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출간되는 그림책도 좋아하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적 보던 오래된 그림책도 좋아합니다.종이 질은 지금처럼 고급도 아니고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했던 추억때문에 책장을 정리할 때도 차마 어쩌지 못하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책들이 여러 권 있습니다.그 중에 아이들 잠자리 책으로 꽤 오랜동안 사랑 받았던 <#은지와푹신이>를 다시 봅니다.푹신이는 할머니에게 아기를 돌봐 주라는 부탁을 받았어요.[아기의 이름은 ‘은지’였어요.은지는 때때로 푹신이의 손을 자꾸 빨아서 온통 침으로 적셔 버린곤 했어요.곧잘 기어다닐 수 있게 되자 은지는 푹신이를 깔아 뭉개고 그 위를 기어다녔어요.처음으로 신발을 신던 날, 은지는 푹신이의 꼬리를 잡고 아장아장 걸어다녔어요.그래도 푹신이는 은지와 노는 것을 제일 좋아했어요.둘이 항상 함께 놀면서, 은지는 점점 자랐어요.하지만 푹신이는 점점 낡게 되었어요.]은지는 푹신이의 팔이 너무 낡아서 터져 버리자 모래 언덕 마을의 할머니에게 고쳐달라고 하기 위해 할머니댁에 가기로 합니다.파란 가방은 든 은지는 푹신이와 기차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떠납니다.푹신이는 할머니가 아기 은지를 위해 만들어 준 애착인형입니다.그림책 속에서 푹신이는 인형이지만 생명력을 부여해 모든 것을 은지와 함께 하게 합니다.푹신이는 기차 여행에서는 은지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기도 하지만 할머니집에 가기 전 보통의 아이들처럼 한눈을 팔아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아이들은 어느 순간 자신의 물건에 애착을 갖고 그 물건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놉니다.은지에게 푹신이는 단순한 여우 인형이 아닙니다.위험에 처했을 때는 그 위험을 막아주는 보호자이자 세상을 함께 헤쳐나갈 친구입니다.은지와 푹신이를 잠자리에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읽어줄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처럼 참 반갑고 좋습니다.