 인류에게 큰 도움을 주는 물건들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소개된 19가지의 발명품들은 현재 우리 생활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들입니다.
하루에 몇 잔씩 마시는 커피의 발견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지요.
염소들이 먹고 엄청 활기찬 모습을 보인 빨간 열매는 사람들이 먹기에는 너무 써 불 속에 던진 것으로부터 커피가 시작되었답니다.

필통에 언제나 들어있는 지우개는 실수로 평소에 쓰던 빵덩어리가 아닌 고무 조각을 집어 지우다가 발명했다고 합니다.
또 우리가 좋아하는 짭쪼릅한 감자칩은 진상 손님을 골탕먹이려고 만든 감자 요리가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생일이면 케익의 초에 불을 붙이는 성냥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이지만 안타깝게도 최초의 성냥을 만들 존워커는 특허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엑스선을 발견한 빌헬름 뢴트겐은 인류를 위해 특허를 신청하지 않고 인류가 엑스레이를 공유할 수 있게 했답니다.

그림책에 소개된 발명품들은 많은 사람을 살린 페니실린은 물론 지금도 요긴하게 쓰고 있지만 그 유용함을 잊고 있던 포스트잇도 있습니다.
선명한 그림과 쉬운 설명으로 생활 곳곳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의 시작을 읽으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기분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의 기원이 궁금한 어린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발명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
실수할까, 실패할까 두려워 용기를 못 내는 어린이”
모두에게 강력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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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빠진 로맨스
베스 올리리 지음, 박지선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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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른 세 여자, 시오반, 미란다, 제인은 발렌타인데이에 바람을 맞는다.
그들이 기다리는 남자는 조지프 카터라는 같은 남자다.
여기까지 읽고 뭐 이런 바람둥이가 있나 양다리도 아니고 세 명의 여자를 동시에 만나는 천하에 나쁜 놈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이 남자가 꽤 괜찮게 그려진다.
성공한 라이프 코치인 시오반과는 정기적인 만남을 유지하며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고 수목 관리사인 미란다와는 치매인 엄마를 소개해 줄 정도로 진지한 연애을 하고 있다.
뭔가 비밀스러운 과거가 있는 듯한 제인과는 단둘이 독서 모임을 하는 등 잔잔한 썸을 타고 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세가지 색깔의 사랑은 시오반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와 미란다가 느끼는 작은 의심의 균열과 가까워지는 걸 두려워하는 듯한 제인과의 관계가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한다.
그리고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그 날의 비밀은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세 여자가 한데 모이는 아침드라마급 전개를 예상했는 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세 명의 여자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발렌타인데이에는 잠수를 탈 수 밖에 없는 사연이 밝혀지면서 더 이상 조지프를 미워하지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심하게 된다.
제인과 조지프의 인연이 시작되기 전 우연한 만남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로맨스 소설은 스릴러물로 변하지만 어색하지 않다.

직장 내 상사의 교묘한 가스라이팅으로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으로 상사를 도와온 제인의 과거의 모습과 그 일이 나비효과가 되어 시오반에 벌어지는 일들이 먼 나라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더 안타깝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살아온 그녀들이 진실이 밝혀진 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조지프 카터의 삼중연애가 밝혀지는 순간 여자들의 어마무시한 복수를 기대했고 비밀이 밝혀진 순간에는 과연 누구와 연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소설을 결말은 전혀 예상 밖이지만 각자 자기와 맞는 파트너를 찾아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로맨스 소설, 쌀쌀한 가을에 겁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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