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작가의 소설은 앤솔로지로 출간된 작품 몇 편 읽은 게 전부다.작가님의 소설을 제대로 읽고 싶어 골랐는 데 대단하다.26편의 이야기가 실린 소설집은 짧은 이야기지만 한 편 한 편 읽고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첫 번째 이야기부터 웃어 넘길 수 없다.죽을 때마다 점수가 매겨지는 세상은 죽은 뒤에도 누군가의 평가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다 마지막 악마의 한 수인 태어날 때 평점을 받는 인간들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끔직하다.쉽게 내뱉는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라.”라는 말이 얼마나 큰 폭력인지 깨닫게 하는 ‘서울숲 게임’은 나도 누군가에게 했던 말이기에 더 공포스럽다.소설은 짧고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다.그렇지만 읽고 난 후에는 나와 우리와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펄떡펄떡 살아있는 활어 같은 소설은 어렵게 쓰지 않아 좋고 길지않아 좋다.그리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숨기지 않아 좋다.불합리하고 문제투성이인 세상을 꼬집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몇 권 더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