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오면 우리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1
정보라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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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를 대체할 무제한적이며 친환경적인 에너지 우너료를 찾기 위해 몇몇 나라의 큰 대학과 연구소에서 개별적으로 인공태양 실험을 진행했다. _p18

인간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인류는 인간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행성 전체가 멸망하는 걸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편견 없고 공정”한 기계에게 맡긴다.
하지만 인간의 예상과는 다르게 로봇은 안전장치를 가동하고 인간 말살을 시작한다.

지구에는 생존자와 인간이지만 기계에 무조건 복종하며 생존자를 포획해 기계에게 넘기는 기계 숭배자들과 흡혈인들이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을 감시하고 조종하며 군림하는 기계가 존재한다.

흡혈인이 ’나‘는 생존자가 살던 더러운 수영장에서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말하는 빌리라는 인조인간을 만나게 된다.
어디를 가도 기계의 감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생존자들과 흡혈인들을 돕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로봇 빌리를 보며 진정한 의미의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흡혈인의 탄생이 화장실 몰카에서 시작됐다는 도시 괴담은 약자인 여성이 자신의 몸을 지키기위해 스스로 ”화장실의 미친 여자“가 돼야만 하는 현실이 슬프다.
몸에 따듯한 피가 흐르는 인간이 분명하지만 맹목적으로 기계를 따르며 구호를 외치는 기계 숭배자의 모습이 현실에서 자신을 이익을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는 인간들을 보는 것 같아 끔찍하다.

“적자생존, 양육강식, 자연의 순리에 따르라.”

진짜 이 구호만이 최선일까 고민하게 된다.
기계로 태어났지만 기계 편에 서지 않은 빌리와 흡혈인이지만 인간성을 잃지않고 동료를 구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꼭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모두가 인간이 아니라는 슬픈 진리를 깨달으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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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고백 김동식 소설집 4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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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의 소설은 앤솔로지로 출간된 작품 몇 편 읽은 게 전부다.
작가님의 소설을 제대로 읽고 싶어 골랐는 데 대단하다.
26편의 이야기가 실린 소설집은 짧은 이야기지만 한 편 한 편 읽고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첫 번째 이야기부터 웃어 넘길 수 없다.
죽을 때마다 점수가 매겨지는 세상은 죽은 뒤에도 누군가의 평가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다 마지막 악마의 한 수인 태어날 때 평점을 받는 인간들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끔직하다.

쉽게 내뱉는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라.”라는 말이 얼마나 큰 폭력인지 깨닫게 하는 ‘서울숲 게임’은 나도 누군가에게 했던 말이기에 더 공포스럽다.
소설은 짧고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읽고 난 후에는 나와 우리와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펄떡펄떡 살아있는 활어 같은 소설은 어렵게 쓰지 않아 좋고 길지않아 좋다.
그리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숨기지 않아 좋다.
불합리하고 문제투성이인 세상을 꼬집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몇 권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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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42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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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는 미국 대학에서 초급 한국어를 가르치는 청년 문지혁의 이야기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한국으로 들아온 <중급 한국어>속 지혁은 은혜와 결혼을 했고 딸 은채를 낳는다.
그리고 차로 세 시간 반이 걸리는 강원도에 위치한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다.

소설은 자서전 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마지막 작품집 만들기까지의 수업 과정을 따라 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또 다른 축으로 불임부부의 임신과정과 딸과 함께 보내는 일상은 물론 코로나 팬더믹 시대의 가정의 모습을 담고 있다.

요즘 세상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어려움이 느껴지지만 딸과의 에피소드와 부녀의 티키타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다.
생활인으로 고군분투하는 문지혁과 그래도 글쓰기를 멈추지않는 문지혁이 좋다.
개인적으로 초급 한국어보다 중급 한국어가 더 좋았다.
그래서 문지혁의 고급 한국어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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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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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에 비해 똑똑하지만 은둔형 외톨이인 19살 류타는 어느 날 공원에서 책을 읽다 여자가 손목을 긋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녀에게 강한 인상을 받은 류타는 그녀가 다니는 하루 고등학교 야간부에 입학하게 되고 나이는 류타보다 두 살 어리지만 학급을 이끌어가는 다이고와 어울리게 된다.

“무엇이든 팝니다.삽니다. 각종 고민 상담 및 의뢰 환영”

돈이 될 것 같지않은 물건을 사고 팔며 고객의 의뢰를 들어주는 심부름센터도 겸하는 ‘달나라’에서 숙식을 하는 다이고와 친해지면서 류타는 달나라에 들어온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목공소의 톱밥에 살던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몰살된 사건, 너구리가 죽은 아들로 둔갑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아버지의 유품인 그림 속의 두 자매 이야기까지 사건같지 않은 사건들을 해결해 간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는 11년 전 일가족 살인 사건에 숨겨진 비밀과 이어진다.

소설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던 이들이 모인 하루 고등학교의 야간부의 친구들과 류타와 다이고, 달나라 사장이 가슴 속에 묻고 있는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자살로 위장한 살인과 오랜 시간동안 계속된 범죄와 억울한 죽음등이 등장하고 비상한 머리의 류타는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성장해 나간다.

작가의 소설은 <#어리석은자의독>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이야기인데 역시 재미있다.
소설은 연작소설처럼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지만 마지막에는 앞에 해결했던 사건들에 의해 큰 사건이 정리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설 속 작은 소품은 물론 하찮게 보이는 장면 모두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니 놓치지않고 읽는다면 범인 찾기는 어렵지않을 것이다.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은 마지막에 어른이 된 아이들 현재를 보여주며 마무리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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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와 푹신이 내 친구는 그림책
하야시 아키코 지음 / 한림출판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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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출간되는 그림책도 좋아하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적 보던 오래된 그림책도 좋아합니다.
종이 질은 지금처럼 고급도 아니고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했던 추억때문에 책장을 정리할 때도 차마 어쩌지 못하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책들이 여러 권 있습니다.
그 중에 아이들 잠자리 책으로 꽤 오랜동안 사랑 받았던 <#은지와푹신이>를 다시 봅니다.

푹신이는 할머니에게 아기를 돌봐 주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아기의 이름은 ‘은지’였어요.
은지는 때때로 푹신이의 손을 자꾸 빨아서 온통 침으로 적셔 버린곤 했어요.
곧잘 기어다닐 수 있게 되자 은지는 푹신이를 깔아 뭉개고 그 위를 기어다녔어요.
처음으로 신발을 신던 날, 은지는 푹신이의 꼬리를 잡고 아장아장 걸어다녔어요.
그래도 푹신이는 은지와 노는 것을 제일 좋아했어요.
둘이 항상 함께 놀면서, 은지는 점점 자랐어요.
하지만 푹신이는 점점 낡게 되었어요.]

은지는 푹신이의 팔이 너무 낡아서 터져 버리자 모래 언덕 마을의 할머니에게 고쳐달라고 하기 위해 할머니댁에 가기로 합니다.
파란 가방은 든 은지는 푹신이와 기차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떠납니다.

푹신이는 할머니가 아기 은지를 위해 만들어 준 애착인형입니다.
그림책 속에서 푹신이는 인형이지만 생명력을 부여해 모든 것을 은지와 함께 하게 합니다.
푹신이는 기차 여행에서는 은지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기도 하지만 할머니집에 가기 전 보통의 아이들처럼 한눈을 팔아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 자신의 물건에 애착을 갖고 그 물건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놉니다.
은지에게 푹신이는 단순한 여우 인형이 아닙니다.
위험에 처했을 때는 그 위험을 막아주는 보호자이자 세상을 함께 헤쳐나갈 친구입니다.
은지와 푹신이를 잠자리에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읽어줄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처럼 참 반갑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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