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한정 도서부 위픽
연여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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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겨우 한 학기 앞두고 전학 온 것도 모자라 1년 유급생이기까지 한 도하”(p6)는 반납해야 할 도서를 연체하고 벌칙으로 도서관에서 봉사 활동을 시작한다.
도하는 자신뿐 아니라 원하지 않는 책을 “강제 대출”해 주는 사서 교사 가문비 역시 귀신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하는 학교 도서관에 있는 이수정 학생의 혼령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봉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사물함 속에 있던 <이제 나를 자유로이 놓아주시오>라고 쓰인 쪽지의 출처를 찾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그 덕분에 학생들은 도서관을 찾게 되고 도하는 쪽지의 비밀에 다가간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서관은 천국이다.
천국 같은 도서관 특유의 냄새와 분위기는 물론 요즘 문제 되는 학교 폭력과 학생들이 찾지 않는 도서관 등의 현실이 그대로 전해진다.
주인공이 귀신을 본다는 설정이 엉뚱하기도 하지만 읽은 뒤 시간이 한참 지나 제목도 잊었고 내용도 가물가물 하지만 마음의 파문을 일으킨 한 구절을 기억해 내고 그 책을 찾아본 애서가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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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거짓말의 세계에서 잊을 수 없는 사랑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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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는 3월에 1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쓰키시마 마코토는 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던 미나미 쓰바사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결심을 한다.
우연히 미나미가 속한 영화 제작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하게 되면서 찍고 있는 영화의 남자 주인공까지 맡게 된다.
영화를 찍으며 마코토와 미나미는 사귀게 되지만 마코토의 병이 진행되면서 의식을 잃는 일이 반복된다.

“자유분방하지만 실행력이 뛰어난 천재 기질의 쓰바사.
우리 넷 중에서 사실은 가장 똑똑하고 예쁜 에나.
어떤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는 노력파 이치카.
대단한 능력은 없지만 영화에 관한 지식만큼은 갖춘 나.(하야미) _143쪽

네 명의 영화 제작 동아리 부원들과 시한부인 마코토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소설은 마코토와 쓰바사, 하야미가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마코토는 자신이 죽은 후 힘들어할 쓰바사를 위해 자신의 병을 끝까지 숨기려 노력하고 마코토의 시한부를 알게 된 하야미 역시 친구를 위해 그 사실을 숨긴다.
전조 증상 뒤 혼수상태에 빠지는 마코토의 병은 그 횟수가 증가하고 시간도 길어지게 되면서 친구들은 마코토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이브 파티를 위해 일생일대의 계획을 세운다.

누구든 죽음 앞에 의연할 수는 없다.
그것도 하고 싶은 것이 무궁무진한 어린 나이에 자신의 시한부를 선고받는다면 그 혼란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 마코토는 자신의 죽음 뒤에 남겨질 친구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친구들 또한 망연자실하며 슬픔에만 빠져있지 않고 친구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맞이하게 한다.

국내에서 데뷔작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의 신작은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물론 잃어버렸던 소중한 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표지의 소설은 추운 겨울, 크리스마스 즈음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읽기 좋은 ”로맨스 소설“이다.

<본 도서는 오드림4기 활동 중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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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자살시킨 자, 반 고흐 텍스투라
앙토냉 아르토 지음, 이진이 옮김 / 읻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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읻다 출판사의 산문 문학 시리즈 #텍스투라 세 번째 책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반 고흐’가 제목에 들어간 까닭에 무조건 고른 책이다.
“사회가 자살시킨 자”라는 다소 섬뜩한 제목이지만 글을 쓴 ‘앙토냉 아르토’에 대해 모르고 있었기에 익히 보아오던 반 고흐의 그림을 설명하는 도서로 짐작했다.

‘앙토냉 아르토’는 20세기를 산 프랑스 작가로 “연극과 시, 영화와 회화 등 여러 장르를 오가며 활동한 전방위 예술가 아르토는 ‘잔혹극’으로 대표되는 고유의 연극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책소개글 중)
반 고흐는 1853년에 태어나 1890년에 사망했고 앙토냉 아르토는 1896년에 태아나1948년에 사망했기에 둘은 실제로 교류한 적은 없다.

책의 시작은 우리가 익히 아는 반 고흐의 아름다운 그림들을 실고 있고 그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1947년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반 고흐의 전시회가 열렸고 한 예술 주간지에서 전시 소식과 함께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조아킴 비어가 정신과적인 진단으로 예술가인 고흐에 대한 비핀하자 아르토가 그에 반박하는 글을 썼는 데 바로 그 글이 <사회가 자살시킨 자, 반 고흐>이다.

아르토 역시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력이 있던터라 예술가인 고흐를 단순히 정신의학적 판단으로 재단하고 규정 짓는데 반발한다.
의사라는 권위와 사회 구조 자체에 대해 성토하고 일반적인 규격에 맞춰 예술가를 평가하는 모습에 일침을 남긴다.
부록에는 아르토가 그린 그림과 회화 및 연극을 다룬 짧은 글 다섯 편이 실려있다.

예상을 빗나간 책이라 읽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예술가인 고흐를 적극적으로 변호하는 아르토의 외침이 인상 깊었다.
인문학적 소양을 더 쌓고 다시 읽는다면 휠씬 즐거운 읽기가 될 것 같다.
그래도 고흐의 아름다운 그림과 앙토냉 아르토의 열변을 읽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읻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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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MBTI 잘 몰라서… MBTI 테마소설집 2
기준영 외 지음 / 읻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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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의 책소개에 “우주 최초 MBTI 소설집.16가지 MBTI유형을 모두 담아 총 세 권으로 기획”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이번에 읽은 <저는 MBTI 잘 몰라서…>는 시리즈의 두 번째 권으로 모두 5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MBTI를 가진 다섯 명의 주인공을 등장시킨 다섯 편의 단편소설이다.

#기준영작가 의 #곽수산나와경우의수 엔 ESTJ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버지 친구의 집을 방문해야 하는 은수는 곽수산나에게 동행하기를 부탁하고 함께 간 그 곳에서는 특별할 것 없는 대화들이 오간다.
다른 성격의 은수와 곽수산나의 관계에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ENTJ의 성격의 인물이 등장하는 #서수진작가 의 #좋아하는사이 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세 친구가 어른이 되고 학창 시절에는 참아줄 수 있던 친구의 성격에 염증을 느끼며 멀어지는 순간을 그린 소설로 학창 시절 단짝 친구간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다.

#서유미작가 의 #다른미래 속 엄마 진은 ISTJ로 전혀 다른 성격의 딸네와 떠난 여행에서 20년 전 남편의 죽음을 떠올린다.
모녀는 죽음의 슬픔을 헤쳐나가는 방법도 다르고 생활 방식도 다르지만 여전히 함께 세상을 살아간다.

#서장원작가 의 #잇팁은죽지않는다 에는 두 명의 ISTP가 등장하지만 회사 생활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나“는 하는 일의 특성상 자신의 MBTI를 숨기고 지내지만 신입사원인 영진은 누구에 눈치도 보지않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성해나작가 의 #메탈 에는 ESTP가 등장한다.
고등학교 시절 메탈 밴드를 했던 세 친구는 각자의 길을 가면서도 메탈을 사랑하고 함께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차츰 음악과도 멀어지고 친구들과도 멀어진다.

사실 나는 MBTI 믿지 않는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데 16가지 유형에 사람들의 성격을 구겨 넣을 수 있을까 싶어서다.
MBTI가 유형하기 전 혈액형으로 사람들의 성격을 규정짓던 시절도 있었으니 그 보다는 낫겠다 싶지만 그래도 믿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나의 MBTI를 모른다.
지금처럼 MBTI가 유행하기 10여 년 전에 재미삼아 검사하고 결과지를 받아보았지만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소설집을 읽기 전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유형들을 검색했고 주인공들이 하는 행동을 이해해 나갔다.

소설 속 주인공은 모두 ”T”다.
‘이성적인 사고’의 소유자들은 소설 속에서 서로 닮은 듯 다르게 살아간다.
‘T’가 아닌 척 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멀어지기도 하고 홀로 딸을 건강하게 키우기도 한다.
우리는 살면서 환경에 따라 자신의 성격을 숨기기도 하고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부디 MBTI 라는 상자에 자신을 넣지 말기를 바란다.

MBTI를 모르고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읽으면 휠씬 더 재미있을 소설이다.
다섯 명의 작가가 주인공의 성격 유형을 선택하고 거기에 맞춘 주인공을 등장시킨 소설의 참신한 기획에 박수를 보내며 다른 두 권도 마저 읽어보고 싶다.


<읻다 출판사의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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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타 버린 것은 아니야 미래그래픽노블 12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제이슨 그리핀 그림, 황석희 옮김 / 밝은미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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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20년을 시작과 동시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고 정해진 인원을 넘어서는 모일 수도 없었고 식당의 영업시간은 단축되어야 했고 자유로운 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집어삼킬 때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또 다른 사건이 세상을 흔들었습니다.
“경찰의 과잉 집압으로 7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목이 눌러 살해된 사건”으로 흑인을 향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문제가 되어 “조지 플로이드 시위”가 일어나던 때입니다.

“모두 타 버린 것은 아니야”는 2023년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코로나 팬더믹”을 겪은 어느 가정의 일상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모두 3부분으로 나누어진 이야기는 “숨 하나”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숨 둘”에서는 코로나 19로 격리된 가족의 일상을 담고 있고 “숨 셋”에서는 그래도 우리 곁에 있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게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며 뱉으며” 살았던 시절을 그리워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의 "I can't breathe"라는 마지막 말이 무수한 차별을 겪는 내내 혼자 내 쉰 한숨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현재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하고 나와 다르다는 누군가를 알게 모르게 차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살고 있고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에서 “산소 마스크”를 찾아 나갑니다.

가볍게 생각했던 책은 무게만큼이나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한 번 읽었을 때와 두 번, 세 번, 여러 번 읽었을 때의 감동이 다릅니다.
전쟁 같은 일상이 차츰 색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나의 “산소 마스크” 찾아봅니다.
느긋한 커피 한 잔, 사랑하는 사람과의 다정한 말들,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 그리고 꼭 읽고 싶었던 책과의 만남까지.
모두 타 버린 것 같지만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희망이 남아 있음을 알기에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날들입니다.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로 여러 번 읽고 솔직한 후기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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